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안함이 북한 소행인지 말해달라”고 하는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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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이 북한 소행인지 말해달라”고 하는 외침
  • 시사주간
  • 승인 2020.03.3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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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대국민 선언해 논란 종지부 찍어야
재조사 위원회 꾸려 유족-시민단체 한 풀어주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7일 국립대전현충원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7일 국립대전현충원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이 길고도 터무니 없는 논란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 천안함 폭침 이야기다. 10년 전 천안함이 폭침하자 그날부터 유족들은 전사자를 잃은 슬픔 보다도 더 큰 아픔으로 세월을 보냈다. 그 이유는 우리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 이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 북한이 아니라 우리 정부(당시 이명박 정부)의 자작극이라느니 미군이 짓이라느니 소형 이스라엘 잠수함과 충돌했다느니 하는 주장들이 일부에서 확산됐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천안함 침몰사건 10주년 자리에서 민평기 상사의 모친인 윤청자 여사가 문 대통령에게 “천안함이 북한 소행인지 말해달라”고 했다. 대통령은 “북한 소행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 아닙니까”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족을 비롯한 국민들은 답답하다. 왜 꼭 집어 북한 소행이라고 대국민 선언을 하지 못하는가. 오래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놔야 한다. 이날 기념사에서도 대통령은 희생 장병들의 애국심을 높이 샀지만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런 태도가 국민들의 의구심을 자아내는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경기 김포시 해병대 부대를 방문해 “북한 잠수정이 천안함 폭침 때 감쪽같이 (남쪽 해역으로) 들어와 천안함을 타격한 뒤 북한으로 도주했는데 이를 제대로 탐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3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명백한 북한의 도발로 보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렇다면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이야기가 분명하다.

이런 공식 입장과 국제합동조사단의 ‘북한 범행’이라는 결론에도 불구하고 전면 재조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마침 참여연대(평화군축센터)가 26일 “천안함 사건은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인 미제사건”이라며 “진상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매번 되풀이 할 정도로 재조사가 간절하다면 두 번 다시 딴소리 하지 않게 재조사위원회를 만들자. 유족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에다 이런 사람들의 주장에 속이 썩어 문드러지고 있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이 사람들이 더 이상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면 유족들의 가슴에 박힌 못이 빠질 것이다. 세월호니 적폐니 해서 가는 곳마다 위원회를 만드는 판에 천안함 재조사 위원회를 못 만들 이유가 없다. 그러나 반드시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정확한 조사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 조사 결과에서도 진영논리에 따라 엉뚱한 소리를 한다면 이 나라는 진짜 희망이 없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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