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들은 왜 애플을 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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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들은 왜 애플을 욕하는가?
  • 오아름 기자
  • 승인 2020.01.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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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아름 기자
사진=오아름 기자

[시사주간=오아름 기자] 애플은 지난 2016년 아이폰7에서 이어폰단자를 제거했다. 삼성전자는 이후 2018년 7월에는 미국 TV광고에서 유선 이어폰을 꽂으려면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다며 애플을 조롱하기도 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에서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이어폰단자를 없앴다. 그 후 에어팟과 갤럭시버즈 등 무선이어폰 흥행의 밑거름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무선 이어폰 시장 규모 2억3000만대 수준으로 성장률은 9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은 추정치는 1억2000만대 규모로, 무선 이어폰은 전자기기 제조사들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무선 이어폰 시장이 웨어러블 디바이스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본격적인 무선 이어폰 시장 진입과 더불어 삼성, 샤오미, 화웨이 등 기존 스마트폰 업체들의 전세 확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애플 독주가 언제든 막을 내릴 수 있고 올해 무선이어폰 시장의 판도가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11 시리즈를 공개한 이후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기능 면에서 특별한 변화가 없는 데다 후면의 사각형 카메라 모듈 디자인이 투박하다는 지적이 다수였다. 인덕션, 면도기에 이어 ‘바주카포 같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애플은 높은 카메라 성능으로 디자인과 관련된 비판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 렌즈 자체 성능은 물론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야간모드’로 호평받았다. 큰 카메라 모듈에 대해선 많은 사람이 ‘뇌이징(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진다는 의미의 신조어)됐다’고 말한다. 애플은 고전을 겪던 중국에서 최근 사상 최대 판매량을 달성하는 등 아이폰11 시리즈 인기 덕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삼성전자의 차기작 갤럭시S20에도 인덕션을 닮은 후면 카메라가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갤럭시S10·갤럭시노트10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10라이트·갤럭시노트10라이트를 공개했다. 전면 가장자리가 휘어지는 ‘엣지’를 없애고, 사라졌던 이어폰 잭이 되살아나는 등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사람들의 눈길은 후면의 ‘인덕션’ 카메라에 쏠렸다. 애플이 아이폰11 시리즈를 출시할 때 ‘인덕션 같다’고 조롱받았던 후면의 사각형 카메라 모듈과 형태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갤럭시 시리즈는 일체형 배터리, 지문인식 시스템, 인공지능(AI) 비서 등을 아이폰에서 이식하면서 발전했다.

이렇듯 최신 스마트폰의 기능은 한계에 다다랐고 발전할 수 있는 분야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서로 비슷한 방향으로 제품이 개선되는 것이다. 또한 하드웨어 성능 경쟁이 사실상 한계에 다다른 만큼 비슷한 기능을 선보이는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처음에 시도됐다고 해서 욕하고 조롱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SW

oar@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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