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래통합당, '도로 새누리당'을 벗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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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래통합당, '도로 새누리당'을 벗어나려면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0.02.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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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 사진=미래통합당
지난 17일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 사진=미래통합당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보수가 결국 '미래통합당'으로 뭉쳤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이 뭉친 미래통합당을 두고 '보수가 박근혜 탄핵 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반응이 많다. 그럴 만도 하다. 보수의 분열의 시작이 바로 박 전 대통령 탄핵이었고 갈라진 이들은 '정통보수'와 '개혁보수'를 서로 내세웠다. 그리고 선거를 앞두고 이들은 다시 합쳤다.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내걸고 말이다.

미래통합당의 등장은 '보수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의 통합으로 문재인 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던 보수층을 한 곳으로 결집시킬 수 있다는 점은 여당인 민주당에게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갈라진 보수층이 '정권심판'의 한 목소리를 내며 뭉치기 시작한 것과는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이 나올 정도로 '오만해졌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미래통합당과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의 쌍끌이로 '잃어버린 과반'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이다.

하지만 생각해 볼 게 하나 있다. 그동안 보수 야당들이 해왔던 일들을 말이다. 그동안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들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지지세를 모으려 했지만 잦은 국회 파행으로 '민생에 관심없는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야했고 박근혜 정권 당시의 국정농단 등 문제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대안 세력으로 부각되는 데 계속 실패했다. '야당 심판론'이 그래서 나왔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복이 있다"는 말도 이 때문에 나왔다. 지금의 문제들을 여당과 문재인 대통령 탓만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 설득력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통합당이 '도로 새누리당'으로 불리는 이유는 바로 이런 '실속'을 차리지 못한 채 합당으로 몸집만 키웠다는 점이다. 선거를 앞두고 있기에 통합으로 표를 모아 승리를 하겠다는 계산이지만 '박근혜 탄핵과 파면'으로 대표되는, 국민의 승리를 직접 체험하고 기억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이들 중에도 분명 문재인 정부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대한 반성없이, 그 전으로 시계를 돌리려는 세력들에게 표를 선뜻 줄 지는 의문이다. 

'정권심판'도 좋지만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지금의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희망이 담긴 비전과 실천력이다. 그것이 제대로 어필이 되어야 그때 '정권심판'이 가능해진다. 미래통합당이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몸집을 불리는 것보다는 비전과 실천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선거 전 급조된 정당'이라는 이미지도 벗을 수 있다. 그 노력없이 기존에 해온 대로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미래통합당의 꿈은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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