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차별…“마스쿤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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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차별…“마스쿤을 아십니까?”
  • 최성모 기자
  • 승인 2014.06.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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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색맹 ‘마스쿤’ 차별없는 핀지랩 섬…조선시대 장애인 관료 기용
전색맹은 발병률이 세계적으로 굉장히 희박한 수치이지만 핀지랩에서는 대부분이 전색맹으로 아주 흔한 병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곳의 전색맹인 주민들은 마스쿤이라 불린다. 마스쿤들은 선글라스가 필수품이다. 선글라스를 쓰지 않은 사람들은 마스쿤들이 할 수 없는 일들을 대신 해서 도와준다. 사진 / 최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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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최성모 웰페어 전문기자] 장애인 차별을 논하기전 2008년 SBS에서 방영된 핀지랩 섬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보고자 한다.

핀지랩섬은 태평양의 작은 섬이다. 이 섬은 태평양의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환초섬이다.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는 형형색색 산호초와 물고들이 가득하고 야자수 나무가 섬 전체에 있고 해가 지면 노을을 볼 수 있고, 소나기처럼 방금이라도 쏟아져 내릴 듯한 별들이 가득한 태평양의 섬이다.

외지인이 보기에는 축복받은 사람들이지만 그 섬에 사는 사람들은 축복보다는 저주를 받은 듯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 섬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색맹을 가지고 있다.

전색맹은 모든 물체가 흰색과 검정색으로 보이는 것으로 유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전색맹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혼인을 하게 됐고 점차 그 인원이 늘어나며 색맹의 섬을 이뤘다.

전색맹은 발병률이 세계적으로 굉장히 희박한 수치이지만 핀지랩에서는 대부분이 전색맹으로 아주 흔한 병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곳의 전색맹인 주민들은 마스쿤이라 불린다. 마스쿤들은 선글라스가 필수품이다.

선글라스를 쓰지 않은 사람들은 마스쿤들이 할 수 없는 일들을 대신 해서 도와준다.

그리고 이 섬의 특징은 주민들이 결코 굶주리지 않는다는데 있다. 섬에는 언제나 마을 가구 수와 주민들의 숫자에 맞게 음식이 마련돼 있다. 누가 더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얘기는 이 섬에서는 없다. 행여 사회주의 같지만, 태초에 문명이 탄생하기전 부족사회의 모습에서는 현재의 인류는 모두 이런 행태의 삶을 영위했다.

그것이 사유재산의 형상과 함께 권력이 생기고, 계층이 형성돼 지금까지 이어론 것이다. 그러니까 핀지랩 섬의 사람들이 특별한 사람들이 사는 곳은 아니다. 다만 주민 중에는 눈을 깜빡이며 전색맹을 앓는 마스쿤이 많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그런데 이 섬에서 왜 마스쿤들은 차별을 받지 않을까를 생각해볼 사안이다.

이 섬의 언어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었다. 이 섬에서는 문명사회에서 쓰는 상당수의 단어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유추해본건데 ‘차별’, ‘편견’ 등과 같은 단어는 이 섬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행동이 언어를 만들기도 하지만 언어가 행동을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겠지만, 언어가 행동을 만든 사례가 있다.

바로 ‘왕따’라는 단어다. 왕따는 일본에서 이지메라고 불린다. 이지메가 일본에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왕따라는 단어조차 없었고, 또 학생들이 왕따를 하는 경우도 극히 드물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왕따는 우리사회의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둔갑됐다.

물론 행위가 먼저였겠지만, 구체화된 단어로 왕따는 고질적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구체화된 언어에 시름하는 사람들. 바로 장애인이다. 차마 말조차 꺼내기 힘든 욕설들로 장애인을 표현하고 있다. 그런 구체화된 단어에 장애인들은 상처를 받고 또 차별을 받는다. 그러나 근대 이전의 조선시대까지는 장애인들은 지금보다 훨씬 나은 대접을 받았다는 역사학자들의 주장이 있다.

조선 시대 장애인은 능력만 있다면 장애가 있어도 정승까지 오르는 게 가능했다고 한다. 임금 중에도 장애인은 한두 명이 아니었고, 모든 왕대마다 장애인 관료 역시 한두 명쯤은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국회에서 장애인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마스쿤들을 보면서 전색맹이지만 차별을 받지 않고, 흠도 되지 않는 핀지랩의 섬의 사람들의 삶에서 우리사회가 장애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곱씹어봐야 할 점이다. 아울러 근데 이전의 조선시대보다 후진적인 장애인 인권에 대해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이 반성해볼 필요는 분면 있어 보인다. SW

csm@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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