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현 기자의 시사브리핑] 정의당의 '마이웨이',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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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현 기자의 시사브리핑] 정의당의 '마이웨이', 성공할 수 있을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3.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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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정, 정의당 '불참' 고수
보수정당 승리시 '패배 책임' 뒤집어 쓸 가능성 커
선거연대, 정의당 내부 사정 및 지지율 하락 등 변수 존재
지난 8일 열린 비례대표 후보 선출보고회. 사진=정의당
지난 8일 열린 비례대표 후보 선출보고회. 사진=정의당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전당원 투표를 통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하면서 연합정당 불참을 고수하고 있는 정의당의 '마이웨이'의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칙이 아닌 원칙의 승리"를 강조하고 있는 정의당이지만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연합의 제1당 탈환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하면서 정의당이 독자 노선을 걸을 경우 오히려 미통당을 돕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비례연합정당 창당에 대해 계속해서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꼼수에 꼼수로 맞서겠다는 제안"(강민진 정의당 대변인), "위헌적 위성정당의 배에 몸을 실을 수 없다"(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입장을 밝힌 정의당은 지난 8일 열린 전국위원회를 통해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1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도 심상정 대표는 "이번 총선의 핵심 화두는 양당체제 극복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만든 연동형 비례제는 양당 체제 부활을 위한 거대 정당의 비례 위성정당으로 훼손되고 있다"고 밝혔고 비례대표 1번인 류호정 공동선대위원장은 "상대 정치세력에 대한 원색적 비난으로 형성된 전선에 기대지 말고 비례 위성정당 같은 꼼수를 부려 국민을 현혹시키지 말자"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전격적으로 결정하고 청년정당인 미래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으며 정당 참여에 부정적이었던 녹색당도 당원 투표로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정의당이 마지막까지 독자 노선을 고수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의당은 '비례연합정당 참여 불참'은 여전히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1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미 전국위원회의 결정이 나왔기에 당규상 당 대회나 당원총투표는 현 시점에서 현실성이 없다. 입장에 변화는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고 밝혔다.

박 정책위원장은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 기능을 하는 조직이고, 선거는 그 차이를 드러내는 장에서 경쟁을 하는 것인데 오로지 미래통합당의 의석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당의 가치, 정책의 차이를 다 사장시키는 것은 연동형 비례제 도입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다. 정의당이 비례연합당에 참여하는 선택을 한다면 앞으로 독자적 진보정당을 추구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또 이정미 선대위원장은 13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부에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정의당의 욕심 때문이라고 하는데 거꾸로 된 이야기다. 그간 추진한 정치개혁은 양강독점구도를 깨고 다당제 연합정치를 만들자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또다시 양강 구도에 힘을 싣게 되는 것이다. 위성정당 꼼수 논란에 정의당이 알리바이가 되는 그런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웨이'를 선언한 정의당이지만 사실상 도박에 가깝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장 큰 장애물은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미래통합당 제1당 만들기의 1등 공신'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다. 범진보 세력이 뭉쳐도 보수정당과의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의당의 독자 노선이 보수정당을 돕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진보정당 후보들의 경우 민주당과의 단일화 등을 통해 당선된 사례가 많지만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보수정당에 패할 경우 그 책임을 뒤집어써야했던 일이 많았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시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 접전 끝에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하자 선거를 완주한 故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에게 '패배의 책임을 지라'는 비난이 쏟아진 게 가장 대표적인 예다.

또 2016년 총선에서 경기 안양동안을 지역구는 심재철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이정국 민주당 후보에게 1,700표차로 간신히 승리하자 그 패배의 책임이 완주를 한 정진후 정의당 후보에게 집중된 적이 있었다. 이 기억을 가진 이들에게는 정의당의 독자 행보가 좋게 보이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정의당의 원칙주의는 '상대가 칼을 들고 싸우려는데 점잖은 말로 끝낸다는 격'으로 몰렸으며 이는 곧 '미통당이 1당이 되는 것은 관심없이 자신들의 자리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한다'는 비판으로 연결됐다. 민주당이 1당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정의당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선거연대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여기의 전제 조건은 민주당이 비례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며 실제로 최재성 민주당 의원이 정의당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내놓은 제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하지 않을 때를 가정한 것이기에 이것이 실제로 이루어질 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정의당의 복잡한 내부 사정도 변수다. 비례대표 1번인 류호정 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이 이른바 '대리 게임'을 통해 게임 회사에 취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6번을 단 신장식 변호사의 음주운전 및 무면허 운전 경력이 알려지는 등 비례대표 후보들에 대한 여러 논란들이 나오면서 정의당도 '기득권 정당'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만약 (확률은 높지 않지만) 민중당, 녹색당 등이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하고 비례후보를 낸다면 정의당이 외면받을 가능성도 있다.

정의당의 독자 행보가 정치권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아니면 결국 정의당이 행보를 포기할 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선거는 수많은 변수가 등장하고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기에 그렇다.  지금의 비례연합정당에 대한 여론과 정치계의 변화 속에서 정의당의 '외줄타기'가 계속 이어질 지 주목된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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