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 취소 "안전이 먼저" VS "본질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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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예배 취소 "안전이 먼저" VS "본질 회피"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2.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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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교회 새문안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랑의교회 등 대형교회 취소 잇달아
온라인 예배 등으로 대체 "공동체 보호 위한 결단"
예배 강행 교회 "교회의 첫째 본질 회피, 참석은 본인 선택에 맡기면 돼"
28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입구에 온라인 예배 진행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28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입구에 온라인 예배 진행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명동성당 등 성당 미사와 사찰 법회 등이 잇달아 중단된 가운데 기독교는 오는 1일 주일 예배의 진행 여부에 고심하고 있다. 현 상황을 고려한다면 예배를 취소하고 온라인 예배, 가정예배로 대체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있지만 교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주일 예배를 취소하는 것은 기독교의 본질과 맞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기독교 교단들은 새벽기도회, 교구 모임 등 취소, 주일예배 후 식사제공 및 식당 운영 중단, 평일 교회 입장 통제 등을 시행하면서도 주일예배는 계속 진행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확진 환자가 급증하고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접어들었으며 명성교회, 소망교회, 부산 온천교회 등 확진자가 발생한 교회들이 생겨나면서 교단들은 주일예배 취소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는 지난 26일 "3월 1일과 8일 주일예배를 다중의 회합을 피해 가정예배나 온라인예배로 드릴 수 있으며 예배당에서 드릴 경우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위생과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하고 찬양대 찬양은 중창이나 독창으로 대신할 수 있다"고 공고했다.

또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주일성수에 힘쓰되 그 외 각종 모임, 소그룹 활동 등은 일시 중단하거나 자제하고 질병확산의 중심에 있는 교회들, 그 반경에 있는 교회들은 주일예배 일시 중단을 진지하게 고려해달라"고 공고했고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주일예배를 포함한 성도들 간의 직접 접촉이 있는 모든 모임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주시고, 담임자의 판단하에 자체적으로 예배를 중계하거나 기독교TV 등 다중매체 예배 참여를 성도에게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공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일예배를 취소하는 대형교회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공식예배를 제외한 모든 집회 및 모임을 휴회한 새문안교회는 지난 26일부터 교회의 모든 시설을 통제하고 주일예배를 비롯한 모든 예배를 '인터넷 영상예배'로 드리기로 했으며 온누리교회도 3월 14일까지 예배당에서의 공예배와 주중모임을 갖지 않고 3월 1일과 8일 주일예배는 CGNTV와 유튜브를 통한 영상예배로 대체하기로 했다.

또 28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사랑의교회가 각각 2주간 주일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3일 이상학 새문안교회 목사는 주일예배 설교에서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모인다는 것은 이 상황에 적용되는 믿음이 아니다. 내 믿음의 결단이 다른 누군가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들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생각하고 성도들의 생명을 소중히 여겨서 예배와 모임을 취소하는 것은 신앙적으로 옳은 것이고 바른 처신이며 공동체의 보호를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는 "한국교회사에서 주일 성수는 매우 중요한 신앙적 기준이었고 이를 지키기 위해 엄청난 고난을 감수한 믿음의 선배들이 있었다. 이번 결정이 신앙적 퇴보나 세상적 타협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미디어가 보편화되어 영상으로라도 동시에 예배드릴 수 있는 상황이 되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 주일 성수를 할 수 있게 됐다. 교회가 일시적으로 예배와 모임을 중단함으로써 전염병 확산이 보다 더 빨리 종식될 수 있다면 이 또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원하시는 뜻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충현교회, 영락교회, 광림교회, 용인새에덴교회 등은 주일예배를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영락교회 측은 "예배 중단은 교회의 첫째 본질을 회피하는 것으로 하나님 앞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고 소중한 예배가 가볍게 여겨질 위험이 있다. 예배 중단 기간이 너무 길어질 가능성도 있고 그렇게 되면 교회공동체가 약화되거나 와해된다. 예배를 중단한 교회와 비교되어 비난받을 수 있지만 감수해야하는 일이라 여겨진다. 건강이 염려되거나 이상이 느껴지는 분들은 가정에서 영상 예배를 드리고 본인의 선택으로 참석하면 된다"고 밝혔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8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산과 장기화의 중대한 고비는 이번 주말과 다음 주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단 감염과 사태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당분간 종교집회를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종교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현재 각 교단별로 주일예배 취소까지 권고하고 있지만 이는 말 그대로 '권고'에 불과하며 교회 자체의 결정으로 예배 진행 여부가 결정이 된다. 일각에서는 주일예배를 강행하는 교회에 대해 '헌금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교회는 '굳이 예배를 드리지 않아도 계좌를 통한 헌금 등이 가능하다'면서 헌금보다는 '예배가 본질'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방송 및 케이블TV를 통해 예배당이 아닌 곳에서도 예배를 드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가 참된 예배이기에 가정에서도 성심을 다한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배 강행을 과거 '율법주의'와 비슷하게 보는 시각도 나온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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