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논란 불어나도 당내 ‘함구령’ 급급
상태바
민주당, 논란 불어나도 당내 ‘함구령’ 급급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6.04 17:18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해 징계 및 함구령까지 내리고 있어, 합리적인 해결보다 내부 입단속 수위만 올리는 것 아니냐는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당이 추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대해 당내에서 나홀로 반대 의견을 강하게 피력한 인물이다. 당해 12월 가결된 공수처법 표결에서도 금 전 의원은 홀로 기권표를 던지자, 당월 민주당원 500여명이 낸 징계청원을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달 25일 당론 위배 행위라는 이유로 경고 처분 징계를 내렸다.

이로 인해 민주당은 야당 뿐만 아니라 당 내에서 강한 비판의 목소리에 직면하고 있다. 헌법·국회법 및 당규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의원의 자율성을 침해해 당 거수기로 만들었다’는 비판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해찬 당 대표는 다른 여타 논란에 대한 처리 방식처럼 ‘함구령’을 선택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전 비공개 회의에서도 이에 대해 “주요 현안에 대해 당내 이견이 있는 것으로 비치는 건 좋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으로선 관련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보다 단속이란 방향에 더욱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지난달 터진 정의기억연대 회계 논란을 민주당 지도부는 당사자인 윤미향 의원에 대한 의혹 규명 또는 국민 여론에 따른 결정보다 ‘함구령’으로 내부 입단속을 시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의 이 같은 내부 단속 방식은 제21대 국회 시작 시점부터 당의 절반을 차지하는 초선의원에 대한 묵시적 지침까지 염두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도부의 행보에 정면 반박하는 소신파도 있다. 지난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응천 의원은 “낙천이란 어마어마한 책임을 졌는데 어떻게 그 이상 벌할 수 있나”며 “소신 판단으로 징계를 한다는 건 본적 없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도 같은 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에서 “헌법에서 국회의원은 국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수행토록 규정하고 있다. 윤리심판원은 당헌·당규가 우선인지, 헌법이 우선인지 정리하는게 맞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예 지도부에 정면 반박한 인물도 있다. 지난 3일 이 대표의 최고위 직전 함구령에도 김해영 최고위원은 최고위 자리에서 “헌법적 차원의 숙의를 해달라. 이번 징계는 정당 민주주의에서 의원의 직무상 양심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보여주는 문제”라 비판했다. 김 위원은 지난해 조국사태를 비롯해 문희상 전 국회의장 지역구 세습 논란, 정의연 논란에도 자기 발언을 하는 등 대표적인 소신파로 이름나있다.

민주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을 비롯해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침묵,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라임사태 및 올해 윤미향 정의연 논란, 금태섭 징계 등 주요 정치적 논란이 된 사건들에 대해 당내 언급 금지 키워드로 설정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7석이란 막강한 입법 권력 확보가 오히려 불어나는 당내 문제로 독이 되는 형국이라, 이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처 방식은 앞으로도 주목 받을 전망이다. SW

hjy@economicpost.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