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북한 대외선전매체들 '속삭이듯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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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북한 대외선전매체들 '속삭이듯 다가온다'
  • 양승진 논설위원
  • 승인 2020.05.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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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된 체제선전 벗어나 연성화된 방식으로 진화
최근 'Echo DPRK' 'NEW DPRK' 등 간접 선전 치중
실상 모르는 사람들에게 왜곡된 정보전달 가능성
유튜브로 방영되는
유튜브로 방영되는 'Echo DPRK' 평양의 은아. 사진=Echo DPRK

[시사주간=양승진 논설위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잠행 22일 만에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은 24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가 진행됐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지도하시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나타난 건 20일 만이고, 이번엔 22일 만이다. 그런데도 주요 언론들은 오보 후유증 때문인지 비교적 잠잠했다. 그 많던 대북 소식통들도 일제히 휴가를 떠난 것처럼 조용했다.

사실 20일이란 기간은 스탠트 시술을 해도 몇 번을 하고 장례를 치러도 몇 번 치렀을 시간이다. 당시 북한은 사망설을 의식해 오보라며 보수언론과 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가짜뉴스를 일정한 정치적, 경제적 목적을 노리고 특정한 대상이나 집단에 대한 허위사실을 의도적으로 조작하여 유포하는 여론조작 행위라고 정의하고, 최근에는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발달한 정보통신망 이용 덕분에 그 전파 속도와 침투력이 매우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맞춰 북한의 선전선동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관영·대외선전매체 등이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문구로 체제를 선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연성화된 문법과 제작 방식 다양화로 간접 선전에 치중하고 있다.

그 중 유튜브 채널 ‘Echo DPRK(북한의 메아리)’가 대표적이다.

안녕하세요. 평양의 은아입니다. 제 말을 믿기 어렵다면 직접 보여드릴게요하며 단발머리 여성 유튜버 은아가 영상 속에서 발랄하게 인사한다. 은아는 퇴근길 백화점에 들러 각종 과자를 구입하거나, 휴일을 맞아 놀이동산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평양 일상을 자랑한다.

해당 채널은 20178월 개설된 후 현재까지 40여개의 영상을 선보였다. 9000여명의 구독자도 보유하고 있어 나름 성과를 보이고 있다. 계정 명칭과 공개된 영상의 내용을 볼 때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대외선전매체로 추정된다.

북한은 Echo DPRK 채널을 통해 다양한 선전 방식을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북한 여성 유튜버는 지난 12일 북한 대동강수산물 시장 맛집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때 영상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다고 강조해 북한은 코로나 청정국이라는 당국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되풀이하는 식이다.

‘NEW DPRK’는 중국 웨이보를 통해 소식을 알린다.

매일 5~6개의 북한 관련 뉴스는 물론 해외 소식까지 짧게 논평하거나 김 위원장의 현장 시찰 모습 등을 꾸러미로 보여준다. 최근엔 남한과 관련된 뉴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n번방 사건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뇌물죄 사건 징역 35년 선고, 검찰의 전국 신천지 시설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올렸다. 해당 기사들의 조회수는 50~400 정도다.

이밖에 서광은 북한 주민들의 일상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기사들을 내보내고 관용매체인 메아리조선의 오늘등은 간접적인 논평을 일삼는다.

김 위원장이 잠적한 동안 이들 관용매체들이 북한을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실상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들 매체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어 조심스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친근한 인상의 사람이 전하는 말은 일반적으로 더 사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실상이 왜곡돼 전달 될 가능성도 크다.

속삭이듯 다가오는 북한의 선전수단을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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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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