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인가제' 폐지, 요금 인하 vs 요금 인상 '낙관과 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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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요금 인가제' 폐지, 요금 인하 vs 요금 인상 '낙관과 비관'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5.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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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인상 등 정부 허가 필요한 '인가제' 대신 '신고제'로 전환
과기부 "자율 경쟁으로 요금 인하 효과, 문제 있으면 반려 가능"
시민단체 "이동통신 공공성 포기, 요금 인상 빌미될 가능성 커"
지난 19일 시민단체들이 연 '요금인가제 폐지'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통신비 부담'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소비자시민모임
지난 19일 시민단체들이 연 '요금인가제 폐지'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통신비 부담'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소비자시민모임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통신요금 인상 등에 대해 정부가 허락을 해야만 시행할 수 있는 '통신요금 인가제'가 29년만에 폐지됐다. 시민단체들은 통신사들이 요금을 더 비싸게 올릴 수 있는 빌미를 준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통신사간의 자율 경쟁이 가능해지면서 오히려 요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일 요금 인가제 폐지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가결되면 1991년부터 만들어진 요금 인가제는 폐지된다.

통신요금 인가제는 통신 시장 과점 사업자가 요금을 인상하거나,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을 경우 반드시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로 소비자들에게 과다한 요금이 부여되는 것을 막고 후발 주자 기업들을 보호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동통신은 SK텔레콤, 유선전화는 KT가 과점 사업자 역할을 맡고 있다.

개정안은 이 인가제를 '신고제'로 바꾸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인가제를 폐지하는 대신 과점 사업자가 새로운 통신요금을 최초로 신고한다면 정부가 15일간 심사를 하고 문제가 발견될 시 반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와 통신업계는 통신요금 인가제가 이동통신사들의 자유로운 요금 경쟁을 막았고 이 때문에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지 못하고 통신사들간의 담합을 조장했다면서 인가제 폐지가 옳다고 주장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과거에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시장을 지배했지만, 여러 사업자의 자유 경쟁 체제로 가면 요금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전부터 요금 경쟁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있었고 글로벌 규약에 없는 제도라는 말이 나왔다. 인가제는 폐지되지만 절충안으로 정부가 심사 후 문제 발생 시 반려할 수 있도록 하는 '신고제'로 전환됐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얼마든지 반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의 우려처럼 요금이 급등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 정부가 가만히 손을 놓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번 폐지 결정이 '이동통신의 공공성 포기'이며 '과점 통신시장에서 통신사 자율로 요금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이라면서 국회 차원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요금인가제가 이동통신 3사의 자유로운 요금경쟁을 방해하고 규제의 효과는 별로 없다는 게 폐지 이유라고 하지만 현재도 요금을 인하할 때는 신고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오직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요금을 인상하거나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때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어 통신사들의 요금 경쟁을 저해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통신사들은 인가제 폐지를 통해 요금경쟁이 활발해져 통신비가 인하될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현재도 요금인하 시에는 신고만 하면 되는데도 요금을 인하하지 않았다. 인가제가 있어도 시장점유율이 90%인 이통 3사가 베끼기 요금을 통해 사실상의 요금담합을 하고 있는데 인가제를 폐지해 이통사들의 요금 경쟁을 활성화하고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춘다는 건 꿈 같은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가 '신고제'라는 절충안을 내세웠지만 신고제가 인가제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신고제가 인가제만큼 엄격하지 않고 기간도 15일로 짧아진 만큼 형식적인 절차에 머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남은경 경실련 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가제와 신고제는 완전히 다른 제도다. 인가제는 보고 확인해서 안되면 허가를 하지 않는 것인데 신고제는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허가를 내는 제도다. 그것을 15일만에 한다는 것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형식적인 절차가 될 수밖에 없다. 만약 SK텔레콤이 요금 인상 요인을 구구절절히 밝힌다면 정부가 무엇으로 반려를 할 수 있겠는가. 승인을 하면 다른 통신사도 똑같이 인상을 하게 된다. 그 문제를 생각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요금 인하'라는 장및빛 전망과 '요금 폭등'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공은 사실상 이동통신사로 넘어갔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의견이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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