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절반 이상 '투표 불가', 코로나 여파 vs 참정권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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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절반 이상 '투표 불가', 코로나 여파 vs 참정권 제한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4.0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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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코로나19 악화로 정상적 선거 실시 어려운 곳 중지 결정"
"주재국 강력 건의 등 있어 숙고 끝에 내린 결정"
재외국민유권자연대 "우편, 인터넷 투표 도입했어야", 헌법소원까지 제기
3일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들의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도훈 기자
3일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들의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도훈 기자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해외에 거주 및 체류 중인 유권자를 위한 재외투표가 지난 1일부터 시작이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재외투표가 불가능해진 재외공관이 총 55개국으로 늘었고 이로 인해 전체 재외선거인의 절반 이상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일 "제21대 국회의원 재외선거 투표가 1일 피지대사관재외투표소를 시작으로 전세계 66개국 96개 투표소에서 오는 6일까지 실시된다"고 밝혔다. 앞서 선관위는 "코로나19 상황의 급속한 악화로 재외선거 실시를 우려하는 주재국의 공식입장 표명이 있었거나, 주재국의 제재조치 강화로 재외국민의 안전이 우려되는 등 정상적인 재외선거 실시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주미국대사관 등 86개 재외공관(1일 현재)의 재외선거사무를 6일까지 중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선관위는 2일 ▲주인도대사관 ▲주엘살바도르대사관 ▲주블라디보스톡총영사관유즈노사할린스크출장소(러시아) ▲주이라크대사관아르빌분관 ▲주오만대사관 등 5개 재외공관의 재외선거사무를 추가로 중지시켰다. 이로 인해 이번 총선에서 투표권 행사가 불가능해진 재외공관은 총 55개국 91개 공관으로 늘었으며 전체 재외선거인의 50.7% 가량이 투표를 할 수 없게 됐다.

외교부는 2일 담화문에서 "각국 정부가 이동 제한, 지역폐쇄 등 행정명령을 발동함으로써 정상적인 선거 실시가 어려워진 상황과 감염 위험이 높은 곳에서 치르는 선거로 인해 우리 재외국민들의 안전과 건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고심에 찬 결정"이었다면서 "우리 재외국민들의 소중한 참정권 행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해당 지역 재외국민 여러분들의 이해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외국민유권자연대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편, 인터넷 투표 제도를 진작에 도입했다면 이번 문제로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선거법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연대에 따르면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 OECD 11개국이 우편 또는 인터넷 투표를 허용하고 일본,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공관투표와 우편투표를 병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 제도들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지난 1일에는 독일과 캐나다 재외국민들이 선관위의 중단 조치가 '위헌'이라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효력정지 가처분도 함께 진행했다. 이들을 대리하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는 "이번 결정은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재외선거사무 중지 결정' 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선관위가 법률상 근거 없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정을 내렸다. 또 적법한 절차대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국민의 기본권인 선거권을 과도하게 제한해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재외국민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정상적으로 선거를 진행하려는 입장이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이동 제한령이 내려지는 등 현지의 상황이 있어 정상적인 선거를 할 수 없고 주재국의 의견이 전달된 부분도 있어 숙고 끝에 중지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절반 이상이 투표를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우리로서도 당연히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지 사정을 생각하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우리가 무조건 선거 중단을 결정한 것도 아니고 선거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내린 결정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재외국민유권자연대가 주장한 우편투표, 인터넷투표에 대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선관위는 정해진 법을 가지고 집행하는 곳이고 지금의 법으로는 이들을 진행할 수 없다. 앞으로 21대 국회에서 개정을 해야할 부분이고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절반 이상의 재외국민이 투표를 못하게 되면서 이번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되지만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국가가 지켜주지 못한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반성과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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