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코로나19, 수어통역사의 안전조치 절실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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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코로나19, 수어통역사의 안전조치 절실히 필요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0.03.3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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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방자치단체의 코로나19 브리핑, 수어통역사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사진=KBS 캡처
한 지방자치단체의 코로나19 브리핑, 수어통역사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사진=KBS 캡처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기사를 검색하다 “수어통역사들이 찌푸린 얼굴 통역하는 이유”(한겨레, 2020.3.12.)를 읽게 되었다. 코로나19 브리핑을 통역하는 수어통역사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에 대한 기사로 읽으면서 수어통역사들이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이유를 인지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공기관 관계자의 글임에도 수어통역의 당위성에 멎어있고, 마스크를 쓸 수 없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수어통역사들의 문제가 간과되어서이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 의료진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그렇다. 코로나 19확진자와 자가 격리에 놓인 이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드러나지 않지만 장애인을 지원하는 인력도 마찬가지다. 그 가운데 수어통역사들도 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가 9500명(29일 기준)을 넘어섰다. 세계적으로도 65만 명이 넘는 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다행히 일일 확진자 수가 점점 줄고 있고, 정부의 방역체계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장애인들의 대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다. 미흡한 대책 가운데는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수어통역들의 문제도 있다. 

수어통역사들의 문제는 언론에도 책임도 있다. 코로나19 관련하여 사소한 것까지 기사화하면서 수어통역사의 안전을 기사로 다룬 언론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마스크를 쓰지 못하고 통역하는 통역사들을 영웅으로 치켜세우거나 미담기사로 다루는 언론도 있다. 언론도 이러니 정부가 무엇이 문제인지는 바로 보지 못한다.

지난 1월 중순 정부가 코로나19 브리핑을 시작했을 때는 수어통역이 없었다. 농인(聾人)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보다 못한 ‘장애벽허물기’라는 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했고, 수어통역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브리핑 수어통역 중계에 대한 정부의 기준이 없다보니 문제들이 생겨났다. 대부분의 방송이 브리핑 방송 화면에 수어통역사를 빼 버린 것이다. ‘장애벽허물기’가 다시 항의했고, 국가인권원회까지 나서서 성명을 내기에 이르렀다. 그 이후에야 대부분 방송에서 수어통역사를 한 화면에 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수어통역사들의 안전은 지금도 뒷전이다. 질병관리본부의 경우는 사정이 낫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브리핑 참여자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수어통역사만 쓸 수없는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 이런 모습을 언론에서는 ‘영웅’이나 ‘미담’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재난상황 등에서 농인들이 알 권리를 보장하라는 요구는 몇 년 전부터 있어 왔다. 다행히 요구가 수용이 되어 지난 해 12월부터 정부 정책브리핑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재난방송 통역사를 양성하고, 정부가 민간단체와의 협약을 통해 수어통역 확대의 길도 열었다. 하지만 수어통역을 하는 이들에 대한 안전기준 등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안전기준 부재가 현재 코로나19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어통역사들의 안전기준에 대한 부재는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만이 아니다. 선별진료소나 보건소, 병원 등도 마찬가지다. 농인의 진료가 필요하거나 감염되었을 때 수어통역 지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준들이 없다. 이러다보니 보건소나 선별진료소 등에 수어통역사를 파견하거나 배치할 수 없다. 병원 통역도 기피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결국 수어통역사의 안전기준의 부제는 농인들의 서비스 제한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차별로 보고 있다. 안전하지 못 한 상항에서 올바른 통역이 어렵다. 그리고 농인들이 진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수어통역을 지원할 수 없다.  수어통역사의 안전조치 미흡이 농인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정부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들은 농인들에게 차별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외신에서는 한국의 코로나19의 방역이 우수하다고 평가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방역물품을 요청하는 국가들도 늘고 있다. 정부도 코로나19의 대응이 세계적인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장애인들에 대한 조치는 부족함이 많다. 수어통역사들의 안전지원 조치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코로나19와 관련하여 진정으로 세계적인 표준 역할을 하려면 이러한 문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장애인의 문제를 비롯한 수어통역들의 안전에 대한 방안도 말이다. 이는 코로나19 때문만이 아니다. 재난상황에서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감염병이나 재난상황에서 수어통역사들의 배치나 안전조치가 올바로 마련될 때 농인들의 권리도 안전하게 보장된다는 것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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