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스크 5부제, 과연 최선이었나?
상태바
[기자수첩] 마스크 5부제, 과연 최선이었나?
  • 오아름 기자
  • 승인 2020.03.06 11:58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시사주간 DB
사진=오아름 기자

[시사주간=오아름 기자] 정부가 마스크 줄 세우기 대란을 막고자 지난 5일 마스크 5부제라는 대책을 내놨지만, 이번 대책 발표 과정에서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배급제라고도 말할 수 있다. 특히, 약국이 마스크 입고가 안되는 상황이 펼쳐지기라도 한다면 국민들은 마스크가 있는 약국을 돌아다니다가, 주중에 구매하지 못하고 결국은 주말로 몰리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이는 결국 실효성에 오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이를 두고 의약업계에서는 마스크 5부제로 신분 확인을 하느라 조제업무 불가능해질 것이라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울러 제조 업계에서도 반발이 심한상태다. 제조업체는 원자재 등 재료 원가에 맞춰 판매가를 결정하는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납품 가격과 공급 물량을 정해 기업을 압박한다. 일부 업체는 마스크 5부제 발표 후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등 부작용이 상당하다.

6일 치과용 마스크를 매일 1만장씩 공급해온 제조사 이덴트는 마스크 중단을 선언했다. 정부의 무리한 요구에 맞춰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또 제조사 관계자는 정부가 제조업에 대한 이해 없이 무리하게 마스크 공급 정책을 정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의왕 오전점 이마트. 사진=시사주간 DB
이마트 의왕 오전점 . 사진=오아름 기자

마스크 품귀 현상은 시장에 공급하는 물량보다 수요가 더 많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수요 증가는 마스크 납품가 인상은 물론 마스크를 만드는 원재료 가격 인상도 동반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싸게 만들고 싶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국내 생산 마스크를 1500원에 일괄 공급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납품 받는 가격을 정했는데, 이는 제조사가 손실을 입더라도 나모른다는 식의 접근이 될 수 있다. 제조업체 여기저기에서는 정부의 마스크 5부제 발표가 나온 후 환호성은 커녕 한숨이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마스크 5부제는 오는 9일부터 실시되며 출생연도 끝자리를 2개씩 나눠 각 요일별로 1주당 1인 2개로 구매하도록 했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1,6번은 월요일에, 2,7번은 화요일에 구매하는 방식이다. 3,8번은 수요일, 4,9번은 목요일, 5,0번은 금요일에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주중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경우 구매할 수 있다. 번호표 교부는 오전 9시 30분으로 통일된다. 

정부가 내세운 홀짝제를 할 경우 월요일과 화요일에 구매 수요가 폭증하고, 이렇게 되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길게 서는 광경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부제가 홀짝제에 비해 마스크 구입을 위한 ‘줄’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중복구매도 금지된다. 마스크를 사러 갈 때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부모가 미성년 자녀의 마스크를 대신 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마스크 중복구매 방지를 위해 6일부터 약국에서 마스크 판매시 구매자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판매이력 시스템에 등록하기로 했다. 우체국과 농협도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다.

제조사가 문을 닫으면 품귀현상 심화에 따른 마스크 판매 인상이 이어질 수 있는데, 추곡수매처럼 정부가 일정 물량의 마스크를 시장가에 구입한 후 국민에게 공급을 해야 문제가 해결 될 것이다. SW

oar@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