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장이 '장애인 탈시설' 막았다? 상반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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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장이 '장애인 탈시설' 막았다? 상반된 주장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3.2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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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들 인권위 긴급구제 신청 "거주인의 탈시설, 자립 방해"
"임대주택 선정됐지만 시설장이 막아 기회 잃을지도"
시설장 "탈시설은 '무조건 내보내기' 아니다, 논의와 준비 후 나가게 할 것"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발달장애인 거주시설 '도란도란'. 사진=도란도란 홈페이지 캡처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발달장애인 거주시설 '도란도란'. 사진=도란도란 홈페이지 캡처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장애인 거주시설의 시설장이 전세 임대주택을 얻고 자립을 하려했던 장애인들의 탈시설을 각종 이유를 들며 막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장애인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고 시설장은 "아무런 준비 없이 시설에서 내보내지 않겠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9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인 거주시설 '도란도란'(이하 '도란도란') 거주인의 탈시설과 자립을 방해하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사회복지재단과 시설장을 조사하고 당사자의 결정을 받아들여 즉각 자립지원을 이행하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도란도란'은 '탈시설-자립지원' 목적으로 2009년 운영을 시작한 발달장애인 거주시설로  현재 11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대다수는 학대로 인해 피해를 입었던 장애인들이다.

이들은 시설에 살면서 노동을 통해 저축을 하고 청약을 들며 자립을 준비해왔고 시설 직원들도 거주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주택을 알아보고, 지역사회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시설장은 '다수 직원들의 합의가 없었다', '가족과 후견인의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 등의 이유로 장애인들이 시설을 나가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었고 자립을 돕던 직원들을 담당에서 배제하는 식으로 장애인들의 탈시설을 막았다는 것이 장애인단체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12월 도란도란 측은 가족과 후견인들에게 보내는 알림장에서 "이용인 당사자의 의사와 욕구조사가 정확히 이루어져야하고, 보호자 및 후견인과의 자립에 대한 생각과 정보가 업무추진 전에 상호 충분히 공유되어야하며, 시설의 정상적인 업무 계통 속에서 자립지원 및 탈시설 업무가 진행되어 이용인의 정당한 권리 및 인권침해의 소지가 없도록 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시설장은 관악구의원들에게 "자기 주도적 표현 등이 어렵고 연세드신 분들을 신체장애인들처럼 무조건 자립을 유도한다면 그분들이 과연 사회적으로 충분한 인권적 보장을 받으며 생활하실 수 있을지, 장애인단체의 커다란 룰에 포함되어 탈시설의 희생양이 되어 다시 투쟁의 명분이나 수단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보내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 거주자의 경우 SH전세 임대주택에 선정됐지만 3월말까지 집을 구하지 못할 경우 그 선정이 취소가 된다. 취소가 될 경우 임대주택 신청부터 다시 시작해야하기에 그 기간동안 시설에 계속 있어야하는 것이다. 

도란도란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경부터 임대주택에 당첨된 장애인들에게 '밖에서 나가면 더 살기 어려운데 여기서 계속 사는 게 어떠냐'고 회유를 하고 가족에게 전화해 학대받은 과거까지 거론하며 '나가면 안 된다'고 연락하기도 했다. 또 조직 개편을 하면서 탈시설을 지원한 사회복지사들을 배제시켰다. '지역사회가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어 장애인들이 자립해서 나가는 것이 불안하고 염려스럽다'는 게 시설장의 생각이라는데 탈시설을 돕는 시설의 시설장이 그런 생각을 갖는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지자체에 모범 케이스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이렇게 날려버리고 논의를 일절 중단했다"고 밝혔다.   

장애인단체들은 "도란도란은 '일부 직원이 당사자 의사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탈시설-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직원 워크숍을 통해 당사자 의사도 더 들어보고, 가족과 후견인의 동의를 받아 준비한 후 탈시설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이미 '나가서 살고 싶다'고 밝혀왔으며, 지난해 신청한 SH전세임대 주택에도 선정되어 빠르게 집을 구하면 탈시설이 가능하다. 법인과 시설장이 시설 직원들의 노력과 합당한 업무에 딴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도란도란은 20일 입장문을 통해 "'체계적이고 어느 정도 갖추어진 상태'의 자립과 '일단 자립 후 보완해간다'는 자립은 보는 시각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행복추구권'을 공평하게 적용되어야한다. 발달장애를 겪는 이용인들이 독립하기 전에 한번 더 논의하고 생각해보자는 게 반대이고 막는 것이라면 오는 31일 SH신청기한이 아니더라도 지금 모두 독립생활을 하실 수 있게 해주시고, 도란도란이 자립을 막는 곳이라니 즉시 전원조치 해주셔서 사업을 종료해도 좋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도란도란 시설장은 <시사주간>과의 통화에서 "지금의 '탈시설 정책'은 무조건 장애인들이 혼자 살게 하라는 것이다. 시설을 본인들 주도로 운영하려하는 특정 직원들이 탈시설을 '장애인을 무조건 나가게 하는 것'이라고 하고 나갈 의사를 묻는 것도 반인권적이라고 하며 자신들의 뜻에 무조건 맞춰야한다고 나서니 이런 오해가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설장은 이어 "탈시설은 발달장애인이 행복하게 사는 권리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건데 '나가서 사는 게 행복해 보이니까 무조건 나간다'는 것과 '사회에서 맞닥뜨리게 될 일들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나간다'는 것 중 어떤 게 옳은지를 따져봐야한다. 무엇이 발달장애인에게 더 행복을 줄 수 있나가 중요하다. 같이 모여 논의를 하고 준비를 하면 바로 시행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장애인들을 내보내고 사업을 정리해도 괜찮다. 탈시설이 정말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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