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코로나19로 달라진 투표소 #비닐장갑 #거리유지 #투표확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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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코로나19로 달라진 투표소 #비닐장갑 #거리유지 #투표확인증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0.04.1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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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오후 7시 기준 65.2%  
일회용 비닐장갑 등장에 '환경이냐 vs 방역이냐'
투표소 대기줄 '거리유지'…"성숙한 시민의식"  

4월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오후 7시 기준 최종 투표을 65.2%를 기록하며 1992년 치러진 제14대 총선 이후 28년 만에 선거의 새 역사를 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치러진 탓에 악재와 우려가 많았지만 역대급 투표율은 우리 국민들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투표율 만큼이나 달라진 4·15 총선 투표소 모습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전초등학교 잠전체육관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전초등학교 잠전체육관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일회용 비닐장갑'의 등장이다.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장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사전투표자들의 SNS 인증샷을 통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15일 총선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은 입구에서 가장 먼저 발열체크를 하고 이후 손소독을 한 뒤 현장에서 지급된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대기했다. 비닐장갑과 함께 마스크 미착용 유권자들을 위한 마스크가 함께 지급되기도 했다. 

비닐장갑에 이어 눈길을 끈 것은 줄을 선 유권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착용한 유권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1m 간격를 유지한 채 대기했고, 이 과정에서 잡음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15일 오전 서울 성동구 무학중학교 강당에 마련된 행당제2동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 전 비닐장갑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오전 서울 성동구 무학중학교 강당에 마련된 행당제2동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 전 비닐장갑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스크만 쓰고 있어도 답답한 상황에 비닐장갑까지 착용한 채 대기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에서도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자 차분하게 기다렸고, 본인 차례가 되면 신원확인을 한 뒤 투표용지를 받았다. 

48.1cm에 달하는 '역대급' 비례투표용지도 달라진 점 중 하나다. 후보를 낸 정당만 35곳에 달하다보니 선거 사상 최장 길이의 투표용지가 나오게 됐다. 

투표용지를 받은 유권자들은 순서에 따라 기표를 마치고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은 뒤, 비닐장갑을 벗어 투표소 출구에 마련된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으로 투표가 마무리됐다. 

이날 노량진1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이모씨(43)는 "아침 일찍 와서 대기가 길지 않았다. 손에 땀이 많아 비닐장갑이 불편했지만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조치는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5일 첫 투표를 마친 경기 수원시 조원고등학교 만 18세 학생유권자들이 투표확인증을 들고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첫 투표를 마친 경기 수원시 조원고등학교 만 18세 학생유권자들이 투표확인증을 들고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닐장갑의 등장으로 투표 인증샷에도 변화가 생겼다. 사전투표자들을 통해 비닐장갑 위에 투표도장이 찍힌 인증샷이 공개되자, 선거관리위원회는 비닐장갑을 벗고 손등에 도장을 찍는 것과 비닐장갑 위에 도장을 찍는 것 모두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표확인증'을 발급받아 인증샷을 찍는 유권자가 늘었다. 투표확인증은 투표를 마친 선거인이라면 투표소 내 선거관리인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투표확인증'은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때 처음 등장했다. 당시 일부 국공립 유료시설은 투표확인증을 가져가면 이용요금을 면제·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했다. 이후 손등 인증샷이 유행(?)을 타면서 투표확인증은 점점 잊혀졌다. 

그런가 하면 선거일 전후 비닐장갑 이용을 두고 폐기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선관위의 이 같은 방침을 이해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환경오염을 우려하며 개인장갑을 챙겨가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1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삼선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일정 간격을 두고 서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삼선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일정 간격을 두고 서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개인장갑 보다 일회용 장갑을 사용하는 게 방역에 훨씬 안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감염병 예방차원에서 그 정도는 허용하는 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의학전문가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장갑을 준비하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코로나19 정국에서는 맞지 않는 이야기라는 것. 코로나19 감염이 더 퍼지게 되면 더 많은 마스크, 방역복 등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일회용 사용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한 21대 총선 투표는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330곳의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최종 투표율은 오후 7시 기준 65.2%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총선 중 가장 높은 수치고, 1992년 치러진 제14대 총선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다. 

개표소는 전국 251곳에 마련됐으며 구·시·군별 차이는 있으나 오후 6시30분부터 개표가 시작됐다. 선관위는 개표율이 70~80% 정도가 되는 16일 새벽 2시께 지역구 당선자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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