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권력 세지면 스스로 경계해야 후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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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권력 세지면 스스로 경계해야 후환없다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05.2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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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것 탐해서는 온전하지 못한게 세상 이치’
‘지록위마’ ‘십상시’ 고사 되새겨야
주장환 논설위원
주장환 논설위원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중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이야기가 ‘지록위마(指鹿爲馬)’아닌가 한다.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이 죽자 이를 틈타 권력을 농락한 자가 환관 조고다. 그는 진시황이 후사로 지명한 맏아들 부소를 계략을 세워 죽이고, 그 동생인 호해를 2세 황제로 옹립한다. 그러고는 자신이 황제에 오르기 위해 호해를 허수아비로 만드는데, 이때 사용한 방법이 지록위마다. 조고가 사슴을 황제에게 바치며 ‘말(馬)입니다.’라고 하자 황제는 ‘어찌 사슴을 말이라 하는가’하고 반문한다. 그러나 신하들도 모두 말이라 주장하자 왕은 ‘내가 잘못 봤나’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기까지 한다. 그는 정사에서 일체 손을 떼고 몸을 낮추지만 결국 조고에게 살해당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제갈량은 <출사표>에서 후한이 망한 이유로 ‘친소인원현신(親小人遠賢臣)’ , 즉 소인을 가까이하고 현명한 신하를 멀리한 것을 지적했는데 대표적 사례가 10명의 내시 즉 ‘십상시’가 아닌가 한다. 이들의 죄목은 아래와 같다.

1. 범상작란(犯上作亂): 윗사람을 해치고 난을 일으켰다. 2. 기군망상(欺君罔上): 임금을 속이고 윗사람을 우롱했다. 3. 호가호위(狐假虎威): 황제의 권위를 이용해 횡포를 부렸다. 4. 매관매작(賣官賣爵) 가렴주구(苛斂誅求): 관직과 작위를 팔아 사리사욕을 채웠고 백성들을 가혹하게 착취했다. 5. 부재기위 불모기정(不在其位不謀其政): 공식적인 지위에 있지 않은 사람은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어겼다.

이 중 다섯번째인 ‘부재기위 불모기정’이 요즘은 특히 눈에 들어 온다. 이 고언을 행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의 것을 탐하는 욕심이 화근이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남의 것을 탐해서는 그 자리가 제대로 온전할 리가 없다.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길가에 떨어진 보석이라도 함부로 취하면 안 된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정의기억연대 스캔들은 그 꼼수가 너무 명백한데도 이를 감싸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한명숙 전 총리의 죄를 다시 조사해 보자는 사람도 있다. 자칫 검경수사권 조정을 압박하려는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수도 있다. 힘이 세어진 권력에 붙어 아부하고 말을 바꾸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권력이 세지면 지록위마를 경계하고 부재기위 불모기정의 고사를 새겨볼 일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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