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 별세…'정중동' 50년 경영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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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 별세…'정중동' 50년 경영史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0.03.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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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다양한 계열사 경영 후 LIG그룹으로 독립 
LIG넥스원 성장 공신…조용한 경영사 눈길 
범 LG家 전통 '가족장' 치른 뒤 31일 발인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이 2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LG그룹 주요 계열사를 돌며 LIG그룹으로 독립해 LIG넥스원을 키워내기까지 '정중동' 경영스타일을 보인 구 명예회장은 마지막 가는 길도 조용한 가족장을 선택했다. 구 명예회장의 50년 경영사를 돌아봤다. <편집자주>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이 2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LIG그룹 측은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이 2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LIG그룹 측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조화와 부의금은 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구 명예회장은 故 구인회 LG 창업주의 첫째 동생이자 故 구철회 전 LIG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1935년 경남 진양에서 태어나 고려대 법대와 독일 퀼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범 LG家는 유교적 가풍이 강한 집안으로, 구 명예회장 역시 어릴 때부터 엄격한 가풍 속에서 교육을 받아 유난히 책임감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명예회장은 1964년 락희화학에 입사한 이후 ▲금성사 이사(1968년) ▲럭키 상무이사(1970년) ▲금성통신 상무이사(1974년)와 전무이사(1976) 등을 거쳐 1978년 2월 금성사 부사장에 취임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왕성한 경영활동을 전개했다. 

또 1979년에는 국제증권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증권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신영전기 사장을 거쳐 1986년 럭키개발 국내담당 사장에 올랐고, 1990년대 럭키개발 부회장, 금성기전 부회장, LG금속 부회장, LG정보통신 부회장을 잇따라 역임했다. 

앞서 1969년 12월 구인회 창업주가 위독해지자 구 명예회장의 부친인 구철회 락희화학 사장은 범 LG家의 '장자 승계' 원칙을 몸소 실천했다. 구 창업주와 함께 LG그룹을 창업했음에도 동생들과 조카들을 불러 자신은 경영승계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 

실제 구철회 회장은 구 창업주가 뇌종양으로 세상을 이듬해 구 사장은 경영 퇴진을 선언했고, 이때부터 구 명예회장은 LG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 요직을 거치며 경영활동에 매진, 향후 LIG그룹을 이끄는 원동력을 만들었다. 

범 LG家의 철저한 '장자 승계' 원칙과 유교적 가풍이 그의 '정중동' 경영 철학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1999년 11월, 구 명예회장은 LG화재해상보험 계열사를 중심으로 LG그룹에서 분리해 LG화재 회장직을 맡으며 독자 그룹 경영시대의 막을 올렸다. 당시 구 명예회장은 보험업에 다른 사업보다 공익성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매력을 느꼈고, 이후 2004년 LG이노텍 방위사업부문 인수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됐다. 

하지만 당시 방위산업계는 구조적인 불황으로 인수에 있어 경영진의 반대가 거센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 명예회장은 임직원들을 설득한 끝에 인수를 밀어붙였고, 그해 7월 LG이노텍 방위산업은 넥스원퓨처㈜라는 이름으로 LIG그룹의 새 일원이 됐다.  

구 명예회장은 LG그룹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경영활동을 해오다 1999년 LG그룹에서 독립해 LIG그룹을 이끌었다. 사진=LIG그룹
구 명예회장은 LG그룹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경영활동을 해오다 1999년 LG그룹에서 독립해 LIG그룹을 이끌었다. 사진=LIG그룹

이후 LIG그룹은 '오늘을 지키는 기업, 내일을 책임지는 기업'이라는 경영이념 아래 금용서비스를 중심으로 방위산업, 건설, IT 및 서비스 산업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뤘다. 

2007년 방위산업의 대표주자인 넥트원퓨처㈜가 LIG넥스원㈜으로 사명을 변경해 LIG그룹은 금융, 방위산업 분야에 있어 고객의 삶을 지키는 기업이라는 핵심적인 아이텐티티를 완성했다. 

또 성장형 가치 투자를 원칙으로 하는 LIG투자자문㈜과 LIG투자증권㈜이 각각 2006년, 2008년 설립돼 고객 자산 관리 및 재산형성의 충실한 금융 파트너로서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2009년에는 LIG넥스원㈜이 미국 사무소를 설립하고, 유망한 정밀 부품 제조업체인 ADP 엔지니어링이 LIG의 일원이 되면서 첨단 기술력을 보유했다. 

계열분리와 함께 금융업계에 뛰어들어 LIG그룹의 모태가 됐던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이끄는 등 LIG그룹 경영을 이어왔던 구 명예회장은 사기성 기업어음(CP)발행 사건을 계기로 LIG손해보험 매각 후 방산 회사인 LIG넥스원의 명예회장직을 맡았다.

2012년 경영권 유지를 위해 분식회계와 함께 2천억원대의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기소됐고, 약 2년의 재판 과정을 거쳐 2014년 7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받는 잡음이 일기도 했다. 

그는 다른 범 LG家 오너들과 마찬가지로 언론 등에 많이 노출되지 않고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50여년 동안 다방면에서 경영활동을 펼친 구 명예회장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경영원칙은 '정중동'으로 압축된다. 

구 명예회장의 생전 유지에 따라 그의 장례도 가족장으로 조용하게 치러진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고인의 유지에 따라 조화와 부의금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구본상 LIG넥스원 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구지연씨, 구지정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 일시는 31일 오전이고 장지는 경남 진주 선영으로 알려졌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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