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마음을 담다' 에 청각장애인이 화난 이유
상태바
KT '마음을 담다' 에 청각장애인이 화난 이유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4.23 17:05
  • 댓글 0
  • 트위터 419,5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어는 불완전, 음성언어는 정상', 수어 차별받는 현실 무시"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인권위에 차별 진정 "캠페인 유보하라"
KT "장애인들 만나 의견 수렴할 것, 유보 여부 결정된 바 없다"
'수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농인의 차별을 부추길 수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진정을 당한 KT '마음을 담다' 캠페인. 사진=광고 캡처
 장애인단체가 "KT '마음을 담다' 캠페인이 수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농인의 차별을 부추길 수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냈다.  사진=광고 캡처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AI(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청각장애인의 목소리를 찾아주는 KT의 '마음을 담다' 캠페인에 대해 장애인단체들이 '수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농인의 차별을 부추길 수 있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냈다.

장애인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23일 "KT의 '마음을 담다' 광고로 인해 농인 가족은 물론 비장애인들에게 수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부추길 우려가 있고, 수어로 생활하는 것은 불완전하고 음성언어로 생활해야 정상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직접적인 차별은 아니지만 수어에 대한 차별적 현실을 무시한 채 광고를 방영했고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명시된 '광고에 의한 차별'이다"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냈다.

KT는 인공지능 기술로 가족들의 목소리를 통해 농인의 목소리를 만들고 이를 가족에게 들려주는 내용의 '마음을 담다' 광고를 방영하고 있으며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제공하는 '목소리 찾기'를 오는 30일까지 신청받고 있다.

이에 대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KT의 광고는 농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비장애인들에게 '목소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고 이는 수어를 배워야하는 농아동들에게 수어가 아닌 음성언어를 선택하게 하는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수어가 아닌 가상의 목소리만을 들려주려는 것은 수어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며, 한국수화언어법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4항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한 제한, 배제, 분리, 거부 등 불리한 대우를 표시 및 조장하는 광고를 직접 행하거나 그러한 광고를 허용, 조장하는 경우'를 차별로 명시하고 있다. 이 경우 '광고'는 '통상적으로 불리한 대우를 조장하는 광고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를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장애인단체들은 KT의 캠페인이 수어보다는 음성언어가 더 낫다는 인식을 심어줘 수어를 쓰는 농인들에게 불리한 대우를 조장한다며 장애인 차별이 맞다고 밝히고 있다.

김철환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활동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농인들이 소통이 되지 않는 이유는 수어를 하는 이들이 없고 수어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KT는 이 본질을 덮고 '음성언어로 하면 된다'는 편한 생각으로 지금의 문제를 만들었다. 수어를 쓰는 이들이 굉장히 기분나빠하고 있고 이번 캠페인이 지금의 소통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기술 구현을 하려한다면 먼저 주변 사람들의 말을 수어로 구현하는 기술을 만들었어야하고 이를 음성언어로 다시 바꿔 활용하는 방법으로 농인들이 수어와 음성언어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한다. 수어를 먼저 활용하고 음성언어를 활용하는 것이 인권의 의미에도 맞는데 KT의 지금 행동은 앞뒤가 바뀌었다. 캠페인을 지금이라도 유보해야한다"고 밝혔다. 

차별진정 후 KT는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의 입장에서 보다 나은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T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지적된 부분들을 참고하고 앞으로 장애인 당사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를 종합해 보다 나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캠페인 유보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