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코로나 백신 개발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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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코로나 백신 개발 속도전
  • 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 승인 2020.06.0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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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미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서 한 관계자가 '신종코로나 백신'이라고 쓰여져 있는 샘플 등을 냉장고에 넣고 있다. 사진은 NIAID가 제공한 날짜미상의 동영상 화면을 캡처한 것이다. 사진=AP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미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서 한 관계자가 '신종코로나 백신'이라고 쓰여져 있는 샘플 등을 냉장고에 넣고 있다. 사진은 NIAID가 제공한 날짜미상의 동영상 화면을 캡처한 것이다. 사진=AP

[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COVID-19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가 10만명이 넘었다는 소식을 톱뉴스로 다뤘다. 뉴욕타임스는 “희생자 규모가 숨을 멎게 할 정도”라며, 베트남전쟁(5만8200명)과 한국전쟁(Korean War, 3만6574명)에서 전사한 미군(美軍) 수보다 더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 2월 6일 캘리포니아에서 코로나 첫 사망자가 나온 뒤 111일만인 5월 27일에 총 사망자가 10만47명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 코로나 사망자(35만3400여명)의 약 28%에 해당한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은 “절대 도달하지 말았어야 할 치명적인 수”라며 “암울하고 비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매우 슬픈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5월 11일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할 백신(vaccine) 110종이 개발 중이다.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는 연말까지 코로나 백신 개발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임상 시험에 진입한 업체는 없다.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臨床試驗) 중인 백신 후보 제품은 모더나(미국, 2상 단계), 이노비오(미국, 1상), 미국 화이자ㆍ독일 바이오엔텍(1상), 옥스퍼드대학(영국, 1-2상), 중국 칸시노바이오로직스, 시노박, 우한생물제품연구소, 중국국립바이오텍(1-2상 단계) 등이다.

백신 개발에는 임상시험을 실시해야 한다. 임상시험(Clinical Trial)이란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험이다. 의약품 임상시험의 경우 해당 약물의 약동(藥動), 약력(藥力), 약리(藥理), 임상(臨床) 효과 등을 확인하고 이상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실시한다.

의약품 임상시험의 단계는 총4상(相, Phase)으로 이루어진다. 제1상(임상 1단계)에서는 소수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약물의 체내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안전성을 평가한다. 제2상에서는 적정용량의 범위와 용법을 평가한다. 제3상에서는 수백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최종적으로 검증한다. 제4상에서는 약물 시판 후 부작용을 추적하여 안전성을 재고하고, 추가적 연구를 시행한다.

미국 바이오 기업 모더나(Moderna)가 COVID-19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 시험 1상(相)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코로나 백신 후보(mRNA-1273)에 대한 임상 시험에서 시험 참가자 45명 전원에서 코로나 항체(抗體)가 형성됐다는 발표했다.

모더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蛋白質)만을 만드는 mRNA를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인체에 주입된 mRNA가 체세포에서 돌기 단백질을 만들고, 인체는 이를 이상(異狀)물질로 감지해 항체를 만든 다음 진짜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mRNA방식은 새로운 방식인 데다 아직까지 승인 받은 백신도 없다. 기존 백신은 바이러스를 비활성화(非活性化)시켜 인체에 주입해 항체(抗體)를 만드는 방식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스웨덴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으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백신을 개발 중인데 모더나 백신과 엇비슷한 단계에 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이노비오는 DNA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텍(BioNtech)과 함께 미국과 유럽에서 백신 임상 시험을 시작했다. 

홍콩의 대표 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南華早報)는 지난 5월 24일 중국 연구기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1차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즉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의학연구소장 천웨이(陳薇)가 이끄는 연구팀이 의학 전문지 ‘랜싯(The Lancet)’에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주민 1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백신 투여량에 따라 저ㆍ중ㆍ고 3개 집단으로 나눠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후 관찰하는 1차 임상시험을 전개했다. 백신 접종 후 28일 후에 관찰한 결과, 108명의 백신 접종자 중 105명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결합해 면역체계에 이를 알려주는 항체가 형성됐다. 97명은 면역세포인 T세포 또는 코로나19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가 형성되는 것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자원자 508명을 대상으로 2차 임상시험에 들어갔으며, 2차 임상시험이 성공하면 3차 임상시험을 할 예정이다. 천웨이 연구소장은 “1차 백신 접종으로 항체와 T세포가 형성됐다는 것은 이 백신이 코로나19 백신의 잠재적인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다만 면역반응이 일어났다고 해서 사람을 코로나19에서 보호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5월 29일 브리핑에서 “미국과 국내에서 진행되는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서, 이 약물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렘데시비르에 긴급사용 승인을 내리면, 이 약물이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5월 초에 렘데시비르를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이상의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에볼라(Ebola) 출혈열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물로, 사람 세포 속에 들어온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증식을 멈추는 기능을 한다.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이미 장기전(長期戰)으로 접어들었다. 코로나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야생에는 미지의 수많은 바이러스가 존재하고 있다. 이에 제2, 제3의 코로나 사태가 오지 않을 거라고 단언할 수 없다. 신종 전염병은 ‘푸시(push) & 풀(pull)’ 배경으로 ‘믹서기 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옮긴다.

인수(人獸)공통감염병을 일으키는 핵심은 중간매개동물이다. 사스(SARS)는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에게 전염돼 만들어 졌고, 메르스(MERS)는 낙타가 ‘믹서기’ 역할을 했다. 믹서기 동물의 특징은 사람과 자주 접촉하는 가축이라는 점이다. 이에 향후 어떤 동물이 믹서기 동물 역할을 해서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인간과 동물의 보건 방역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원헬스(one-health) 개념이 중요하다. 야생동물과 가축 그리고 사람을 통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One-Health’ 개념은 지난 2003년 SARS를 계기로 형성되었다. 즉 가축 단계에서 전염병의 유행을 통제하지 않으면 결국 사람에게 넘어온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야생동물의 이동에는 국경이 없으므로 바이러스로 인한 대재앙(大災殃)을 예방하려면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난개발도 지양돼야 한다. 예를 들면, 지난 1998년 말레이시아를 강타한 니파바이러스감염증(Nipahvirus infection)은 농지 개간으로 인해 본래의 서식지를 잃은 얼굴이 여우와 비슷해 날여우(flying fox)라고도 불리는 과일박쥐(acerodon)가 이주를 강요당하는 푸시(push) 요인에서 시작됐다.

쫓겨난 과일박쥐는 망고나무가 잔뜩 심어진 어느 양돈농가에 정착하게 되는데, 이곳의 풍부한 먹잇감은 야생동물을 끌어당기는 풀(pull) 요인이 된다. 과일박쥐가 먹고 버린 망고를 양돈장의 돼지가 먹었고, 돼지의 타액, 비점액 등 분비물 및 배출액에 직접 접촉한 농부로 전염이 되어 급성ㆍ열성 바이러스성 질병인 니파바이러스감염증이 일어났다. 증상은 발현 초기에는 독감과 유사한 발열, 근육통 등을 나타내지만 뇌염으로 진행되어 사망하게 된다.

만약에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면 꾸준히 연구하여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그래야 전혀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하더라도 나름대로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이 생긴다. 개인도 바이러스에 관한 상식을 갖추고 이를 준수해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비상인 가운데 예방의학, 감염의학, 방역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이 일선 의료진 활동을 돕고 있는데 의사 면허증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자문단의 판단을 믿을 수 없다고 발언하여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SW

pmy@sisa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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