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갤럭시S20' 정식 출시 첫 날…'신도림 매직'에도 분위기 한산 
상태바
[르포] '갤럭시S20' 정식 출시 첫 날…'신도림 매직'에도 분위기 한산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0.03.06 17:22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대급 스펙에도 '코로나19'·'보조금 축소' 흥행 '이중고'
출시 첫 날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 가보니…
125만원 출시가 갤S20, 35만원→30만원→17만원까지 '뚝'   
'엎어 치나 메치나' 결국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비슷

삼성전자는 6일 역대급 스펙을 자랑하는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를 전 세계에 정식 출시했다. 제품 공개 전부터 '역대급 스펙'이 알려지며 큰 관심을 받았지만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출시 시점이 맞물리면서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시 출시 첫 날 휴대폰의 성지로 불리는 신도림 테트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를 찾았다.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갤럭시S20 시리즈를 정식 출시한 6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는 한산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사진=이보배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20 시리즈를 정식 출시한 6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는 한산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사진=이보배 기자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역대급 스펙을 예고하며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갤럭시S20' 시리즈는 새로운 시리즈가 등장할 때마다 휴대폰 대란을 일으켰던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에서 대중 앞에 공개됐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데다 이동통신 3사가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이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전예약 당시부터 예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 감지됐다. 

휴대폰 성지라 불리던 신도림도 직격탄을 맞았다. 휴대폰 판매 온라인 매장이 늘면서 신도림을 찾는 소비자가 뜸해진데 이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소비자들의 발길에 눈에 띄게 끊겼다. 

갤럭시S20 시리즈 정식 출시 첫 날인 6일 방문한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는 휴대폰 구입을 위해 방문한 사람보다 매장 직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0여개가 넘는 판매점은 대부분 직원들만 상주하고 있었고, 간혹 한 두의 손님을 맞고 있는 판매점이 눈에 띄었다. 

6일 정식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 왼쪽부터 갤럭시S20, 갤럭시S20 플러스, 갤럭시S20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6일 정식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 왼쪽부터 갤럭시S20, 갤럭시S20 플러스, 갤럭시S20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이 같은 분위기는 앞서 진행된 사전예약 기간부터 감지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이통 3사가 전작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공시지원금을 책정하면서 분위기가 주저앉았기 때문. 당초 지난달 26일까지였던 사전예약기간을 3일로 연장했지만 이 조차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0 시리즈의 사전예약분 첫 날 개통량은 7만800대로 추산됐다. 이는 전작인 갤력시S10의 첫 날 개통량(약 14만대) 대비 절반 수준이고, 갤럭시노트10(약 22만대)과 비교하면 3분에 1수준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의 호객행위는 한층 더 격해졌다. 9층 판매장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 무섭게 상인들의 호객행위가 시작됐다. 

'누나'부터 언니, 사모님 등 다양한 호칭을 사용하며 기자를 유혹했고, 사방에서 쏟아지는 집중포화에 정신을 차려보니 뭐에 홀린 듯 한 매장에 앉아 있었다. 

"갤럭시S20 기본모델, 기기변경을 원한다"고 말하니 기자 앞의 직원은 제휴 신용카드 사용 여부와 결합상품 이용에 대해 물어본 뒤 계산기에 35를 찍어 보여줬다. 

갤럭시S20이 정식 출시된 6일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는 휴대폰 구입을 위한 소비자보다 직원 들의 수가 월등하게 많았다. 사진=이보배 기자
갤럭시S20이 정식 출시된 6일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는 휴대폰 구입을 위한 소비자보다 직원 들의 수가 월등하게 많았다. 사진=이보배 기자

"기기값을 완불하고 요금제를 저렴하게 이용하고 싶다"는 기자의 말에 35만원까지 기기값을 낮춰주겠다는 것. 정식 출고가 124만8500원의 갤럭시S20 기기값이 순식간에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해당 직원은 "이 경우 월 청구요금은 4만1000원 정도로 현재 사용하는 요금제보다 저렴하다"는 말도 보냈다. 현재 기자는 매달 4만4800원의 요금을 납부하고 있다. 

두 번째 방문매장은 5만원 더 저렴한 30만원을 기기값으로 제안했다. 대신 3개월 동안 특정요금제를 사용한 뒤 사용량에 맞는 요금제로 변경 가능하다는 것. 기자가 이용 중인 LG유플러스의 경우 7만5000원 요금제가 3개월 유지 조건으로 따라 붙었다. 

이때 3개월 뒤 첫 번째 판매장과 동일한 요금제를 적용할 시 매월 5만4530원이 청구된다. 5만원 저렴하게 기기를 구입하는 대신 매달 1만원의 요금이 더 청구되는 셈이다. 

해당 직원은 "갤럭시S20은 공시지원금이 적어 통신사별 약정할인을 추전한다"면서 "제휴 신용카드나 가족 결합상품을 이용하면 더 저렴하게 구입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6일 역대급 스펙을 자랑하는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를 전 세계에 정식 출시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LG유플러스 매장. 사진=이보배 기자
삼성전자는 6일 역대급 스펙을 자랑하는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를 전 세계에 정식 출시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LG유플러스 매장. 사진=이보배 기자

세 번째 매장은 한 술 더 떴다. 기기값으로 17만원을 제안한 뒤 "24개월 간 6만5000원대 요금제를 사용하면 17만원을 받지 않겠다"고 설득했다. 물론 3개월 간은 더 높은 금액의 특정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 

달리 생각하면 기기값을 요금제 할부에 포함시킨다는 말로, '엎어 치나 메치나'지만 먼저 제안한 17만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달콤한 말에 현혹되기 쉽다. 

결국 매장별로 비슷한 금액 안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조건에 맞춰 혜택을 더 주는 것처럼 듣기 좋은 말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몇 군데 더 돌아보니 기자가 원하는 조건에 기기값 없이 24개월 간 4만7210원의 요금제를 제안한 판매점까지 나왔다. 이쯤되니 머리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공식 대리점에서만 휴대폰을 구입했던 기자가 '호구'였나 싶으면서도 불법인걸 알면서도 어쨌든 다만 얼마라도 저렴한 신도림에서 휴대폰을 구입하는 게 맞는 건가 싶은 의구심이 들었다. 

역대급 스펙을 자랑하며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갤럭시S20이 정식 출시됐지만 6일 찾아간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는 한산했다. 사진=이보배 기자
역대급 스펙을 자랑하며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갤럭시S20이 정식 출시됐지만 6일 찾아간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는 한산했다. 사진=이보배 기자

마지막으로 들른 판매점의 직원은 "매장마다 말하는 기기값, 요금제, 보조금이 다 다른 것 같지만 결국 같은 보조금 베이스에서 시작한다"면서 "소비자에 맞춰 어떻게 돌려 말하느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자가 앞서 들른 판매점의 제시안을 보여주자 "두 번째 매장은 결과적으로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해야 하고, 첫 번째 매장이 오히려 우리의 제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는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은 찾기 어려웠다. 가는 매장마다 "물량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매장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부품 생산 공장이 가동은 멈추면서 물량 확보가 힘들어졌다고 들었다"면서 "울트라는 예약을 해야 하고, 기본 모델보다 플러스 모델이 잘 나간다"고 귀띔했다. SW

lbb@economicpost.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