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듬칼럼] 인내와 이해, 그리고 꾸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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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듬칼럼] 인내와 이해, 그리고 꾸준함
  • 이용선 훈련사
  • 승인 2020.04.2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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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용선 보듬컴퍼니 훈련사
필자가 기르고 가르치는 반려견들의 모습. 사진=이용선 보듬컴퍼니 훈련사

[시사주간=이용선 보듬컴퍼니 훈련사] 지난해 이맘때 쯤 생후 100일된, 아주 어린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가 필자에게 이런 질문 글을 남겼다.

“반려견이 무서워하는 것이 심해서 현관에 발 디디는 것도 무서워합니다. 도와주세요...왠지 잘 못 해주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크네요..”

보호자는 현관에서 반려견에게 그곳을 적응 시켜주기 위해 현관에서 간식을 주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반려견은 잘 먹지 않았고, 보호자는 이를 보며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질문 글을 보며 많은 고민을 했다. 사실 훈련사 생활을 하던 초기에는 이런 답변에 그저 방법들만 알려준 적이 많았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사람들에게 많은 답변을 전해주면서, 그 방법을 행동으로 옮기는 원리와 감정적인 이해 없이는 방법만 알려주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서서히 깨달았다.

몇 번씩 답변을 쓰다 지우다가를 반복하며 답변을 작성했다. 최대한 보호자의 감정적인 이해를 도우기 위함이었다.

“보호자님. 영상을 보니, 현관 바닥에 보호자님께서 직접 앉으셔서 반려견에게 편안함을 전달하고자 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반려견이 좀처럼 긴장을 풀지 않아서 많이 걱정이 되시고 뭔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조바심도 많이 나실 것입니다.”

글을 여러 번 읽으며 어떤 답변을 드리면 보호자님께서 도움이 될지 깊이 고민했다. 형식적인 답변보다 보호자의 감정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었다.

“사진 속 두 반려견은 저와 함께 지내고 있는 친구들입니다. 이제 곧 1살이 되고, 사진은 생후 2개월 때입니다. 왼쪽 친구는 처음 켄넬 연습을 할 때 이틀 동안 들어갈 때마다 낑낑 소리를 내고 짖었습니다. 오른쪽 친구는 계단, 하수도 철망을 아주 무서워했고, 건널목 주변에서 많이 놀라고 무서워해서 처음 건널 때 20분이 넘게 걸렸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이런 부분들 외에도 비슷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필요한 것은 단지 전문적인 정보 같은 조언만이 아니었다. 필자가 반려견에 대해 느끼는 감정만큼 보호자도 같은 마음을 가진다는 점이었다. 훈련사인 필자도 보호자만큼 반려견과 비슷한 시간을 거쳤고, 반려견의 비슷한 행동에 대해 어느샌가 문제로 받아들이게 된 것은 보호자의 조급한 마음, 걱정, 측은함에서 비롯됨이었다.

“걱정하지 마시고 반려견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짧게 자주자주 연습해보세요. 가슴줄과 리드줄 하는 연습부터 집안에서 하셔서 줄을 착용한 상태로 현관에서 적응 연습을 하셔도 좋고, 반려견이 너무 힘들어한다면 살짝 안고 나가셔서 현관 다음 코스에서 조금씩 적응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식사시간에 사료를 현관쪽에서 주거나 현관에서 식사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필자는 보호자께 본인의 이야기를 전했다. “앞으로 이런 일은 더 많아질 것입니다. 반려견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꾸준히 알려주고, 적응하게 해주며 인내하는 것입니다”

그렇다. 반려견을 가르친다는 것은 보호자 스스로의 인내와 이해에서 비롯된다. 질문한 보호자처럼 어린 반려견이라면 더더욱 그런 시간들이 필요하다. 어린 반려견이 아니라 성견이더라도 꼭 필요한 요소들이다. 반려견을 가르치는 것에 조급해 하지말자. 인내하고 이해하며, 꾸준하게 하자. 어느 격언을 빌린다. ‘꾸준함도 재능이다.’ SW

ys.lee@bode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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