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디지털위안화 내년 코앞, 한국은 어디쯤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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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中디지털위안화 내년 코앞, 한국은 어디쯤 왔나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06.2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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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더욱 본격화된 디지털 화폐 시대, 선진국 CBDC 발행 준비 앞다퉈
가장 앞서나가는 中 내년 전면 도입 계획, 한은은 15일 법률자문단 출범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장기화되면서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시대도 본격적인 포문이 열리고 있다. 중국이 내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맞춰 '디지털 위안화'를 전면 도입할 계획이 알려지면서, 각국 중앙은행들도 서둘러 CBDC 발행 준비에 나서고 있는 것. 

먼저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중국 인민은행은 세계 최초 디지털 화폐 발행을 목표로 이미 2014년 CBDC 연구팀을 신설한 바 있다. 2016년에는 디지털화폐연구소를 신설하고 2016년 말에는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들이 참여한 디지털상업어음 거래체제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 2월에는 CBDC 관련 특허를 84개나 출원했으며, 현재 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 중국농협은행, 알리페이, 텐센트, 유니온페이 등과 함께 검증 실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CBDC, 안전성과 효율성에서 기존 통화보다 우수해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그렇다면 중국이 이토록 CBDC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블록체인(분산저장) 기술을 기반으로 중앙은행이 발행 및 보증하는 전자화폐인 CBDC는 민간이 발행하는 기존 가상화폐와는 안전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비트코인 등 기존 가상화폐는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며 널을 뛰는 것이 문제점이지만, CBDC는 국가가 책임지기 때문에 수요 변화에 따라 공급을 조절해 안정적이다. 

또 시중은행보다도 유동성 위험 측면에서 더욱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ECB) 이사회 위원이자 리투아니아 은행 이사회 의장인 비타스 바실리아우스카스는 작년 미국 워싱턴서 열린 ‘브레튼우즈 개혁위원회’(Reinventing Bretton Woods Committee) 컨퍼런스의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 관리’ 세션에서 "시중은행 고객은 은행이 파산할 경우 예금자보호법으로 정해진 금액을 넘어선 경우 보호 받지 못하지만,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이므로 시중은행보다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또 보도에 따르면 IMF 장 타오 부총재는 올해 2월 영국 런던 정경대학에서 열린 ‘중국 무역과 금융 세계화’ 컨퍼런스에서 "CBDC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결제 효율성도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은행과 멀리 떨어진 농촌이나 빈곤층에게는 결제 시스템도 접근하기 쉽지 않고, 일부 국가의 경우 지리적 특성으로 현금을 관리하는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국이 CBDC를 통한 디지털 위안화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미국 달러에 도전하고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끌어올리려는 큰 그림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위안화 국제화 추진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으며 ‘무역결제통화’에서 ‘투자통화’, 다시 ‘외환준비통화’로 나아가는 3단계 추진계획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위안화는 국제결제시장에서 1위인 달러화보다 한참 낮은 수준으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4월 국제지급거래에서 달러가 43.37%인 것에 비해 위안화 비중은 1.66%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 속 중국이 디지털위안화를 추진하면, 미국 달러화를 대체하기엔 아직 회의적일지 몰라도 국제적 위치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CBDC에서 앞서 나가면 위안화의 국제적 위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달러는 가치 폭락 등 급격한 추락이 예견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현재 예일대 선임 연구위원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 스티븐 로치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미 달러 시대'는 이제 끝으로 가고 있을지 모른다”면서 “미국의 막대한 부채와 저축 감소가 달러 가치를 35%까지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블룸버그 칼럼에서도 "세계 기축통화로서 미 달러의 '과도한 특권' 시대는 이제 끝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 중국 CBDC 대응 위해 똘똘 뭉친 선진국, 한국은 어디쯤 왔나?

한국 은행 이주열 총재의 최근 기자간담회에서의 모습. 사진 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최근 기자간담회에서의 모습. 사진출처=한국은행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일본 등 글로벌 금융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중국의 CBDC 공세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국제결제은행(BIS)과 함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공동 연구 그룹을 결성했다. 영국은행은 “CBDC 공동 연구 그룹은 CBDC 사용 사례, 국제적 호환성을 포함한 경제적·기능적·기술적 디자인 선택 등을 평가하며 새로운 기술에 대한 지식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융 주요 7개국 중앙은행들의 디지털화폐(CBDC) 공동 연구 그룹에는 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위상이 아직 낮은 데다 유럽 대륙 중심으로 구성원이 채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홍콩·싱가포르·스웨덴·캐나다 중앙은행 등과 함께 국제통화기금(IMF) 공동 연구 그룹에 속해 CBDC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적으로는 15일 ‘CBDC 법률자문단’을 출범하고 최근 CBDC 관련 법적 쟁점과 법률 제·개정 사항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전공 분야와 관련 연구 실적 등을 고려해 외부전문가를 선정한 결과 정경영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홍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용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희원 법무법인 율촌 고문, 이정민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김기환 한은 법규제도실장 등 IT·금융 분야의 외부 법률전문가와 내부전문가 6명이 함께한다. 자문단 운영 기간은 내년 5월까지로 한은은 1년간 자문단을 우선 운영하고 지속 여부를 추후 검토할 예정이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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