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발 의료진의 사기를 꺾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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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발 의료진의 사기를 꺾지 말라
  • 시사주간
  • 승인 2020.03.2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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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병원 17세 소년 검사 오류 논란
병원 검사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중앙방역대책본부 경솔한 판단, 의료진 사기 꺾어
광주=뉴시스
광주=뉴시스

‘참외 밭에서는 신을 고쳐 매지말고 복숭아 나무 아래서는 모자를 고쳐쓰지 말라(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고 했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만큼 정부의 판단이 정확해야 했었다. 영남대병원의 17세 소년 검사 오류 논란 이야기다. ‘코로나 19’를 담당하는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경솔한 판단이 일선 현장에서 봉사하는 의료진의 사기와 자존심을 훼손시켰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 고교생의 검체만 일부 오염됐고 병원 검사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방대본도 21일 “일시적 일부 오염”이라고 인정했다. 이는 영남대병원에서는 오염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방대본은 서툴렀다. 더군다나 대구시의사회의 주장처럼 “임상 전문가의 영역에서 논의되어야 할 검체 결과와 관련된 사항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검사실 폐쇄 행정명령을 내렸다”.

의료 문제는 전문가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것도 몇차례 되짚고 정확한 결론이 도출되어야 결과로서의 가치를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대본은 “실험실 오염이나 기술 오류 등이 의심된다”며 서둘러 영남대의 오류로 몰고 갔다. 이로인해 검사 비용 환불을 요구하거나 지금까지 실시한 검사결과를 못믿겠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일부에서는 "17세 사망자가 사회적 이슈가 되니 정부가 코로나 딱지를 떼고(음성 판정을 내리고) 싶은 정치적 판단에 병원에 대한 배려를 못 한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또 대구지역에서는 영남대가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박정희 대통령이 설립에 관여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재직했었다)의 흔적이 묻어있다는 이유로 이같은 망신을 주는게 아닌가하는 억측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가 차원 책임을 청원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다. 여기다가 요미우리 신문이 22일 “문재인 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을 ‘총선용’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물론 정부가 사태의 엄중함을 인식, 문제의 소지를 재빨리 차단하고자 서두르다 보니 일어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일거수일투족은 국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예민한 시기에는 살얼음판을 걷듯 해야 한다. 군대의 사기가 떨어지면 전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의료진의 사기를 이렇게 꺾으면 누가 이 환란을 극복해 나가는데 앞장 설 것인가. 현장에서는 의료진의 불만이 폭발 일보직전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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