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 병사 ‘쌈짓돈’ 코로나 성금, 금융기록 없는 ‘현금납부’ 몰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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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軍 병사 ‘쌈짓돈’ 코로나 성금, 금융기록 없는 ‘현금납부’ 몰기 의혹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3.2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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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단, 하급간부·병사 ‘쌈짓돈’으로 코로나 성금 강제 납부
‘사지방’·휴대폰 있어도...기록 안 남는 ‘현금 납부’ 의혹
군인권센터 “軍, 위계질서 조직...모금 자율성 보장 안돼”
軍 “현금납부·횡령 없다”...정보공개 미등재에 “필요 없어”
20일 오전 육군 제2작전사령부 소속 장병이 대구 남구 대명역에서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작전을 펼치는 모습. 사진=뉴시스
20일 오전 육군 제2작전사령부 소속 장병이 대구 남구 대명역에서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작전을 펼치는 모습.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육군 1사단에서 하급간부·병사들에 코로나19 성금을 강제로 갹출했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해당 강제 모금이 ‘일괄 현금 납부’ 방식이었다는 내용이 드러나 횡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육군은 “현금납부, 횡령은 전혀 없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성금 내역의 정보공개 미등재에 대해서는 “현행법에 따라 공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군인권센터는 육군이 지난 6일 대구·경북지역의 감염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자율 모금·기부했다는 코로나 성금 7억6000만원 중 일부가 군 간부에 의해 강제로 모금됐다는 인권침해 제보 내용을 발표했다.

센터에 따르면, 육군 1사단 예하 모 대대는 코로나 성금 모금 초기에 초급간부를 중심으로 십시일반 돈을 모아 15만원의 성금을 모금했다. 그런데 해당 부대의 대대장은 모금액 규모를 이유로 중대 간부들을 질책하며 모금액을 인상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질책한 해당 대대장은 “타 중대와 금액 수준을 맞추라”, “개인주의가 심하다. 부대 수준이 이것 밖에 안된다”고 관련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 때문에 대대 간부들은 일선 병사들까지 동원해 모금액을 90만원까지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동료 또는 가족에게 빚까지 져가며 코로나 성금을 납부하기도 했다.

심지어 해당 부대는 상급부대에서 연말정산을 위해 하달한 코로나 성금 관련 공문까지 성금 납부 실적을 기록하는 수단으로 악용했다. 연말정산을 위한 기부금 납입 조치 희망자 정보, 납입금액 제출 지시를 해당 부대는 간부·병사 모두를 포함해 코로나 성금 납부 현황을 점검하는 수단으로 썼기 때문이다.

◇ ‘사지방’·휴대폰 있어도...금융기록 안 남는 ‘현금 일괄납부’, 횡령 가능성 제기

군인권센터 발표에 대한 본지 보도가 나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성토가 크게 일어났다. 특히 남성 청년 중 현역·군필자 네티즌 층을 중심으로 “한 달 40만원 받는 병사 돈을 강탈했다”고 분개하거나 “전역 날 (코로나19) 성금지원자가 적어 행정보급관이 분대장들을 집합시켰다”는 경험담까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본지 취재결과 해당 부대에서 걷은 코로나 성금은 일괄 현금 납부 방식이었다는 세부내용이 확인됐다. 본지는 20일 군인권센터 관계자를 통해 강제 모금을 한 해당 부대에서 하급간부·병사들에게 걷어간 코로나 성금이 ‘일괄 현금 납부로 이뤄졌다’는 증언을 얻어냈다.

이러한 기부 내용은 ‘코로나 성금 납부 현황’이라는 엑셀 파일 형식으로 기록한 반면, 기부자들이 낸 기부금내역을 증명하는 기부내역확인서는 센터의 첫 발표 이후에도 해당 부대 기부 당사자들에 전혀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해당 부대는 병사 등 기부금 납부자에게 일괄 현금으로 돈을 걷어가면서, 납부 실적용 기록 파일을 제외하곤 이를 보증할 어떠한 증명서도 당사자들에 남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납부 실적 기록도 일선 부대원에 의해 수기입력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과 센터 양측에 취재한 결과, 해당 부대의 성금은 모금 후 육군 전산 계좌로 입금돼, 대구 적십자사를 통해 지정 기탁 방식으로 전달됐다. 문제는 해당 부대가 금융거래 기록이 남지 않는 현금 납부로 일괄 지시했다는 점이다. 부대 내 사이버 지식방, 간부·병 소유의 핸드폰을 통한 온라인 금융거래가 충분히 가능함에도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은 석연치 않다는 해석이다.

심지어 지난 6일 육군이 전달했다는 성금 관련 결제 문서도 2주가 지난 현재까지 정보공개포털에서 검색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육군은 앞서 언급한 점들까지 겹쳐져 코로나 성금에 대한 착복 또는 횡령 의혹 가능성까지 제기 받는 처지다.

◇ 軍 “현금납부·횡령 없다”...정보공개 기부내역 미등재에 “공개할 필요 없어”

이와 관련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발표 이후 군에서는 해당 부대에 감찰이 이뤄졌으나, 현재까지 이에 대한 감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며 “이런 식의 성금은 하지 말아야한다. 위계질서가 분명한 조직에서 한다는 모금은 설사 자율일지라도 자율성 보장이 안되는 환경이다. 군의 모금 활동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본지는 같은 날 육군본부에 해당 부대에 대한 정보 및 군 감사 결과, 코로나 성금 횡령 여부 등 세부 내역을 질의했다. 육군 관계자는 “사안은 최초 지시자인 해당 부대 대대장 한 사람의 문제다. 타 부대에서 이 같은 경우는 없었다”며 “지난 9~10일 감사를 실시했고, 조사 후 대상자들에 대한 조치는 아직 나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육군 법무팀이 감찰 결과를 검토·분석 중에 있다. 분석 결과에 따라 필요조치 할 예정이나, 조치 결과 이상이 없으면 관련 조치도 없다”며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현금납부를 강요한 적도, 부대 내에 현금으로 낸 사람도 없다. 전부 계좌이체로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기부금확인서는 연말에 발급한다. 횡령·착복 등이 확인된 것은 없다”며 “육군본부 법무팀에서 ‘기부금품 모집법 제2조에 따라, 타 기관에 기부하기 위해 소속원들에게 모금한 기부금은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 성금 강제 기부 논란에 대해 육군 측은 “1사단 상급 군단에서 필요조치를 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주민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자 모금한 것”이라며 “과거 간부·계급별 위주 모금에서 자율 모금 진행했다. 일부 부대에서 발생한 것은 전체 취지와는 다르다”고 입장을 전했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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