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칼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바뀐 삶의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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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칼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바뀐 삶의 풍경들
  • 오세라비 작가
  • 승인 2020.02.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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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시사주간=오세라비 작가] “부모 형제 11명 전부 가족 해외여행 취소했어”, “돈도 소용없어. 집에만 있으니 돈 쓸 일도 없고”, “식재료 마트랑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공식품, 간편 대용 식품 종류별로 사서 비축하고 있어”, “가뜩이나 겨울 방학 긴 데 애들 학교 입학식은 보름씩이나 늦춰지고, 애들 다 집에 있으니 먹거리 챙기는 게 너무 힘들어”, “집에만 계속 있으니 운동부족이야. 나가자니 무섭고”. 요즘 주변에서 흔하게 들려오는 소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졸지에 바뀐 우리네 일상이다.

이제는 가족 친지들에게 “밖에 나가지 말고 조심해”라는 말을 전화 통화로만 나누는 것이 인사말로 됐다. 사람 모이는 곳은 우선적으로 피하다보니 카페, 패스트푸드점, 공공도서관까지도 찾는 이들이 훨씬 줄었다. 필자가 사는 곳의 공공도서관은 아예 어린이 자료실은 폐쇄했고 출입문은 한 곳으로 통일하고 있다.

젊은 층의 대표적 문화 소비 공간인 극장가는 텅 비었다. 일명 ‘먹자골목’에 밀집한 식당가나 거리 상점은 한산하다 못해 적막감이 감돈다. 그 많던 사람들이 점심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신기할 정도다. 평소 운동하는 주민들이 즐겨 찾는 동네 근린공원에서 산책하는 이들마저 찾아보기 어렵다. 저소득층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점심 무료급식소는 도시락을 준비해 보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경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 감염 확진자가 국내에서도 큰 폭으로 늘어 사망자도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우려했던 지역사회 감염 전파도 시작돼, 시민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이제 공포감으로 번지고 있다. 주변에서 기침소리라도 들리면 화들짝 놀라는 등 예민한 반응이다. 시민 전체가 일제히 마스크를 작용하고 움직이는 모습은 이제 일상사가 됐다. 집에 준비해 둔 마스크 개수를 수시로 세어보고 부족하지는 않을지 걱정한다.

평일 낮 시간대 대형마트는 대개 한산하지만 며칠 전부터 낮에도 생필품, 먹거리를 카트에 한가득 담아 줄을 지어 계산을 기다리는 주부들이 많아졌다. 품목 중 라면, 계란, 육류, 냉동식품 종류는 필수적으로 구입하는 듯 보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은 경제적, 사회적 활동에 큰 타격을 가하고 있다. 다음 달 예정돼있던 각급 학교의 입학식, 세미나 등 각종 행사, 취업 관련 면접 등은 모두 당월 중순 이후로 연기된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 상태가 지속된다면 3월 중순일지라도 상황이 호전될지 미지수다. 필자처럼 프리랜서 직업은 개점휴업 상태다. 음악 활동을 하는 지인들은 일거리가 사라졌다고 씁쓸해한다. 무엇보다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설상가상이다. 필자 지인의 자녀는 예정된 결혼식을 결국 5월 이후로 연기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은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10여개 도시가 봉쇄돼 약 4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고립돼있다.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알려지는 우한의 상황은 극도의 공포감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길거리에서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고 지하철, 병원 바닥에 사람이 쓰러진 채 방치되는 등, 치명적인 바이러스 창궐에 인간은 참으로 무력한 존재임을 실감한다.

그렇다면 국내 상황은 어떤가. 지난 23일 기준 확진자는 전국적으로 확산돼 총 602명, 사망자만 5명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자 정부는 범정부적 총력 대응 단계인 ‘심각’ 수준으로 격상했다. 대한의사협회의 주장대로 정부의 1차 방역의 실패가 드러났다.

그런데 국민의 건강과 보건위생, 방역을 관장하는 중앙행정기관인 보건복지부의 수장 박능후 장관은 무척이나 실망을 안겨주는 조치를 취했다. 박 장관은 지난 21일 ‘창문 열고 모기잡는다’는 비판을 받자 “창문 열어놓고 모기를 잡는 것 같진 않다. 겨울이라 모기는 없다”거나 “지금까지 발생했던 환자들의 감염 요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관광객이 감염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중국을 다녀온 내국인-우리 국민들이 감염원으로 작동한 경우가 더 많다”는 발언으로 안이한 인식이란 질타를 받았다.

현재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과 소름끼칠 정도로 흡사한 영화가 있다. 2011년작 영화 <컨테이젼>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늑장 대응으로 사람들이 죽는 것 보다 과잉 대응으로 비난 받는 게 낫다". 정부의 초기 대응체계가 부족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볼 대목이다. 국내 감염병 상황은 <컨테이젼>의 한 장면처럼 “말을 해서도, 손을 대서도 안 된다”는 위기 단계에 처한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우선되어야 한다. 치명적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떻게 변이를 일으킬지, 얼마나 확진자가 발생해 목숨을 잃을지 예상이 불가능한 현실을 맞고 있다. 필자는 여태 살면서 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이정도로 공포감을 느껴보기는 처음이다. 평범하게 주어졌던 일상이 그립다. 외출해서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다니고, 대화도 나누는 그런 평소의 일상을 하루빨리 되찾고 싶다. 바이러스의 습격 앞에 인간은 참으로 무력하고 허약하다. SW

murphy8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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