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재조지은(再造之恩)’하나”는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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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재조지은(再造之恩)’하나”는 물음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02.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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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장관·서울시장 등 지나친 중국 경도
중국에 ‘과공비례’ … 무슨 도움 받아 이러나
주장환 논설위원
주장환 논설위원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최근 모임에서 갑자기 “‘재조지은(再造之恩)’하나”란 말이 나왔다. 아시다시피 재조지은은 임진왜란 때 명나라가 조선에 군대를 파병해 나라를 구해준 은혜를 말한다.

그런데 이 말이 왜 떠도는 것일까? 알고 봤더니 ‘코로나 19’가 들어온 이후 우리 정부 관리들이 한 말 때문이라 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 대응이 ‘창문 열고 모기 잡는다”고 비판받자 “겨울이라 모기는 없다”고 웃기더니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말해 국민의 염장을 찔렀다. 또 “감염학회는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를 추천하지 않았다”고 답변해 거짓 증언 논란이 일었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확진자가 하루 20명 이상 쏟아진 날에 정부 방역대책을 “조용하면서 합리적인 실효적 차단”이라고 추겨세우더니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나서는 “(미국처럼)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하지 않고, 아주 조용하면서도 실효적으로 해줬다는 부분에 (중국 측은)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고 말해 중국 외교부 장관이 할법한 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최고의 히트작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그는 코로나 19 사태로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을 다시 모으겠다며 중국을 첫 해외 순방지로 방문하겠다더니 최근 지하철역 6곳의 시정 홍보 전광판에 중국을 응원하는 동영상을 내보냈다. 박 시장은 직접 중국어로 “우한짜요!(武漢加油·우한 힘내라)”, “중궈짜요!(中國加油·중국 힘내라)”라고 외치는 응원 동영상도 제작했다고 한다. 이 동영상에는 ‘서울이 메르스로 고통받을 때 베이징이 도왔습니다’, ‘서울이 어려움에 처한 중국과 함께합니다’, ‘서울에 있는 유학생 등 여러분의 가족도 잘 챙기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있다. 메르스 사태 때 베이징시에서 사절단을 보내서 중국 관광 홍보에 도움을 준 일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우리와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중국을 잘 구슬러서 실리를 얻자는 모습같아 이해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명나라 만력제는 조선이 망하지 않도록 원군을 보냈다. 당연히 보은을 해야했다. 그래서 폐허의 조선은 후금이 명나라를 공격하자 사르후 전투에 1만 3,000명의 원군을 보내기도 했다.

아무튼 당시 조선의 재조지은은 나라를 구해준데 대한 보은이었다. 그러나 요새 벌어지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중국 바라기’는 도대체 무엇인지 알수가 없다. 중국은 6.25 전쟁 때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눈 나라다. 북한의 입장에선 조재지은을 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도움를 받았다. 정작 은인에게는 쌍심지를 켜면서 중국에는 이런 과공비례가 없다. 지나치게 자신을 낮추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그동안 푸대접도 많이 받았다. 마치 홍콩의 지방장관을 대하는 듯한 수모도 당했다. 시중에서는 중국의 속국이냐는 비아냥이 넘친다. 자중하지 못하면 매국노가 되지 말라는 법 없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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