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소비자물가, 6월 동향을 주목하는 이유
상태바
'불확실한' 소비자물가, 6월 동향을 주목하는 이유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0.06.02 11:21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개월만에 마이너스 전환 "석유류, 공공 서비스 등 하락 주도"
정부 "코로나19,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전세계적 물가하락, 예측 어려워"
'긴급생활지원금' 효과와 국제유가 상승 여부 등이 흐름 잡을 듯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와 국제 유가 하락 등이 물가 하락에 영향을 준 가운데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제회복의 방향과 소요 기간 등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해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살펴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1로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0.3%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9월 0.4% 하락 이후 8개월간 0~1%대의 상승을 기록했지만 5월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0.5% 각각 상승했고,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월대비, 전년동월대비 모두 0.1% 상승했다. 

반면 생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5%, 전년동월대비 0.7% 각각 하락했고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대비 2.5% 하락, 전년동월대비 3.4% 상승했으며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전월대비, 전년동월대비 모두 0.2% 하락했다.

통계청은 마이너스 물가로 돌아선 원인으로 '국제유가 인하로 인한 석유류 가격 둔화'를 들었고 "교육 분야 정책지원으로 고교 납입금, 유치원 납입금이 낮아지는 등 공공서비스의 가격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전월대비로 살펴보면 자동차용LPG(-11.8%), 경유(-8.1%), 등유(-7.7%), 휘발유(-7.1%) 등 석유류의 하락이 눈에 띄고 유치원납입금(-6.0%), 고등학교납입금(-6.0%) 등 공공서비스 분야의 하락도 눈에 띄었다. 석유류는 전월대비 -7.8%, 전년동월대비 -18.7%를 기록해 물가지수 하락을 유도한 결과를 낳았다.

서비스물가의 경우 전월대비 0.1% 하락, 전년동월대비 0.1% 상승으로 나타났는데 전년동월대비 0.1% 상승은 IMF 회복기였던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공공서비스가 전년동월대비 1.9% 하락한 것이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농축수산물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3.1%가 올랐는데 특히 축산물 7.2%, 수산물 7.7%, 채소류 9.8% 상승된 점이 주목받고 있다. 배추(102.1%), 양파(17.3%), 고등어(16.4%), 돼지고기(12.2%), 달걀(9.1%), 국산쇠고기(6.6%) 등 주요 식재료들의 상승이 컸다.

통계청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이며 긴급재난지원금의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5월에 전국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됐기에 전체적인 효과는 6월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물가가 낮은 수준으로 오르거나 하락되는 흐름을 보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일 브리핑에서 "디플레이션은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발생하는 수요 부족으로 물가가 낮아지는 현상이 계속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번은 수요의 원인이 아니라 공급의 원인이다. 석유류 하락도 이번 한 달밖에 되지 않기에 디플레이션으로 판단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심의관은 이어 "유가 반등으로 물가가 상승할 수 있고, 긴급재난지원금이 집계되면 서비스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글로벌 공급 체인의 문제 등이 생기면 물가가 하락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영향이 크기에 불확실성이 매우 커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을 물가 상승 및 하락의 변수로 보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일 오전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봉쇄조치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및 내수 부진 등 수요 측면의 충격과 유가 하락 등 공급 측면의 충격이 점차 가격에 반영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물가상승세 둔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며 예비적 저축 수요가 증가한 것도 주요국 물가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차관은 "향후 소비자물가의 흐름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어떤 모습의 회복세를 보이는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릴 정도로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해있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다음달 발표될 '6월 소비자물가동향'은 긴급생활지원금의 효과를 본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긴급생활지원금이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을 정도로 침체된 물가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불확실한 물가 대책 속에서 하나의 희망을 제시하는 결과를 낳을 지에 따라 코로나19 대응 정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SW

hcw@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