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남매의 난 격화…경영권분쟁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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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남매의 난 격화…경영권분쟁 안갯속
  • 오아름 기자
  • 승인 2020.02.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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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 앞둔 한진가 주주 간 합종연횡
한진, 조현아 관련 부지 및 사업 매각 추진
국민연금·소액주주 표심에 달려
사진=시사주간DB.
사진=시사주간DB.

[시사주간=오아름 기자] 한진그룹의 ‘남매의 난’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오는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시해졌다.

이와 관련해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오너체제 유지를 앞세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이의 알력다툼이 거세지던 상황에서 이명희 전 이사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 회장에 힘을 보태자, 지분 다툼은 1% 차이로 좁혀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4.11%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제 도입을 주장하며 손잡은 조 전 부사장과 KCGI(일명 강성부 펀드), 반도건설 주주연합은 오는 14일 주주제안을 앞두고 이번 주 중 한진그룹의 경영혁신 방안을 제시한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으나, 파격적인 제안이 담길지는 미지수다. 

재무구조 개선 관련에 대해 KCGI는 그동안 부실한 호텔사업 매각 등을 주장해왔다. 이를 염두한 조 회장은 지난 6일과 7일에 각각 대한항공, 한진칼 이사회를 통해 송현동 호텔 부지 매각을 비롯해 왕산마리나 매각,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매각 및 윌셔그랜드센터·그랜드하얏트 인천 호텔의 사업성 재검토를 결정했다.

지배구조 관련해서도 대한항공의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한 안건을 의결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설치를 권고하고 있는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도 의결했다.

아울러 조 회장이 내놓은 저수익 비주력 자산 매각과 관련,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진정성 확보를 위해 보다 구체적인 규모와 내용 등을 요구하는 등 맞불작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지배구조 개선과 사업구조 선진화 등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조치들을 추가로 내놓으라고 요구하며 압박을 강화해 나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주주제안의 요구가 구체성과 현실성이 떨어질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어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3자 연합측이 조 회장측의 경영쇄신안을 급조된 대책이라고 평가절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주주제안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면 주주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대한항공 이사회에서 결정한 송현동 부지, 왕산마리나 매각에 이어 이날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도 정리하는 한편, 윌셔그랜드센터와 그랜드하얏트 인천의 사업성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한진그룹의 주력사업인 항공운송과 물류사업에 힘을 실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맞수인 조 전 부사장과 확실한 선 긋기를 통해 분쟁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조 전 부사장의 강점인 호텔 사업을 정리하는 것으로 그의 경영 복귀를 원천봉쇄하는 동시에 회사의 핵심 가치를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우선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의 연내 매각 추진에 이어 칼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한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도 정리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에 있는 그랜드하얏트 인천 등의 사업성도 면밀히 검토하기로 했다. 검토 결과 구조 개편의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정리하는 수순으로 보인다.

호텔·레저 사업이 집중 공격을 당한 것은 현재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과 무관치 않다. KCGI, 반도건설 등 총수일가 외부세력과 연대한 조 전 부사장이 강점을 가진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룹 내 조 전 부사장의 영역을 정리하는 것으로 그의 경영복귀를 차단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외에도 한진칼은 ㈜한진이 보유한 부동산이나 그룹사가 소유한 사택 등 국내외 부동산과 국내 기업에 단순 출자한 지분 등을 추가로 매각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한진칼은 이날 총수일가 등의 지분을 나타내는 특별관계인 지분(28.94%)에서 조 전 부사장의 지분(6.49%)를 제외하면서 22.45%로 줄었다. SW

oar@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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