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설과 ‘제2의 장성택’ 김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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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과 ‘제2의 장성택’ 김평일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0.04.2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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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과 친중수뇌부 쿠데타로 김여정이 감금상태 보도
김정은이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오면 이런 보도가 죄목
지난해 체코 대사 근무를 끝으로 40년 만에 평양으로 돌아온 김평일. 사진=DB
지난해 체코 대사 근무를 끝으로 40년 만에 평양으로 돌아온 김평일.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논설위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망설과 함께 떠오른 인물이 김평일(66)이다.

김평일은 김정일의 이복남동생으로 김정은의 삼촌이다. 그는 김정일과의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 1979년 이후 헝가리·불가리아 등 해외 공관들을 돌다 지난해 체코 대사 근무를 끝으로 40년 만에 평양으로 돌아왔다.

탈북민 출신인 태구민(본명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자는 지난 23일 김정은 유고 상황과 관련 김여정 체제로 가겠지만, 현 체제를 떠받드는 60, 70대 세력의 눈에 김여정(32)은 완전히 애송이라면서 다른 옵션으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김평일의 존재라고 말했다.

김평일은 말이 대사였지 존재감이 없는 처지였다. 태 당선자가 쓴 ‘3층 서기실의 비밀이라는 책에는 김평일과 말을 섞는 게 문제될까봐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는 대목이 나온다. 일거수일투족이 감시 대상이었음은 물론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시절부터 남성 혈족은 권력에서 철저히 배제하는 반면 여성 혈족은 중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쿠데타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남성 혈족을 철저히 경계한 것이다. 가장 극적인 예가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다. 장성택은 김정일 시대에 중용됐지만 수차례 지방으로 좌천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김정은 시대에는 그의 후견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201312월 종파행동 및 반당반혁명 혐의로 처형됐다.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 또한 2017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암살당했고, 그의 동복(同腹)형인 김정철은 현재 은신 생활을 하고 있다.

김정은은 집권 초반 군부를 시작으로 계급 강등 등의 방법으로 대대적인 숙청 바람을 일으켰다. 20127월 리영호를 군 총참모장에서 해임한 것을 시작으로 현영철 군 총참모장과 최부일 부총참모장,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계급을 강등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최고 실세로 통하던 최룡해마저 차수에서 대장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숙청 바람은 201312월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을 처형하면서 정점을 이뤘다. 권력을 다지기 위한 기본 포석이었다.

4월 중순쯤 중국으로부터 정보가 들어왔다. 얘기의 골자는 김평일을 2의 장성택으로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김평일이 오랜 기간 떠돌던 사람이고 배 다른 삼촌이어서 공개적인 숙청이 부담스러운지 몇 몇을 청소부로 내세웠다는 말도 들렸다.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에 김정은이 참배하지 않은 이유가 분분할 때 김평일 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대북제재에다 코로나사태로 주민들에게 쫓기는 양상인 김정은이 뭔가 탈출구를 찾거나 시선을 돌릴만한 그럴듯한 게 나와야 하는 타이밍이다.

김평일을 2의 장성택으로 만들어 공포정치를 부활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를 처형하는 죄목은 적당히 만들면 되고 누구 하나 토를 달 사람이 없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난데없이 본인이 심혈관계 수술설이 터졌고,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불명이라 뇌사 상태라는 등 전 세계 언론이 앞 다퉈 속보를 쏟아냈다.

김정은 유고 시 어린 김여정 보다는 김평일이 더 적임자라고 추켜세웠고, 한편으로는 김정은이 심장수술을 받고 열흘째 깨어나지 못하면서 김평일과 친중 수뇌부들이 합작해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후 김여정이 감금상태에 있다는 설도 오르내렸다.

만약 김정은이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온다면 김평일 관련 이런 묻지마 보도들은 그대로 그의 죄목이 될 수 있다. 장성택의 죄목이 치부(致富)였다면 김평일은 쿠데타 또는 역모가 되는 셈이다.

건강 이상설을 불식하고 그가 나타난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래서 더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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