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에 막힌 '예술인 권리보장', 21대 국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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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에 막힌 '예술인 권리보장', 21대 국회 가능?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5.2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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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표류 끝에 7일 수정법안 가결, 법사위 '보류' 결정
문화예술단체 "블랙리스트, 미투 피해 정쟁 도구로만 취급한 국회"
법안 취지와 다른 수정안 우려 "법 제정 운동, 간담회 등 계획"
지난해 11월 국회 앞에서 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요구하는 '예술인공동행동 긴급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지난해 11월 국회 앞에서 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요구하는 '예술인공동행동 긴급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문화예술계의 블랙리스트 논란과 성폭력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예술인권리보장법'이 끝내 20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 국회에서 '고용보험법'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가 전면 도입됐지만 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과 인권을 저해하는 것을 막는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많은 예술인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논의가 더 필요하다"면서 본회의 상정을 보류했다. 

예술인권리보장법은 지난 2019년 4월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국가와 지자체는 예술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예술인의 직업적 권리를 신장하여야하며, 예술을 검열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예술 활동의 성과를 전파하는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예술인은 예술 활동에 있어 성별에 따른 차별 등이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성희롱, 성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문화체육부장관은 성희롱, 성폭력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피해구제 지원기관을 지정하며 2년마다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발표해야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하지만 이 법안은 1년이 넘도록 여야의 대치 속에 표류하다가 20대 국회 종료를 앞둔 지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해 수정 가결됐다. 

그러나 수정안은 예술인을 '예술활동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 축소하고, 권리보장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근거를 삭제해 문체부 공무원들에게 예술인들의 권리 보호 업무를 맡겼으며, 권리침해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을 삭제했다. 

이 때문에 예술대학생, 예술가 지망생 등은 성희롱, 성폭력 등의 피해를 당해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고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을 한 공무원을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지는 등 법안의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이 수정안도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법원행정처에서 이견을 낼 정도로 체계자구에 문제가 있었고 취지는 공감하지만 신중해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검증을 통해 수정 의결해야한다"면서 법안 보류를 주장했고 결국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보류를 결정하면서 예술인권리보장법은 21대 국회로 넘어갔다.

앞서 18일 문화예술단체들은 공동성명에서 "결국 국회와 정치인들은 블랙리스트와 미투로 인한 문화예술인들의 피해를 상대 당을 공격하고 자당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정쟁의 도구로 취급했던 것임이 국회의 태도에서 드러나고 있다. 예술인권리보장법 조문 하나마다 많은 예술인들이 부당하게 겪은 피해들이 담겨 있다. 더 이상 권리침해로 인해 예술을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밝혔다.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법사위의 회의 영상을 봤는데 문체위 소위에 참여했던 위원들조차 자리에 있지 않았고 통합당 의원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는데도 민주당 의원들이 제대로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적폐 청산을 위한 국가 과제로 나온 것이 예술인권리보장법이고 반쪽짜리지만 '통과 후 개정'을 생각하며 통과를 요구했던 것인데 법안을 발의한 여당도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통과를 반대한 통합당은 당연히 문제고 민주당도 통과시키지 못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장관이 법사위에서 통과를 시켜줄 것을 요청하고 문체부도, 발의한 의원들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법원행정처에서 이견을 보내오는 등 문제가 생겨 법사위를 못 넘었다. 검토 과정에서 '예술인 범위'와 관련해 '불명확하다'는 의견이 있어 범위를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수정하지 않으면 통과가 어려웠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예술인권리보장법이 21대 국회로 넘어가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상황이 된 가운데 국회 통과 여부와 더불어 원안을 그대로 유지할 지, 수정안으로 통과를 시도할 지도 관심사다.

정윤희 위원장은 "민주당이 21대에서는 통과를 시키겠다고 말을 하지만 수정안으로 통과되느냐 원안으로 통과되느냐도 중요하다. 제정 운동을 새로 시작하겠다"고 밝혔고 문체부 관계자는 "21대 국회 개원 직후 간담회를 열어 설명을 드리고 의견을 받은 후 재발의안을 만들어 오는 8월경 발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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