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즌 개막했는데…신종 코로나 여파 '불안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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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즌 개막했는데…신종 코로나 여파 '불안한 출발'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0.02.1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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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홈' 가동, 2월 풍성한 분양시장 전망 물거품
견본주택 상당수 개관 미루거나 '사이버'로 대체
혼란 커진 분양시장…"괜찮을 것" vs "장기화 우려"

아파트 청약 업무가 기존 '아파트투유'에서 한국감정원으로 이관되면서 지난 3일 '청약홈' 오픈과 함께 올해 분양시장의 막이 올랐다. 1월 한 달 간 휴식기를 거친 탓에 풍성한 분양 물량이 전망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전국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견본주택 오픈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편집자주>

당초 오는 14일 견본주택 개관 예정이었던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진=매교역푸르지오SK뷰 홈페이지 캡처
당초 오는 14일 견본주택 개관 예정이었던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진=매교역푸르지오SK뷰 홈페이지 캡처

[시사주간=이보배] 하루가 다르게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의 위세가 대단하다. 올해 첫 분양일정까지 혼란에 빠드리며 분양시장 견본주택 오픈 트렌드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것.

1월 한 달 간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던 올해 분양시장은 2월 청약홈 오픈과 함께 각 건설사가 마수걸이 사업지를 내놓고 한 해 사업의 성패를 점쳐볼 예정이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신종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봄 대목을 기대하던 분양시장에 먹구름이 몰려왔다.

일각에서는 과거 사스·메르스 사태에도 분양 성공 사례를 떠올리며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정부의 초당적 대처 주문과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휴교·행사 취소 움직임에 분양시장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린다.

실제 이번주에는 9곳의 견본주택이 개관할 예정이었지만 7곳으로 줄었고, 이들 중 일부는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 하거나 개관 일정 연기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첫 견본주택 개관을 계획했던 GS건설은 '대구 청라힐스자이' 견본주택 개관 일정을 지난 7일에서 이달 말로 연기하면서 분양시장까지 '신종 코로나' 여파가 확산되고 있음을 알렸다.

일찌감치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노선을 변경한 곳도 있다.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와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는 당초 이번주 14일 견본주택 오픈 계획이었지만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해 진행하고, '과천제이드자이 역시 오는 21일 개관 예정이었던 견본주택을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일단 분양일정을 연기한 곳도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9단지'는 견본주택 개관을 이달 말로 미뤘고, 현대건설 역시 이달 21일 개관 예정이었던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견본주택 개관을 잠정 연기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경기 양주옥정 유림노르웨이숲 △부산 대연삼정 그린코아더베스트 △충남 e편한세상 금산센터하임 △제주 동홍동 센트레빌 △여수 웅천 롯데캐슬마리나는 예정대로 오는 14일 견본주택을 개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열 감지기와 손 세정제 등 방역을 위한 대책을 최대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견본주택 개관을 미루거나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견본주택을 방문한 내방객 수는 분양 흥행를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사진=시사주간 DB
'신종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견본주택 개관을 미루거나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견본주택을 방문한 내방객 수는 분양 흥행를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사진=시사주간 DB

당장 이달 초 분양일정부터 꼬이기 시작하자 이후로 견본주택 개관 일정을 잡았던 건설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과거 사스·메르스 사태 당시 보다 이번 '신종 코로나'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견본주택 개관이 망설여지는 데다 대안으로 제시된 사이버 견본주택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청약 예정자들은 대부분 첫 주택 마련인 경우가 많아 온라인 설명보다는 현장을 직접 찾아 필요한 서류나 절차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싶어 하고, 실제 유니트를 둘러보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반면, 사이버 견본주택의 상담은 전화상담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대면상담보다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다분하다. 또 추후 당첨자를 대상으로 다시 견본주택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적인 측면에서도 합리적이지 않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또 신종 코로나 여파에 청약 일정을 미루는 단지가 늘어날 경우 이때 다른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도 있다. 4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유예기간 만료 전 분양을 서두르는 단지와 분양시기가 겹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2015년 메르스 사태 속에서도 성공적인 분양을 마친 단지를 언급하면서 이번에도 대처만 잘 하면 분양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택산업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주택공급 위축에 대한 우려에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산연은 지난 7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114 자료를 인용해 "2003년 사스 경보 발령 기간 동안 주택 인허가 물량이 그해 가장 많았고, 같은 기간 분양된 물량 또한 전반적인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15년 메르스 발령 기간에도 인허가, 착공, 분양, 준공 물량이 대체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면서 이 같이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 정부 규제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택구매와 거래심리 위축으로 주택사업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건설업계는 주택시장 환경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를 지켜보는 한편, 분양 예정 지역의 특성에 맞춰 능동적 대처가 가능한 분양일정을 계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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