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는 코로나 ‘판데믹’에 준비돼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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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는 코로나 ‘판데믹’에 준비돼있나?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3.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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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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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에 미친 경제적·사회적 혼란은 대한민국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판데믹(Pandemic, 범유행전염병)’ 지정 가능성까지 입에 오르내리고 있어, 한국은 이에 따른 사회 혼란에 대비 돼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판데믹은 전염병 확산이 지역감염을 넘어 국경을 넘는 광범위한 범유행적 수준으로, 국제적 공조가 필요한 단계의 전염병을 지칭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 경보를 6단계로 나눠 최고 6단계를 판데믹 단계라 설정하고 있다.

인류사에서 판데믹으로 지정된 전염병은 흑사병(페스트)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대인은 지금보다 부족했던 위생 등 의학지식 때문에 사망자가 막대하게 나왔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실제 인류의 대표 발명품 중 하나인 비누와 이로 인한 위생 개념이 보편화되기 전, 인류는 질병에 극히 취약한 편이었다. 낮은 인구 성장률, 높은 사망률은 페스트에 의해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사는 우리는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할까? 현대인은 발달한 의학 지식 덕분에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믿음이 지배적인 편이다. 에이즈(AIDS, 후천적면역결핍증후군), 신종플루 등에 의해 이 믿음은 도전 받아왔다. 하지만 이들도 이제는 항바이러스제 개발 덕분에 ‘치명적인 질병’이 아닌, ‘치료 가능한 질병’ 혹은 ‘관리가 필요한 질병’ 수준으로 변했다.

2003년 이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 사태도 마찬가지다. 전에 보지 못한 신종 바이러스 및 높은 치사율, 백신·치료제의 전무로 세계는 한 때 전염병 공포에 떨었다. 한국도 메르스 사태로 사회 혼란이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도 막대한 희생자를 만들 때, 치열한 방역활동으로 유행을 완화시켰다.

지난 1월 중국 우한 시내의 한 병원에서 환자들이 몰린 모습. 사진=웨이보
지난 1월 중국 우한 시내의 한 병원에서 환자들이 몰린 모습. 사진=웨이보

그런데 이번 코로나19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이 ‘죽음의 도시’로 변하는 과정에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이를 통해 한국은 우한의 붕괴 과정을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 12월 1일 우한에서 비롯된 코로나19는 최초 발견 이후 집단 감염 및 사회 혼란 현상을 일으켰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시작되자, 우한 시내 모든 병원은 감염자·비감염자가 만원을 이뤘다. 환자가 의료진을, 감염된 의료진이 비감염자를 감염시키는 아비규환은 우한의 의료 인프라가 집단 감염 사태로 얼마나 취약하게 무너지는지를 보였다.

더욱이 중국은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기 한 두 달 전,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등으로 은행 파산 루머가 돌았다. 이로 인해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가 벌어져 중국의 지방 은행이 파산 위기를 맞았다. 사람들이 은행으로 몰리는 뱅크런 또한 집단 감염 및 확산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됐다.

이후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23일이 되던 때, 중국 정부는 우한시의 대중교통 운영을 전면 중단해 도시 봉쇄령을 실시했다. 봉쇄령으로 인해 인력·물자 부족 사태까지 일어나 우한 시민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언론통제 및 감염자 구금, 알 수 없는 사망자 처리 등 강압적인 조치로 우한은 단 한 달 만에 죽음의 도시가 됐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진화학적 요인에 따라 병원체는 일반적으로 치명률과 전염성이 반비례 구조를 이룬다. 코로나19도 인플루엔자에 맞먹는 전염성을 가진 대신, 메르스 보다 낮은 치명률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그런데 지난 4일 코로나19가 2종류의 아류형, 돌연변이를 만들어냈다는 중국 연구소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이 일어난 지 단 두 달 여만에 돌연변이가 탄생하는 등 빠른 변이 속도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질병과 백신개발 간 줄다리기에서 판을 뒤집는 요인까지 등장한 셈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질병의 발원지인 중국인 및 중국 방문자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는 “실효성이 없는 정치적 논쟁화”라 치부하고 있다. WHO 또한 코로나19에 대한 판데믹 가능성은 인정하고 있으나, 당장 판데믹으로 분류하는 것은 ‘불안 조장’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여론과 국가별 대응 수위는 하루가 지날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사회 불안 또한 방역 당국의 의료 투입 인력만큼 나날이 커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치명적인 전염병에 의한 사회 붕괴를 그린 영화 ‘컨테이젼’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어느 때보다 잦아진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영화를 방불케 하는 실정이다. 판데믹 지정에 따른 사회 혼란에 정부는 과연 어떻게 대응할지 그 자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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