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때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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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때의 대응
  • 시사주간
  • 승인 2020.06.1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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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를 악의로 되돌려 주는 북한
대화 때는 미소로, 대응 때는 엄격하게
사진=문화공보부
사진=문화공보부

북한이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가 하면 연일 우리 정부와 대통령을 향해 조폭식 악담을 쏟아내자 청와대가 마침내 참지 못했는지 "무례하다".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되받아친 일은 오랜만에 기개 넘치는 정부를 본 것 같아 속이 다 후련하다. 문 대통령도 “최선을 다했지만 굉장히 실망스럽다”고도 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금도를 넘었다”고 비난했다.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지만 워낙 북한에 관대하던 사람들 입에서 나온 말인 만큼 귀를 의심케했다.

사람이 한 번 물러서면 자꾸 뒷걸음질 치게 된다. 상대가 얕잡아 보고 더 거칠게 압박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한을 살살 달래면 뭔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늘 그래왔듯이 돌아오는 건 입에 담지 못할 욕이요, 협박이었다. 일개 개인이든 국민이든 국가든 자존심을 버리면 예종의 길로 들어선다. 그런 의미에서 1976년 8·18 도끼만행사건 때의 우리측 대응를 반추해 보자.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공동경비구역에 제1공수여단을 투입, 사건의 발단이 된 미루나무를 잘라버리고 북한군 초소들을 박살냈다. 미국은 동해상에 항모전단을 배치하고 B-52를 띄워 압박했다. 결국 김일성은 군사정전위원회을 열자고 제의하고 유감을 표했다. 사실상의 사과였다.

우리는 북한에 늘 당당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쩔쩔매는 버릇이 생겼다. 좌파정부가 유독 심하다. 무슨 약점이라도 잡혔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한민족이라는 정서적 동질감 때문에 무조건 감싸고 드는 것도 아닐텐데 정말 의아하다. 글로벌시대에 한 민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늘 이리떼처럼 눈을 부라리는 것도 괴이하다. ‘386’을 주축으로 한 친북집단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공산당은 레닌, 모택동 이래 늘 그래왔듯이 하나를 양보하면 둘을, 둘을 양보하면 셋을 요구한다. 우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보일수록 더 심하게 도발할 것이다. 이런게 그들의 본 모습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자. 우리가 종전선언 어쩌고 하는 동안 북한은 확고한 핵 보유국으로 자리잡았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대화를 할 때는 미소로, 대응을 할 때는 엄격하게 해야 하는 법이다. 국민들은 우리의 자존심을 지키고 앙양시켜 줄 정부에 박수친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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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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