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사양길 접어든 문구시장의 다양한 생존전략
상태바
[기획] 사양길 접어든 문구시장의 다양한 생존전략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02.28 14:34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 인구 감소,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사용으로 사양길
해외 수출과 다양한 제품 개발, 신사업 도전으로 돌파구 찾아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두고, 생활 전반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면서 전통 산업들이 사양길을 달리고 있다. 생활 속 꼭 필요한 상품이었으나,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 인구 감소와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사용으로 수요가 줄어든 문구 사업이 그렇다.

오랜 전통을 가진 많은 문구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선택하고 있을까?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사양산업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돌파구를 알아봤다.

◇ 60년 전통 모나미의 색조 화장품 시장 도전

모나미와 에뛰드가 콜라보한 '핑크 블루밍 키트'. 사진=모나미
모나미와 에뛰드가 콜라보한 '핑크 블루밍 키트'. 사진=모나미

국내 대표적 문구 기업으로는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모나미를 들 수 있다. 모나미는 노트와 펜 등 전통 필기구를 찾는 수요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새로운 제품 개발, 콜라보를 통한 타 산업으로의 진출 등 다양한 도전을 시도해왔다. 

특히 눈에 띄는 변주는 화장품 사업으로의 도전이다. 모나미는 오랜 기간 잉크를 제조해온 노하우를 통해 색조화장품 제조사로써도 도약할 계획이다. 필기구를 60년 넘게 만들면서 축적한 색조 배합 노하우와 사출, 금형 기술력을 활용해 색조 화장품 ODM OEM 시장에 나설 예정인 것.

현재 모나미는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에 위치한 제조공장을 매입했으며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화장품 전문연구원도 모집했다. AMS 경영컨설팅과 자문계약을 맺고 화장품우수제조관리기준(GMP)에 관한 국제표준규격을 갖추기 위한 작업도 진행했다.

◇ 한국 화이트산업, 해외 문 두드리니 길 열려

다이소에서 만날 수 있는 한국화이트산업의 형광펜. 사진=한국화이트산업
다이소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한국화이트산업의 마카펜. 사진=한국화이트산업

국내 문구 시장이 점차 위축되자, 일찌감치 수출로 돌파구를 찾아 괄목할만한 성공을 이룬 기업도 있다. 5년 연속 매출이 성장하여 2017년 창립 18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한국화이트산업이 그렇다. 해당 기업은500만불 수출탑과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화이트산업에게는 다이소라는 든든한 동반자가 있다. 한국화이트산업은 2011년부터 다이소에 납품을 시작해 80여 종, 400여 가지 색상의 다양한 문구류를 납품하고 있다.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문구류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화이트산업 장재희 대표는 “다이소를 통해 화이트산업의 이름을 걸고 제품을 판매하게 되면서 일본에 문구를 수출할 수 있었고, 이후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 사양 산업, 다양한 제품 개발과 연구 만이 살길 

종이에 쓴 글을 스마트 기기에 옮겨주는 '모나미153스마트펜'. 사진=모나미
종이에 쓴 글을 스마트 기기에 옮겨주는 '모나미153스마트펜'. 사진=모나미

모나미와 한국화이트산업의 공통점은 끊임없는 제품 연구와 개발이다. 먼저 모나미의 경우, 달라진 시대 감각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기존 국민 볼펜으로 불리던 아날로그형 153볼펜을 스마트펜으로 개발, 종이에 쓴 글을 스마트 기기에 옮겨주는 '모나미153스마트펜'을 출시했다. 

비싸도 소장 가치가 충분하면 지갑을 여는 요즘 소비자의 감성에 발맞춰 프리미엄 수요를 저격한 20만원 상당의 '프러스펜 3000 한정판'도 출시했다.  취미 생활을 중시 여기는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발맞춰 ‘너의 취미가 되어 줄게, 모나그라피’ 도 출간했다. 해당 서적은 모나미 펜과 마카를 활용해 초보자도 쉽게 핸드레터링을 배울 수 있는 활용서다. 뷰티 전문매장인 아리따움과 협업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무늬를 그릴 수 있는 네일아트 전용 펜 '모디 컬러펜(MODI Color Pen)'도 선보이는 등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화이트산업도 다이소와 신제품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등 히트 상품 개발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신상품 개발 및 물량 확보를 위한 금형, 자동 조립 라인, 공간 확충에만 매년 6억~7억 원을 투자할 만큼 열정적이다.

장재희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필기구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실제로 대표 제품인 마일드 형광펜과 지우개 보드마카는 일본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칠판이나 냉장고 등에 부착해 자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우개 보드마카는 일본에 10년간 대표 상품으로 납품하고 있다. 마일드 형광펜도 품질 대비 높은 가성비로 인기를 얻고 있다. SW

oyj@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