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4명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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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4명이 죽었다
  • 시사주간
  • 승인 2020.03.1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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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앞서간 “코로나19 방역 모범사례” 발언
대통령의 말, 또 낭패 볼까 “걱정”
칭찬은 남이 해줘야 값어치가 있는 법
사진=황채원 기자
사진=황채원 기자

‘코로나 19’로 국내 사망자가 9일 현재 54명에 달했다. 처음부터 잘 차단만 했으면 나오지 않았을 안타까운 죽음이다. WHO는 “이제 코로나 19가 많은 나라에 상륙했다. 팬데믹 위협이 아주 현실화되고 있다”고 공개 선언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걱정이 크다. 이런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현재의 추세를 계속 이어나가 신규 확진자 수를 더 줄이고 안정단계에 들어간다면 한국은 그야말로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국에 환자 수가 많은 것은 월등한 진단 검사 역량과 철저한 역학조사 등 방역 역량의 우수성을 증명한다”고 한 말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일일 확진자 증가세가 200명 대로 떨어지자 나온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주고 어깨를 으쓱하게 만드는 기분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마당에 너무 앞서 나간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지난달 중순(12~15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가 낭패를 봤다. 며칠 지나지 않아 대구 신천지 사태가 터졌기 때문이다. 지금이라고해서 그 때와 다를게 없다. 대구, 경북은 물론 전국적으로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마음 놓고 자찬을 해서는 안되는 시기인 것이다. 사상 초유의 코호트 격리도 있었다.

사람이 오랫동안 궁지에 처하게 되면 그 상황을 빠져 나가기 위해 가급적 좋은 면만 바라보게 된다. 물론 이런 마음가짐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와 위기를 타개하는 윤활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칭찬은 남이 해줘야 값어치가 있는 법이다, 자기 스스로 칭찬하면 그만큼 가치가 떨어진다. 공적은 자랑하면 숨고, 숨기면 드러나는 법이다.

아직 감염자 숫자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고 사망자 수도 끔찍하다. 사람이 54명이나 죽은건 예삿일이 아니다. 과거 정부 아래에서 일어났다면 아마 지금쯤 이상한 시민단체와 관변 에서 기생하는 나팔수들이 가만 있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가 잘했다고 제 입으로 떠들고 다닐 상황이 아니다. 한 치 앞도 모르는게 인생사다. 성공에 만족하려면 반드시 그 마지막을 예견하고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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