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포기’, 대세론 잡으려는 김부겸의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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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포기’, 대세론 잡으려는 김부겸의 도박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0.06.1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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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도전이 유력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사진=김부겸 전 의원 페이스북
당권 도전이 유력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사진=김부겸 전 의원 페이스북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당권이냐 대권이냐’ 오는 8월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김부겸 전 의원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른 이낙연 의원의 ‘대세론’이 현재까지는 힘을 얻고 있지만 대선 출마를 할 경우 내년 3월에 사퇴해야하는 ‘시한부 대표’라는 점과 ‘당권, 대권 독점’에 대한 당내 견제 심리를 바탕으로 김 전 의원이 ‘대선 포기’ 카드를 꺼내며 승부를 거는 모습이다.

지난 10일 김부겸 전 의원은 역시 당 대표 출마를 준비 중인 우원식, 홍영표 의원을 차례로 만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이며 대표가 되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표 의원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김 전 의원이) ‘당선되면 2년 임기를 다 채우겠다’는 말을 강조했다. 제가 문제로 제기했던 ‘대권주자들의 당권 도전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김 전 의원은)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김 전 의원은 지난 16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회가 정상화되고 상임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면 그 시기를 보고 출마를 선언하겠다”고 밝히면서 임기 완수에 대해 “여러분이 알고 있는 바와 같다. 그것이 지금까지 내가 추구해온 책임있는 정치의 모습이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다.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지난 4.15 총선 압승을 이끌었고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낙연 의원과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영남권 대권주자로 여전히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의 맞대결이 예상되면서 ‘대선 전초전’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당헌의 ‘대권, 당권 분리 조항’에 따라 대선에 출마할 경우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에 당 대표직을 물러나야하기 때문에 ‘7개월짜리 대표’를 선출해야한다는 문제가 발생했고 대권주자가 당권까지 차지하겠다는 것은 ‘독점’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두 사람의 출마를 막아야한다는 말도 나오기도 했다.

당권주자인 우원식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당이 지켜줘야 할 대권후보간의 각축전이 벌어지면 두 후보의 상징성과 치열한 경쟁의 성격상 어떤 결과가 나와도 대선후보들에게 큰 상처만 남을 수 있다. 대선 전초전으로 성격이 달라지고 벌써 합종연횡, 힘겨루기, 대리 논쟁 등 낡은 문법들이 언론의 소재로 쓰인다. 갈등과 분열을 반복하던 과거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 당내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두 후보의 불출마를 촉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의원이 ‘2년 임기 완수’를 다시 강조하면서 ‘대선 포기’ 승부수가 통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세론에 맞선 배수의 진’이라는 게 많은 이들의 의견이다.

그는 지난 4월 대구 수성갑 총선 유세에서 “총선을 넘어 대구를 부흥시키고 지역주의 정치, 진영정치를 청산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확실히 개혁하는 길을 가겠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는데, 당시 많은 이들은 그의 대권 도전을 ‘영남권 대권후보’로의 존재감을 알려 선거 판세를 뒤집으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이런 예 때문에 이번 ‘대선 포기’ 카드를 총선과 비슷한 작전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더 나아가 과거 수도권 3선을 버리고 민주당의 불모지였던 대구에 출마했던 것과 비슷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2년간 책임지는, 포기하지 않는 당 대표’를 강조하고 당을 위해 자신의 꿈을 희생하며 헌신하는 모습으로 존재감을 발휘한다면 대세론을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대권을 포기할 경우 ‘독점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총선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패하면서 유력 대권주자로 나아가는 데 실패한 현 상황에서 ‘대선 포기’가 큰 메리트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 이낙연 의원의 대세론에는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가 뒷받침을 한다면 7개월이란 시간도 충분하다’는 입장이 깔려있다. 심지어 김 전 의원의 작전을 ‘너무 눈에 보이는 작전’이라고 평가 절하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나름대로 배수의 진을 쳤다고 하지만 결국 이 의원의 대세론만 확인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전 의원의 대권 꿈이 사실상 사라지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이달 말로 출마 선언이 예정된 상황에서 여러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사이 그가 생각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의 승부수가 대세론을 잡고 민주당에 바람을 일으킬 지, 아니면 오히려 대세론의 불쏘시개가 되며 정치 생명까지 위협받는 치명적인 결정이 될 것인지, 그의 출마 선언 이후가 주목된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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