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가능할 변화들①] 고전하는 다선 의원들, '물갈이'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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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가능할 변화들①] 고전하는 다선 의원들, '물갈이'의 마무리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4.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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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선 서청원, 6선 천정배, 5선 심재철 등 모두 고전
호남 지역구 의원 민주당에 모두 밀려, 나경원 김부겸 등 접전
'변화 없음'에 대한 지역구민의 비판, '물러나야할 인물'로 인식
살아남은 다선들 영향력 속 새로운 인물들이 보일 '변화' 주목
광주 서구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천정배 민생당 의원(왼쪽)이 양향자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주 서구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천정배 민생당 의원(왼쪽)이 양향자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지난 총선 공천부터 '물갈이'는 각 당의 가장 큰 숙제였다. 다선 의원들이 초반에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고 경선에서 탈락하는 사례도 나오면서 새로운 얼굴이 속속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물론 공천을 받고 경선에서 살아남아 '다선'에 도전하는 이들도 많다. 지역구의 든든한 지지를 뒤에 업고 자신의 자리를 수성하려는 이들 말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보면 다선 도전 국회의원들이 고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번 총선이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현재 다선에 도전하는 현역 의원을 보면 우리공화당 비례 2번을 받은 서청원 의원이 9선에 도전하며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천정배 민생당 의원이 7선, 또 대전 서구의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경기 안양 동안을의 심재철 미래통합당 후보가 6선에 도전한다.

또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천 계양구을에 출마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경기 오산에 출마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 광주 광산갑에 출마한 김동철 민생당 의원, 목포에 출마한 박지원 민생당 의원, 전북 전주병 정동영 민생당 의원 등이 5선에 도전한다.

하지만 지금 이들의 꿈이 모두 이루어질 가능성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9선을 위해 비례대표로 나선 서청원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공화당의 현 상황을 비춰볼 때 국회 입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남의 다선 의원들은 민주당 후보들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도 맞붙었던 양향자 민주당 후보에게 두 배 이상 뒤진 결과가 나오고 있으며 정동영 의원 역시 지난 총선에서 붙었던 김성주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파전으로 진행 중인 목포에서는 김원이 민주당 후보가 박지원 의원을 앞서고 있으며 김동철 의원도 이용빈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의 '국민의당 바람'을 탔던 이들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현역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지역구 수성은 물론 다선에도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4선 의원끼리 맞붙으며 '빅매치'가 된 대구 수성갑은 주호영 의원이 접전이지만 앞서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어 앞으로 상황에 따라 둘 중 한 사람은 다선에 실패하게 되며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수진 민주당 후보에 근소한 차이로 뒤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또 최재성 의원은 지난 2018년 보궐선거에서 붙었던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와 접전을 펼치고 있으며 심재철 후보는 현역 의원인 민주당 이재정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고전하고 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은 모두 5선에 도전한다. 사진=뉴시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은 모두 5선에 도전한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다선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잇달아 고전하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기존 인물에 대한 피로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지역구에서, 또는 국회에서 오랜 기간 의원직을 유지하면서도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한 지역구민의 비판이 이번 여론조사에 반영됐다는 의미다.

또 최근 열린민주당이 당 공약에 '국회의원 3선 제한법'을 내걸 정도로 국회의원만 '다선'의 권리를 누리는 것에 대한 불만도 한몫을 하고 있다. '국회의원 3선 제한', '국회의원 정년제' 등이 농담반 진담반 형식으로 회자되는 상황에서 다선 의원들은 그야말로 '물러나야할 인물'로 인식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전처럼 '지역구를 대표하는 인물'이 아니라 '지역구의 심판을 받아야하는 인물'이 된 것이 이번 다선 의원들의 가장 큰 핸디캡이라 볼 수 있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지난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별 지역구의 상황, 여기서 형성된 구도 세대교체 요구, 이런 것들이 영향을 끼치는데 특히 지금 정권 심판론에 실리냐, 그렇지 않느냐가 굉장히 상황을 좌우하는 측면이 있고 무소속 후보나 제3세력 후보 등의 완주 여부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에 이 점에서 다선 의원들의 운명이 갈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선 의원들이 국회에서 얼마나 살아남느냐는 앞으로 국회는 물론 정당 운영에도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살아남는 이들은 앞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다선들이 물러난 자리를 채울 새로운 인물들이 만들어 낼 변화도 주목되고 있다. 이는 곧 21대 국회가 새롭게 국민에게 다가가는 국회가 될 지, 아니면 이전처럼 무능으로 점철된 국회가 될 지를 결정할 부분이기도 하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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