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오지 말라고 해야하다니..." 코로나19가 바꾼 교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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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오지 말라고 해야하다니..." 코로나19가 바꾼 교회 풍경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0.02.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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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예배 참석 3분의 2정도 줄어, 오후예배 취소되기도
'모임 활동 당분간 자제' 새벽예배 및 수요예배 차질
식당 운영도 금지 "바로 귀가하는 성도들 늘어"
코로나19 여파로 폐쇄된 전북 전주시 바울교회 내부.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여파로 폐쇄된 전북 전주시 바울교회 내부.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목회를 몇십년 해왔지만 그동안 예배를 강권한 적은 많아도 예배를 오지 말라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23일, 서울 A교회의 담임목사는 설교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 전날 교회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분, 노약자들은 가정예배로 대체할 것', '교회 식당, 카페 등을 당분간 운영하지 말 것' 등을 주내용으로 한 코로나 대책을 성도들에게 전했다. 이날 오전 예배는 주일임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3분의 2 가량이 줄었고 드문드문 앉아있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쓴 채 예배에 임했다.

"교회가 이렇게까지 텅 빌 줄은 몰랐다. 심각하다고 하지만 이 정도까지라니 놀랍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어느 정도 됐다고 생각했는데 신천지가 코로나를 퍼뜨렸다고 하니 모든 게 다 어려울 것 같다. 걱정된다". 한 성도가 전한 말이다.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교회, 성당, 사찰 등 사람이 몰리는 종교시설은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거나 미사, 법회를 취소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교회의 경우 각 교단마다 긴급 안내문을 통해 ▲예배 중 마스크 착용 허용 ▲발열, 호흡기 질환 있는 경우 예배 참석 삼가 ▲주일예배를 제외한 활동 당분간 자제 ▲등록 교인 외 교회 출입자 주의 ▲교회 식당 운영 당분간 중지 ▲주기적 소독 등을 당부했다.

특히 확산의 진원지가 신천지로 밝혀지면서 신천지 신자들의 교회 출입을 금지하는 표시가 교회 문에 붙었고 안내를 맡은 봉사위원들은 낯선 신자가 등장하면 교인카드를 확인하기도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 예배를 드리는 대성전 출입시 성도등록증을 확인해 입장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토요일인 22일 밤, 대국민 담화를 통해 '종교행사 등 밀집행사의 자제'를 요청한 것도 영향이 있었다.

오전 8시 50분, A교회의 오전 2부예배를 10분 앞둔 시간. 평소 같으면 교회의 3분의 2가 찰 시간이었지만 이날은 교회에 온 성도들의 숫자를 셀 수 있을 정도로 많지 않았다. 예배를 준비하며 찬양을 진행하지만 박수소리도 크지 않았고 매스크를 쓴 채 박수만 치는 이들도 보였다.

설교를 맡은 담임목사는 '지금의 위기를 막기 위해 기도가 필요하다'는 말을 전하면서 "이 상태에서 오늘 오후예배를 진행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예배 후 당회를 열어 오후예배 개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 서로 만나면 목례로 인사를 해주시고 입구에 손소독제가 있으니 이용하시면 되겠다.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집에서 기도해주시고 집에서든 회사에서든 수시로 코로나가 물러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교회 아동부 교사 A씨는 "보통 토요일에 부모님들께 전화를 드려 교회에 보내달라고 부탁하는데 지금은 그 자체가 죄스러울 정도다. 교회에 다니는 부모들도 '아이들은 보내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부모들은 오죽 하겠는가. 아이들이 많이 오지 않아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 말대로 이날 교회에는 어린이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이 곳도 역시 감염 우려 때문에 교회 식당 운영을 당분간 중단했다. 한 성도가 전하는 말, "식당을 안 하니까 몇몇 성도들은 아예 집으로 발길을 돌렸어요.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교제하고 차 한 잔 마시고 오후예배 들어가는게 그분들인데 식당을 안 하고 전염 우려도 있다고 하니까 바로 돌아가시더라고요. 아까 예배 때 오후예배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한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예배를 진행한다고 해도 다시 오시지는 못할 것 같은데..."

결국 이날 오후예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됐다. 교회는 취소 문자를 보내면서 "나라의 안녕을 위해 기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성도들은 대부분 예배 취소에 동의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지만 "그래도 주일 예배 시간은 지켜야지. 이럴 때일수록 더 기도하고 더 찬양해야하는데..."라는 말도 들렸다.

한쪽에서는 지난 주말,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광화문 집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도 나라가 먼저지. 나라가 무너져가잖아? 그래서 토요일 날에도 다녀왔어, 이번 삼일절에도 꼭 갈거야". "그래도 지금은 아니지. 지금 그렇게 하면 기독교가 욕을 먹어요. 자제할 때가 됐지". "아니, 무슨 소리야? 나라가 있어야 교회도 다닐 수 있지. 이렇게 넋놓고 있으면 공산주의가 되고 우리 앞으로 교회 못 다녀요".

한편 이날 신천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보건당국에 협조하고 있다. 외부활동 자제를 공자히고 자가격리 조치를 완료했으며 전국 교회 및 부속기관 1100개를 폐쇄 조치했다"면서 "신천지 역시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라는 점을 인지하고 추측성 보도와 확인되지 않은 악의적 보도, 근거없는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천지가 여전히 신도 공개를 꺼려하는 등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자 '신천지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불이 붙고 있고 '신천지 강제 해산'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은 사흘 만에 54만여명의 동의를 얻어냈다.

또한 일각에서는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정부의 조치만 비판할 뿐, 신천지의 전파와 비협조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는 점을 들어 미래통합당과 신천지의 관계를 SNS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명성교회 부목사와 성도들이 경북 청도의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한 것이 확인되면서 자가격리 조치됐고 24일부터 새벽예배, 수요예배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다른 교회들도 행사는 물론 교회가 가장 중요시여기는 '예배'에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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