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종인, '신의 한 수'와 '패착'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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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김종인, '신의 한 수'와 '패착' 사이에서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3.3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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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새누리당, 2016년 더불어민주당에서 총선 이끌어
"文 정부 경제 실정 공격할 적임자" VS "선거 영향 없을 것, 이미지 퇴색"
'셀프 공천 논란' 후 갈지자 행보, 코로나 정국 등 변수
지난 26일 미래통합당 합류를 결정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미래통합당
지난 26일 미래통합당 합류를 결정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미래통합당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여의도 차르'로 불리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돌아왔다. 2012년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2016년 더불어민주당의 총선을 이끈 김종인 위원장의 컴백에 미래통합당은 고무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비판 역시 만만치가 않다.

김종인 위원장은 그동안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며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이끈 인물로 알려져 있다. 미래통합당의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공략과 황교안 대표의 '불안한 리더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민주화의 대표적인 인물인 김 위원장의 존재가 필요했을 것이고 결국 영입에 성공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과 지금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하는 데 일조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기에 정부 심판에 앞장서달라는 통합당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송구한 마음이 있어 제 인생 마지막 노력으로 나라의 방향을 반드시 되돌려 놓아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미래통합당으로 간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지금 우리나라 현 실정을 가만 보는 건 무책임한 게 아니냐'고 권고를 많이 하고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간곡히 요청을 하기에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김종인 위원장의 영입으로 '경제 위기 해결'의 이미지와 함께 중도층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27일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을 이끈 경험이 있기에 지난 3년간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부분에서 큰 상징성이 있다.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계신 분이며 경험에 비추어볼 때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폭정을 지적하고 고쳐낼 수 있는 분"이라고 김 위원장을 치켜세웠다.

또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은 30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경제를 읽는 감각, 선거 판세 전체를 읽는 눈이 탁월하다. 그렇기에 여야를 넘나들어었지만 가는 곳마다 정권을 만드는 데 성공하신 분이다. 그분이 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국민들이 '이번 선거는 통합당이 이기는 선거구나'라는 판단을 심어줄 수 있고, 어제 기자회견에서 '100조 이상을 코로나19 극복에 써야한다'고 하는 등 큰 흐름을 읽고 정리하는 능력이 탁월하시기에 영향력이 있다. 중도층 득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 관계자들은 '선거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노욕'을 부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선대위의 책임을 벗어나려는 황교안 대표의 꼼수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들이 통합당이 너무 정권 발목잡기만 한다, 이런 야당보다는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한다는 여론이 더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김종인 위원장이라해도 선거를 뒤집을 수 없다고 보고 이 결과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마지막까지 김 위원장을 설득해 선대위원장으로 모신 게 아닌가 본다. 선거 전략가나 외부 컨설턴트가 아니라 정치 지도자로 남아야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모습은 '노욕'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30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경제전문가이기에 기획재정부 장관 입각을 굉장히 고려했는데 '우리 정부(김대중 정부)에서 동화은행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을 어떻게 다시 입각시키느냐'라고 해서 안했다. 박근혜 당선시켰다, 문재인 당선시켰다하는데 둘 다 틀렸다. 지금 하는 것을 보면 좀 '맛이 가지' 않았나 싶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1956년 대선 당시 민주당이 내걸었던 '못살겠다 갈아보자'를 다시 내걸고 '100조원 마련' 등의 경제 정책을 발표하며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존재감이 오히려 '올드함'을 강하게 인식시켜 미래통합당의 예상과 달리 오히려 중도층에게 더 실망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시절 이른바 '셀프 공천'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가 당내 불화로 탈당을 했고 이후 '간보기'식의 행보를 보인 점 등은 김 위원장의 존재감에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조금씩 높아지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비판이 설득력을 지닐 것인지의 여부도 변수다.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3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치적 화법이 직설적이고 강하기에 통합당 입장에서는 전선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이지만, 과거에 비해 이미지가 좋아지지 않았다. 지난번 민주당 당 대표하면서 셀프 공천 등의 논란을 겪었고 갈지자 행보를 계속 보였기에 그런 측면이 있고 지금이 코로나 정국이라는 점도 그렇다. 또 공천에 오만한 모습을 보인 것도 민주당이 아닌 통합당이었다. 이 상황을 뚫고 김종인의 메시지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좀 회의적인 생각을 갖는다"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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