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여정이 북한을 통치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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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여정이 북한을 통치한다면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0.04.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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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만찬장에서 ‘고향의 봄’을 따라 부르던 김여정.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만찬장에서 ‘고향의 봄’을 따라 부르던 김여정.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논설위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제기되면서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21일 김여정이 제1위원장으로 부상했다는 기사를 내보냈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2일 김여정이 최고지도자 권한대행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여정이 북한 2인자라는 소리는 요즘 들어 부쩍 늘었다.

지난달 3일 제1부부장 자격으로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 전날 김정은 위원장 지도 아래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한 데 대해 청와대가 우려를 표명하자 "군대에 있어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 행동"이라며 발끈했다.

그러면서 김여정 명의의 통지문이 군에까지 전달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 등 온갖 추측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게 김정은 위원장 유고 시 김여정이 대리 통치를 하다 그의 자녀들에게 물려준다는 설이 그럴 듯하게 퍼졌다.

급기야 지난 11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시켰다. 마치 이번 신변 이상설을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맞아 떨어졌다. 그의 위상은 2인자를 넘어 공동대표지위까지 격상하는 분위기다.

김여정은 김정일과 재일교포 출신의 무용수 고용희(2004년 사망)의 딸이다. 유년 시절 김정은과 스위스 유학을 함께하면서 동고동락해 그의 신뢰가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은 201112월 부친 김정일의 장례식 때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주요 행사 때마다 지근거리에서 의전을 챙겼다. 그는 20165월 노동당 중앙위원, 201710월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했다.

김여정은 2018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 김정은의 특사로 파견됐다. 이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에도 관여했다. 지난해 4'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지고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가 복귀했다. 선전선동부 소속이었던 김여정은 최근 '당중앙위 제1부부장'으로 임명되면서 조직지도부로 옮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직지도부는 당··군에 대한 인사권과 검열권을 갖는 최고 권력 부서다.

김여정은 1988년생으로 올해 만 32세다. 임신설이 있어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고 남편 또한 많은 설이 있지만 이마저도 비밀이다. 김일성종합대학에 다녔다고 하는데 이와 관련 알려진 게 없다.

2018427일 판문점 평화의집 만찬장에서 김여정은 고향의 봄을 살짝 따라 부르던 소녀 같은 모습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아버지 같은 나이 많은 간부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했다.

설령 김정은 위원장을 대신해 북한을 통치한다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북한 관련 인사들의 평이다. 그의 표덕함이 살아 있는 한 평온한 날은 없다고 봐야 한다.

최근 그의 위상은 단순 백두혈통 '공주' 수준을 넘어 동업자의 지위까지 올라간 듯 착각하게 한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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