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사들 고통 외면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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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사들 고통 외면 ‘나몰라라’
  • 오아름 기자
  • 승인 2020.03.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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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인천공항 면세점. 사진=뉴시스
텅 빈 인천공항 면세점.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오아름 기자] ‘착한 임대료 운동’ 인천공항과는 거리가 먼 단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천공항이 텅 비면서 공항 면세점 매출은 70% 넘게 급감했고, 임대료 감면 외에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체념의 목소리만 가득하다. 

셧다운이 본격화하면서 면세업계는 정부에 최대 6개월간 임대료를 인하하거나, 휴업 시 임대료를 면제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매출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임대료를 낼 여력이 안된다는 이유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공항 면세점의 경우 매출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거의 폐업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은 50만44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2% 줄었다. 매출 역시 말할 것도 없다. 하나금융투자 보고서를 살펴보면 3월 인천공항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매달 월평균 100억원 정도 적자를 보던 인천공항 면세점 업체들의 손실은 3월 한 달에만 1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정부는 면세점업계 요구에 3개월간 납부유예(무이자)를 시행하기로 결정했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한해 6개월간 임대료의 25% 감면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납부유예 정책 이외에 업계가 원하던 인하는 찾아볼 수 없다. 

임대료 감면을 혜택을 받는 면세점은 그랜드관광호텔과 시티플러스 단 2곳 뿐. 인천공항 임대료 중 91.5%를 감당하고 있는 나머지 대기업의 경우 지원에서 철저히 소외된 것이다. 이는 정부의 대책에 대해 보여주기 식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대기업 면세점이 인천공항에 낸 임차료만 9846억원으로, 공사 임대료 수입에서 91.5% 비중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정작 지원은 중소기업에만 집중됐으니 역차별이라는 면세점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주요 경제주체 초청 원탁회의에서 “공항 내 면세점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대폭 인하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 한 바 있다.

하지만 인천공사는 상업시설 입주업체에 대한 추가 대책에 대해 국토부나 기재부 등 관련 부처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소극적인 답변뿐. 일각에서는 지난해 순이익이 20% 이상 감소하는 등 몇 년 간 수익성이 떨어지자, 지원책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인천공사측은 2023년까지 4조2000억원을 투자해 제2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신설 등 4단계 건설사업을 진행해야하는 공사 입장에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임대료 인하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부에서 민간업자들에게 임대료 인하 분의 50%를 보전해 주면서 임대료 감면을 활성화 하는 ‘착한 임대인’ 운동을 장려하고 있지만, 정작 인천공사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울 뿐이다. 

인천공항은 이제부터라도 단순히 업계의 어려움을 경청하는데 의의를 둘 것이 아니라 국토부 등 주무 부서를 설득해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SW

oar@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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