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듬칼럼] 아이와 반려견 사이 보호자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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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듬칼럼] 아이와 반려견 사이 보호자의 역할
  • 이용선 훈련사
  • 승인 2020.04.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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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자란 반려견이 아이를 물 때
공격 아닌 경고성 표현 '마우스 펀치'
반려견·아이, 서로 대하는 법 알려줘야
상황따라 공간 분리, 서로에게 안정감 줘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시사주간=이용선 보듬컴퍼니 훈련사] 오래전부터 교육받던 반려견의 보호자에게 연락이 왔다. 어린 강아지 때부터 가르치던 반려견이 보호자의 아이를 물었다는 것이다.

그 반려견은 평소 사람들과 매우 잘 지내는 반려견이고, 다른 반려견들과도 잘 어울리는 등 과민하지 않은, 우리가 소위 말하는 사회성이 좋은 반려견이었다.

그런 친구가 보호자의 아이를 물었다니 전화를 받은 나조차 아주 놀랐다.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어보니, 평소 아이와 반려견은 매우 잘 지냈었고 서로에게 크게 반응도 없었는데 보호자가 설거지하는 사이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이와 흡사 한 일이 아주 많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은 아이나 반려견에게 정말 문제가 있다는 생각보다는 서로가 ‘그럴만하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보통 반려견은 아이가 뛰거나 고함지르거나, 아이가 반려견에게 기어서 돌진하면 놀라서 짖거나 으르렁거리기, 혹은 살짝 물거나 입으로 툭 치는 마우스 펀치라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반려견들 사이에서 ‘상대가 무례한 행동을 했을 때’ 내는 가벼운 경고성 표현이다.

반려견의 관점에서 보자. 아이가 불규칙한 행동이나 반려견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취할 때 반려견은 이에 대해 '마우스 펀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아이의 피부는 이보다 약하다 보니 상처가 날 확률이 높고, 보호자는 이를 보고 놀라서 상황을 크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위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아이들 대부분이 고함을 지르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는 등 반려견이 놀랄 만한 행동을 하며 성장하지 않는가. 단지 서로가 문제가 있다기보다 반려견도 아이를 이해할 시간이 필요하고, 아이도 반려견을 대하는 행동들이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이 시기는 아이와 반려견 모두에 대한 보호자의 관리 감독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충분한 나이가 되어 부모가 알려주는 ‘반려견을 대하는 법’을 인지하는 것과 반려견도 그 사이 ‘아이에게 적응하는 것’을 깨우쳐 나가는 것이 가장 균형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부분은 충분히 신경쓸 수 있다. 아이가 흥분하고 활동이 많은 시간대에는 반려견을 잠시 공간적으로 분리해준다면, 반려견도 충분히 안정을 느끼고 쉬려고 할 것이다. 이때 공간 분리를 위해 안전문을 방문에 설치해 분리해도 좋고, 켄넬을 이용해 서로를 분리하는 것도 좋다.

아이가 잠이 들거나 흥분을 가라앉혔을 때 반려견을 다시 방으로 나오게 하거나 혹은 잠시 집 밖으로 산책을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짧게 10분 정도여도 좋다.

이렇게 적절한 상황들을 고려해 서로를 분리해준다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간과해 아이와 반려견이 서로에게 지나친 상황들이 벌어진다면, 점점 반려견과 아이 간의 사이도 좋지 않아질 수 있다. 보호자는 꼭 이러한 상황에 집중해 관리를 잘 할 수 있길 바란다. 그렇다면 분명 반려견과 아이, 보호자 모두 서로를 가족으로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내 반려견이 아이가 생기기 전부터 과민하거나 공격성이 있고,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 뚜렷한 공격성이 보이거나 조금이라도 불안하다면 꼭 전문가를 찾길 바란다. 크게 당부하지만 보호자는 이를 관리해야지, 절대 아이를 두고 실험하면 안 된다. SW

ys.lee@bode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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