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발 여론조작’ 논란...에포크타임즈 “동태망, 中 대표 금기 사이트”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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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국발 여론조작’ 논란...에포크타임즈 “동태망, 中 대표 금기 사이트”①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2.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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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 네티즌 “조선족이 친중·친문(親文) 여론공작 펼쳐”
‘동태망’ 링크 걸자 “나는 개인이오”·“배신자” 수상한 반응
에포크타임즈 “동태망, 중국의 대표 금기 웹사이트”
신종코로나로 쌓인 분노, ‘중국발 여론조작’ 논란과 겹치나
사진=동태망 웹사이트
사진=동태망 웹사이트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조선족·중국인 네티즌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 뉴스란에서 조직적으로 친정부적 게시물·댓글을 달고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된 핵심 웹사이트 ‘동태망(动态网)’에 대해 에포크타임즈는 “중국의 인터넷 차단 금기 중 대표 사이트”라 설명했다.

지난 27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한 마이너 갤러리 페이지에는 ‘조선족·중국인이 메신저를 통해 연계하며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및 네이버·다음 뉴스란, SNS에서 친중·친문(親文)·친정부적인 여론 공작을 펼치고 있다’는 폭로성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에 해당 페이지에는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란에 게시된 ‘문재인 대통령 탄핵반대’ 청원에 ‘중국인 네티즌끼리 청원 동의를 독려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그러자 일부 유저들은 이에 동조하는 게시물을 온라인 커뮤니티 및 네이버 뉴스란, 트위터, 유튜브 등에 올리되 해당 국민청원의 링크를 ‘동태망’ 사이트 주소로 몰래 바꾸는 치밀함을 보였다.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다른 일부 유저들이‘ 해당 링크가 달린 게시물 및 댓글, 트윗을 삭제하라’고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일부 네티즌은 아예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그 같은 게시물에 ‘나는 개인이오’·‘배신자’라는 댓글·트윗을 남기는 등 의문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이야기는 디시인사이드를 비롯한 에펨코리아·와이고수·여성시대 및 맘카페 등 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네티즌 여론은 이를 두고 ‘중국인 네티즌이 저지른 한국 온라인 여론조작의 실체’라며 격렬하게 반응하는 상태다.

온라인 위키사이트 ‘나무위키’에 게재된 ‘우한 마이너 갤러리 조선족 여론공작 사건’ 페이지의 편집 기록. 특정 유저들이 조직적으로 페이지 삭제를 한 기록이 보인다. 사진=나무위키 캡처
온라인 위키사이트 ‘나무위키’에 게재된 ‘우한 마이너 갤러리 조선족 여론공작 사건’ 페이지의 편집 기록. 특정 유저들이 조직적으로 페이지 삭제를 한 기록이 보인다. 사진=나무위키 캡처

◇ 조국사태·신종코로나에도 굳건한 친문 여론, “중국발 여론공작이다”?

주된 논란은 두 가지로 모인다. ‘게시물·댓글 등으로 친중·친문·친정부적인 이어져온 관련 여론이 조선족·중국인의 소행’이라는 주장과, 이에 대한 증거로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차단 관련 금기 웹사이트에 중국인 유저가 접속하면 위험해질 수 있기에 격한 반응을 보인다는 추측이다.

네티즌 일부는 나아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논란을 일으킨 사이버 여론조작이 현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친중·친문·친정부적인 논조로 이뤄지고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그 주된 추진력을 네티즌들은 ‘국내외 중국인 유학생 등 중국인 유저’ 및 ‘한국어를 아는 조선족’이라 화살을 돌리고 있다.

이 같은 반응은 현 정부 집권 이래 드루킹 댓글조작 사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으로 대통령 및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 급감 추세와 엮이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적인 공포가 시민사회에 퍼지고 있다. 반면 현 정부는 러시아 등 타국과 달리 중국인 또는 중국 입국 이력이 있는 자에 대한 입국 제한을 펼치지 않고 있어, 정부에 대한 불만이 이 같은 논란과 함께 더욱 불거지는 형태다.

◇ “나는 개인이오”라는 부자연스러움이 상징하는 것

이번 논란에서 이목을 받은 것 중 하나는 중국인 네티즌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반응이다. 금기시 되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웹사이트에 우연찮게 접속한 것을 두고, 자연스러운 한국어가 아닌 “나는 개인이오”라는 수수께끼의 말을 남기는지 궁금증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또 이 같은 링크를 적극적으로 막으려는 세태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네티즌은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하면서 남기는 ‘웹로그(Web log)’를 근거라 보고 있다. 중국인이 중국 공산당에서 금기시 하는 웹사이트에 접속할 경우, 이로 인한 웹로그 기록이 당국에 추적돼 변을 당할 수 있기에 이 같은 ‘해명’을 남긴다는 것이다. 웹로그는 특정 웹사이트에 방문한 사용자의 접속 일시·시각·위치를 알 수 있는 파일로 기능한다. 이것으로 중국 당국은 자국민에 대한 인터넷 검열·차단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 같은 대답이 2017년 개정된 중국의 공산당 규약인 ‘중국 공산당 장정(中国共产党章程)’ 제2장 제10조(“당원 개인은 당조직에 복종한다”) 또는 제2장 제17조(“당원 개인의 주장은 당조직에서 결정된 것을 벗어날 경우 보고해야한다”)를 상징한 말이라 분석하고 있다. 즉 ‘자신은 중국 정부에 복종하는 공산당원’이라는 뜻이거나, ‘자신의 행동은 개인적인 일탈’이라는 이중적인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규약인 ‘중국 공산당 장정(中国共产党章程)’의 제2장 제10조 및 제2장 제17조를 갈무리한 모습. 사진=중국 공산당
중국 공산당 규약인 ‘중국 공산당 장정(中国共产党章程)’의 제2장 제10조, 제2장 제17조를 갈무리한 모습. 사진=중국 공산당

◇ 에포크타임즈 “동태망, 중국 대표 금기 웹사이트”

특히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웹사이트 동태망(動態網, dongtaiwang.com)이 주목받고 있다. 어떤 웹사이트인지 본지가 취재한 결과, 동태망은 중국 정부가 금기시 하는 웹사이트 중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확인됐다.

28일 에포크타임즈(大紀元新聞網, Epoch times)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동태망은 2001년 미국에서 설립된 비영리기관 글로벌네트워크자유연맹(全球网络自由联盟, Global Internet Freedom Consortium)이 이듬해 만든 웹사이트”라며 “해당 웹사이트는 중국 파룬궁 수련생들이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을 피해 해외 이주 후 만든 것”이라 답했다.

이어 “이들은 중국 공산당의 네트워크 검열 회피 및 해외 사이트 접속 차단으로 인한 정보통제가 탄압을 유지하는 주요 수단이라 인식하고, 네트워크 방화벽 우회를 위해 만든 프로그램 ‘프리게이트(自由門, Free gate)’를 개발했다”며 “해당 프로그램을 가동할 때 열리는 첫 페이지가 바로 동태망”이라 설명했다.

동태망의 ‘동태’도 “중국의 네트워크 검열을 우회·비판하고자 쓴 상징적인 의미”인 것으로 파악됐다. 관계자는 “동태망은 별도의 뉴스 생산자 그룹이 아니기에 에포크타임즈 등 중국에서 검열·차단당하는 대표적인 중국 비판 뉴스 매체 기사들을 간추리고 있다”며 “중국 본토 네티즌 외 각국 정보기관, 기업, 단체 등지에서 중국-해외 간 연락을 위해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기에 동태망에 대한 저작권 주장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해당 웹사이트는 온라인 커뮤니티적인 기능보다, 중국 공산당이 금기하는 뉴스 매체 에포크타임즈, 파룬궁(法轮功), 희망의 소리(希望之声, Sound of Hope), 자유아시아방송(自由亞洲電台, RFA), 미국의 소리(美國之音, VOA) 등의 뉴스를 전하고 있다. 에포크타임즈의 경우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박해 및 장기적출 만행,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사태 진상, 홍콩 민주화 운동 및 중공의 해외 언론 침투·공작을 폭로한 대표적인 글로벌 언론사다.

관계자는 “중국은 거액을 들여 인터넷 차단벽을 설치했다. 동태망은 이를 돌파하는 프로그램이자 웹사이트이다 보니, 중국에서는 동태망 자체를 매우 금기시 한다”며 “(중국인) 이용자가 금지된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은 (당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기에, (온라인에) 그러한 반응이 부랴부랴 나오는 것”이라 강조했다.

사진=에포크타임즈
사진=에포크타임즈

◇ 총선 한 달 앞두고 ‘중국발 여론공작’ 논란, 진상은?

28일 이 같은 논란이 온라인에 퍼지자, 네티즌은 관련된 반중국 웹사이트 주소를 알리거나 게시물에 첨부하며 ‘중국발 댓글부대를 차단해야한다’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특정 단체나 국가의 여론을 호도하고자 중국 정부에서 자국민을 고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네티즌, 소위 ‘우마오당(五毛黨)’과 같은 댓글 부대의 실체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당시 네이버 뉴스란에서는 중국 네티즌들이 친중국 및 모욕적인 반한 댓글을 조직적으로 다는 활동이 있었다. 반면 일부 네티즌은 “‘조선족 게이트’라는 지칭은 인권침해적인 워딩”이라며, 이 같은 논란의 불을 지핀 폭로에 “핵심적은 증거가 없는 주장뿐”이라 반박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논란이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을 깎아내리기 위한 공작이라는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 네티즌은 “논란이라 제기되는 주축의 게시물과 근거 자료 제시는 극우 또는 보수권에서 제시하던 방식과 유사해 보인다”며 시기상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총선 연기 논의까지 정치권에서 오가는 가운데, 이번 중국발 온라인 여론 공작 논란이 향후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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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 2020-03-02 02:48:41
현지용 기자님 예전부터 기사 잘 읽고 있습니다. 기자님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언론인입니다. 감사합니다.

동북3성조선족 독립투쟁 2020-03-01 21:04:02
동북3성 조선족 동지들, 중국공산당으로부터 독립 계획은 잘 되어가고 있소. 홍콩 민주화 시위를 조선족도 할 수 있소. 자유를 찾읍시다! 계획대로 시진핑 주석이 한국에 오면, 각자 약속 장소로 가시오.

ㅁㅁㅁ 2020-03-01 17:40:26
한국인이라면 저런 사이트 뭔가 하고 그냥 넘어가지 과민반응하는거 보면 진짜 무서움

jummie 2020-03-01 15:27:19
소중한 기사 감사합니다. 계속 관심있게 봐주시고 기사화 부탁드립니다~ ^^

2020-03-01 14:54:50
와 이렇게 멀쩡한기사 진짜 오랜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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