[인물 인터뷰]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기득권 벗어난 정당이 국회를, 정치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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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인터뷰]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기득권 벗어난 정당이 국회를, 정치를 바꿀 수 있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1.1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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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 실패, 거대 정당이 청년 키우지 않는 것이 문제"
"토건공사 등 환경오염 유발 예산, 시민 기본소득 등으로 돌려 환경과 삶 개선해야"
"비례대표 유세 금지 조항 소수정당에 불리, 정책으로 승부"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사진=임동현 기자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사진=임동현 기자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지난해 말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이번 총선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이 된다. 군소정당들의 국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그동안 환경문제, 인권문제 등에 목소리를 내온 녹색당도 국회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여성과 청년,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녹색당의 의지는 지난해 말 비례대표 후보 1단계 선출 선거에서 여성 후보 4명, 퀴어 후보 1명 선출로 나타났다. 세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을 실현하려는 녹색당의 생각을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에게 들어본다.

아직 녹색당은 잘 모르는 독자들, 막 관심을 가진 독자들을 위해 소개를 부탁드린다.

녹색당은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있는 국제적 정당으로 생태환경과 성평등, 소수자 인권, 평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시민단체들의 운동만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으로 정당을 만들어 정치에 직접 참여하자는 것이 녹색당의 시작이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3월에 창당을 했고 현재 1만1000명의 당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환경운동, 인권운동, 평화운동이 중심이지만 정치정당이기에 정치적 이슈에도 당연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거제 개정, 국회 문제 등을 비판하고 정치 부패를 강하게 비판하는 건 우리도 외국도 마찬가지다. 전세계 네트워크인 '글로벌 그린스'가 있어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 녹색당 연합도 있다. 공동의 관심사의 경우 공동성명서도 발표하며 활동한다. 

최근 유럽의회,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에서 녹색당이 약진했고, 우리나라도 2018년 지방선거에서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 고은영 제주도지사 후보가 선전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지금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슈는 기후 위기다. 지난해 여름 시베리아에서 벨기에 면적의 산림이 불탔고 지금 호주 산불로 서울의 160배 면적이 불에 탔다고 한다. 유럽에서의 약진은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녹색당을 지지해야한다' 인식이 바탕이 됐다. 스위스, 오스트리아는 지난 선거보다 두 배가 넘게 지지율이 올랐고 오스트리아는 우파 정당과 처음으로 연립 정부를 구성했다. 

우리나라도 미세먼지 등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여성, 소수자들의 정치 참여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청년 세대는 기후 영향을 많이 받게 되고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세대다. 이는 유럽 청소년들이 녹색당을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에 총선 비례대표 후보 1단계 선출 선거에서 여성 후보 4명, 퀴어 후보 1명이 선출됐는데 우리 당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본다. 여성과 청년, 소수자가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인식도 녹색당의 선전을 이끌어낸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이 당내에서 활동하면서 정치를 하고자 하는 이들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우리 당이 할 일이다.

총선을 앞두고 거대 정당들이 청년 영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청년 정치인들이 기성 정치의 벽에 좌절하고 정당들이 이들을 키우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핀란드에서 34세 총리가 나왔는데 이 분의 정치 경력이 12년 정도 된다고 한다. 정당에서 청년조직으로 활동하고  부대표도 지낸 분인데 이는 외국의 젊은 30대 정치인이 성장하는 경로다. 남이 발탁한 것이 아니라 20대 초반에 스스로 당에 들어가 활동하고, 조직에서 성장하고 인정받기에 30대에 이미 자신의 정치적 역량이 생긴다. 

우리나라 거대 정당에도 청년당원들이 있지만 이들이 아무리 열심히 당에서 활동을 해도 당이 이들을 지방의원 후보로라도 키우지 않으니까 청년당원들이 좌절하는 것이다. 선거에는 결국 당이 영입한 청년이 후보가 되고 국회의원이 되는데 스스로 정치를 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고 당내 기반도 없다보니 자기 정치를 할 수가 없다. 

한번은 청년모임에서 강연을 했는데 한 청년이 거대 정당의 지역조직에서 1년 정도 활동하다가 그만뒀다고 한다. '스펙도, 인맥도 없으니 열심히 해도 지방의원 후보도 못 되겠구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펙이 중심이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정치에 나섰을텐데 그 스펙이 정치를 그만두게 만든 것이다. 그게 우리 정당정치의 문제점이다.  

'만 18세'로 선거 연령을 낮춘 것만으로도 '논란'이라고 하는 우리 상황에서 20대 초반, 10대부터 정치 활동을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인데

피선거권을 낮추고 청소년들의 정당 가입이 가능해져야 한다. 핀란드는 만 18세에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선거권 연령은 18세로 낮아졌지만 피선거권은 만 25세다. 이러면 청년들이 정치를 할 수 없다. 유럽은 10대들도 정당에 가입한다. 그게 활성화되어야 청년의 정치 참여가 가능해진다. 이번엔 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되어야한다고 본다.

21대 국회에 녹색당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미세먼지는 대기의 정체 현상으로 바람이 약해 먼지가 쌓이면서 농도가 높아진 것이다. 기후 변화가 미세먼지를 만든 것이다. 기후 변화에 취약한 우리나라로서는 기후가 곧 '안보'다. 이 문제를 풀어야하는데 우리가 그 역할을 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국회가 천편일률적이었는데 더 많은 여성, 청년, 소수자들이 국회에 와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야 국회가 변화한다.  또 불평등, 차별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득권에서 자유로운 정당의 존재가 필요하다. 그래서 녹색당의 국회 진입이 필요하다.

선거제 개편으로 녹색당이 원내 진입의 좋은 기회를 얻었다는 의견과 함께 '진영 대결'이 될 경우 진입이 또 힘들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만약 선거제가 안 바뀌었으면 이번 선거는 진영 대결이 됐을 수 있는데 제도가 바뀌면서 이를 벗어날 여지가 생겼다. 유권자들이 지역구는 진영 논리를 앞세우겠지만 비례대표 정당투표는 가치나 정책을 보고 선택할 수 있고 이 표가 이전보다 더 중요하게 반영된다. 3% 득표로 4~5명이 들어갈 수 있기에 이전보다 가능성이 더 열렸다. 새로운 정당을 선택할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토론회. 사진=녹색당
지난해 12월 열린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토론회. 사진=녹색당

환경 문제가 전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된 지 오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이는지?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한다고 보는지?

시민들도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분명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 변하지 않는다. 지금 먹고 사는 것의 불평등이 심한데 이 역시 기후 위기 때문이라는 것만 인식해도 바뀔 것이다. 정부가 아직도 상당수 예산을 기후 위기를 악화시키는 토건사업에 쓰고 있는데 이를 시민들의 기본소득으로 돌리면 환경도 좋아지면서 시민의 삶도 좋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정책을 바꾸면 환경은 물론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시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데 절박하게 환경 문제를 주장하는 정치 세력이 그동안 없었다.

여성, 성소수자, 비건 등의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한 생각은? 

전세계적으로 성소수자 인권 문제, 동성결혼 문제에 대한 인식이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동성결혼 법제화 국가가 30개 이상으로 늘어나고 유엔도 성소수자 인권을 중요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퀴어축제가 지방으로 확대되고 참여자가 많아지며 자연스립게 정착된 점에서 변화가 가능하다. 물론 일부 혐오발언이 나오지만 세계적인 흐름을 타면 그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채식선택권은 채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채식을 하는 이들도 공공 식당 등에서 채식을 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를 보장하는 법안을 이번 총선에 공약으로 낼 예정이다. 이 역시 세계적인 추세이며 포르투갈은 법안이 통과가 됐다. 대부분의 육류들이 공장식 축산을 통해 나오는데 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엄청나다. 기후 문제를 생각해도 채식 선택이 보장되어야한다.

성평등이 잘 실현되는 사회가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사회다. 사회에서 제도, 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기존에서 벗어나 큰 틀에서 고민해야한다. 개인적인 생각은 여성가족부를 '성평등부'로 바꾸고 사회부총리를 성평등부 장관이 맡았으면 좋겠다. 성평등은 어느 특정 부처가 다룰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아우르고 가야하기에 그렇다. 

'국회의원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과세'를 적극 주장하고 있다. 이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지,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놓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있어야할 지?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전부 다 특권이다. 1년 4000만원의 수당에 비과세 혜택을 준다는 건 일반인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법적 근거도 없이 비과세 혜택을 주고 회기 안에 회의가 없어도 활동비가 나오고 있다. 국회가 스스로 특권집단임을 보여준 것이다. 국회의원이 세금을  안 내는데 국민이 세금을 낼 수 있을까? 자기들 특권이니까 문제인 걸 알면서도 없애지를 않는 것이다.

여기서 녹색당이 국회에 들어와야하는 이유가 또 나온다. 지금의 기성 정당은 특권을 이미 누리고 있기에 문제 제기도 하지 않고 있다. 결국은 앞에서 말한 '기득권에서 자유로운 정당'이 들어와 폐지를 이슈화해야한다. 그 길밖에는 없다.

지난해 11월 '선거 후보자 인터넷언론 칼럼 게재 금지'에 대해 위헌 판결을 받아냈다. 

이 판결 이후 선관위 지침이 바뀌었다. 아주 부분적이지만 그동안 소수정당이나 정치신인들에게 불리했던 장벽이 하나하나 무너지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 부분적이고 가장 우리가 바라는 것은 '비례대표 후보 유세 금지' 조항이 풀리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에서 아직 결정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이 때문에 선거 준비에 걱정이 많다.

비례대표의 유세를 금지하다보니 소수정당이 정책을 알리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지난 총선에는 내가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고 지역구를 포기하고 다른 지역에 가서 유세를 해야했다. 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다. 지난 2016년에 합헌 판결이 났는데 당시 위헌을 주장한 재판관들이 '지역구 후보가 없는 곳에 한해 비례대표 후보가 유세를 하면 혼란이 없을 것'이라는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선거법이 아직 소수정당에게 불리한 게 많다. 당도 알려야하고 정책도 알려야하는데 돈이 부족해 광고를 하기고 어렵고, 여러가지로 어렵다.

올해 총선의 전략은?

헌법소원으로 비례대표 후보 기탁금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받아냈고 비례대표 유세 금지 조항도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비례 중심으로 정책을 알리는 것에 집중할 것이며 녹색당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 지역구에 후보를 내려한다. 오는 2월에 비례대표 최종 후보와 지역구 후보가 선출될 예정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고쳐야할 것은 무엇인가? 

앞에서 여러 문제들을 언급했지만 결국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입법부, 행정부가 자기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다. 행정부처가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부처를 위해, 본인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이를 감독해야할 입법부도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예산도 정작 써야할 곳에 쓰지 않고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 

지금의 문재인 정부도 역시 근본적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제도 개혁, 남북 긴장완화 등 성과도 분명 있지만 부동산 정책 실패, 성소수자 인권 유보, 불평등 해소 및 환경 문제에 소극적인 자세 등은 비판해야할 부분이다. 하지만 정권을 비판하는 것이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다. 정당과 국회가 도와야하는 문제다. 정치를 바꾸어야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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