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보랏빛 엽서와 초록빛 보약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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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보랏빛 엽서와 초록빛 보약 '매실'
  • 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 승인 2020.06.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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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필자는 매주 <청송건강칼럼> 1편(A4 4-5매)과 <박명윤칼럼> 1편(A4 1-2매)을 집필하여 누구나 읽고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면서 <Facebook>에 올리고 있다. 이에 낮 시간에는 칼럼 집필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 서적을 읽는다. 오후 6시경에 저녁식사를 한 후 대개 12시까지 컴퓨터 작업으로 원고를 작성한다. 그리고 <YouTube>를 통해 노래 몇 곡을 감상하고 취침한다.

요즘은 바야흐로 트로트 전성시대다. 트로트(trot)는 4분의 4박자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한 장르(genre)다. 우리나라에 트로트풍(風)의 음악이 도입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말부터 이지만, 1960년대부터 다시 발전하기 시작하여 1970년대에 이르러 폭스트로트(fox-trot)의 4분의 4박자를 기본으로 하되, 강약의 박자를 넣고 독특한 꺾기 창법(唱法)을 구사하여 독자적인 가요 형식으로 완성되었다.

최근에 불기 시작한 ‘트로트 열풍’의 시작과 중심에 ‘미스트롯(Miss Trot) 진(眞) 송가인이 있다. 2019년 2월 28일부터 5월 2일까지 TV조선에서 방영된 트로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12,000:1의 경쟁률을 뚫고 우승을 차지하여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트로트 열풍‘의 최고 주역인 송가인은 1986년 전남 진도에서 출생하였으며,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음악극과를 졸업했다.

필자가 즐겨 듣는 노래 중에 미스터트롯(Mr. Trot) 진(眞)으로 선발된 임영웅의 ‘보라빛 엽서’가 있다. 올해 1월2일부터 3월14일까지 TV조선에서 방영된 미스터트롯 준결승 레전드 미션에서 임영웅(1991년 경기도 포천 출생)은 노래 제목에 맞추어 보랏빛 양복을 입고 묵직한 중저음으로 미소를 지으며 노래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보라빛 엽서’를 작곡한 설운도 가수도 임영웅이 “절제되고 강약을 확실하게 처리했으며, 특히 후렴구(後斂句) 부분을 멋지게 불렀다”고 심사평을 했다. 1997년에 발표된 '보라빛 엽서'는 엽서에 사연(事緣, story)을 적어 보냈던 90년대 풍경을 반영한 가사가 서정적(抒情的)이다.  

‘보라빛 엽서’의 가사(歌詞): ‘보라빛 엽서에 실려 온 향기는/ 당신의 눈물인가 이별의 마음인가/ 한숨 속에 묻힌 사연 지워 보려 해도/ 떠나 버린 당신 마음 붙잡을 수 없네/ 오늘도 가버린 당신의 생각엔/ 눈물로 써 내려간 얼룩진 일기장엔/ 다시 못 올 그대 모습 기다리는 사연. ...(후렴구)’ 

'보라색'은 외향적 심리를 나타내는 빨강과 구심적 심리를 나타내는 파랑이 혼합된 색으로 몸과 마음의 조화를 원할 때 끌리게 되는 색이다. 고대 세계에서 보라색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황제, 권위, 명성, 존엄성 등을 나타내는 색이었으며, 서양에서 보라색은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 이에 보라색 염료(染料)는 엄청나게 비싼 물건이었다. 

보라색은 무지개(빨간색-주황색-노란색-초록색-파란색-남색-보라색) 색깔 중 하나이며, 영어에서는 보라색을 ‘purple’과 ‘violet’으로 나눈다. ‘퍼플’은 붉은빛이 더 강한 자주색(紫朱色)이며, ‘바이올렛’은 푸른빛이 더 강한 청자색(靑紫色)이다. ‘보라’는 고유어이며, 색깔을 가리키는 단어 중 한자어가 아닌 순우리말이 남아 있는 것은 오방색(五方色) 외는 보라색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색채 심리학자 스에나가 티미오는 보라색은 치유(治癒)의 색이며, 숭고함과 신비스러움의 색으로 보았다.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픈 시기에 유난히 보라색을 가까이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으며, 특히 몸이 허약하거나 병약(病弱)한 아이들이 보라색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화(聖畵)에서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가 수난을 당하는 장면에서 연보라색 옷을 입고 있을 때가 있다.  

우리는 매일 다양한 색을 가진 식품을 먹는데, 천연의 빛깔을 가지고 있는 식품을 컬러푸드(color food)라고 부른다. 컬러푸드의 빨강, 노랑, 초록, 보라, 검정, 흰색 등의 색깔은 식품의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는 성분에 의한 것이다. 파이토케미컬은 식품의 색깔을 위시하여 식품 고유의 맛과 향을 부여하고 항산화 작용, 면역기능 증가 등 건강에 이로운 역할을 한다.

보라색(붉은빛) 식품 중에서 필자는 비트(beetroot)를 아내와 함께 즐겨 먹는다. 요즘 비트 가격은 2kg(비트 4개)에 12,700원 정도이다. 비트는 이탈리아 서남단에 있는 지중해 최대의 섬 시칠리아(Sicilia)가 재배의 기원이며, 16세기 독일에서 본격적으로 재배가 시작되었다.

근채류(根菜類) 비트의 열량은 100g당 37kcal이다. 비트에는 베타인(betaine)이라는 색소가 함유되어 있어 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토마토의 8배에 달하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 활용은 생것 그대로 샐러드나 생채로 먹어도 좋고, 수프를 끓이거나 전을 부쳐도 맛있다. 비트는 표면이 매끄럽고 모양이 둥그스름한 것을 골라야 하며, 수확한 지 얼마 안 된 것은 잘랐을 때 붉은색이 선명하다.

‘초록색’ 보약 매실(梅實)은 한철 먹는 과일이 아니라 가정상비약(家庭常備藥)이며, 사시사철 즐기는 별미(別味) 식품이다. 올해 매실 생산량은 저온피해와 강풍피해 등으로 지난해보다 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며, 3만1912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6월 1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락값은 10kg 상품(上品) 한 상자에 2만8000원선으로, 지난해보다 8% 정도 높았다.

5월 하순께 수확을 시작하는 매실은 6월 한철이 지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다. 매실은 소화불량, 피로회복, 간(肝)기능 향상, 식중독 예방 등에 효능이 있다. 또한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각종 비타민, 무기질, 폴리페놀(polyphenol)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매실은 수확한 시기에 따라 녹매(綠梅)ㆍ청매(靑梅)ㆍ황매(黃梅) 등으로 부른다. 호칭이 다르다고 품종이 다른 것은 아니고 열매가 여문 정도에 따라 종류를 나눈다. <녹매>는 씨가 단단하게 굳지 않아 아직 덜 익은 풋매실을 말하며, 껍질이 진한 녹색을 띠므로 녹매라고 부른다. 아직 미숙한 상태이기에 풋내와 쓴맛이 나며, 칼로 자르면 씨앗이 곧잘 잘라진다.

덜 익은 푸른 녹매의 씨와 과육(果肉) 속에는 아미그달린(amygdaline)이라는 청산배당체(靑酸配糖體)가 함유되어 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잔효소인 아미그달라제(amygdalase)에 의해 분해 되어 청산을 생산해 중독(中毒)을 일으킨다. 생체에 흡수된 청산은 중추신경의 자극과 마비를 동시에 일으키고, 혈액중의 산화환원작용을 잃게 하여 순식간에 사망하게 된다. 치사량은 청산은 약 0.05g, 청산가리(靑酸加里, potassium cyanide)는 약 0.2g으로 알려져 있다.

<청매>란 열매가 완전히 익기 전 과육이 단단한 상태일 때 수확한 매실이며, 껍질의 색이 옅어지면서 과피(果皮)에 푸른 빛깔이 돌기 때문에 <청매>라고 부른다. 이에 ‘초록 매실’이란 이미지엔 <녹매>가 가장 잘 어울리지만, 우리가 시중에서 보는 매실은 <녹매>의 다음 단계인 <청매>이다. <청매>의 씨앗은 단단해서 쉽게 잘리지 않는다.

<황매>란 껍질이 노란 빛깔로 물든 매실을 말하며, 충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했기 때문에 <청매>에 비해 신맛이 약하고 달콤한 향이 진하게 풍긴다. <황매>는 사과산(沙果酸, malic acid) 함량이 줄어든 대신 구연산(枸櫞酸)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구연산(citric acid)은 우리 몸에 쌓이는 젖산(lactic acid)을 분해하는 효능이 있어 피로 해소와 두통과 요통 등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 

매실을 구입할 때 표면에 상처가 없고 멍이 들지 않은 깨끗한 것을 골라 최대한 빨리 찬물로 씻는 게 요령이다. 매실은 후숙(後熟)이 빠르고 호흡열이 높아 금세 물러진다. 씻은 매실은 물기를 없애야 한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곰팡이나 효모가 번식할 수 있다. 물기를 제거한 매실은 곧바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불가피하게 보관해야 할 경우에는 최대 2-3일까지만 냉장고에 둘 수 있다. 보관기간이 길어지면 매실이 저온(低溫)에서 상하여 맛이 떨어진다.

매실을 이용해 매실청(淸), 매실절임(장아찌), 매실잼(jam), 매실식초(食醋), 매실주스, 매실주(酒) 등을 만들어 먹는다. ‘매실청’이나 ‘매실주’를 담글 때는 금속 용기는 피해야 한다. 매실에는 유기산(有機酸)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금속에 닿을 경우 발효액(醱酵液)의 맛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리용기, 도자기, 옹기 등을 이용하여야 한다.

매실을 소금에 절일 때 차조기(紫蘇葉)를 넣으면 맛과 효능이 더욱 좋아진다. 차조기의 안토시안(anthocyan) 성분은 매실절임에 항산화 및 항암 효과를 더해주며, 정유 성분은 부패를 방지하고 향긋함을 불어넣는다. 일본에서는 ‘우메보시’라고 불리는 차조기 매실절임을 쌀밥 속에 넣어두면 여름철 도시락이 쉬는 것을 방지하는 천연방부제 역할을 한다. 매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몸에 좋은 식품이지만, 음식궁합에 맞는 식재료를 곁들이면 보약(補藥)이 된다. SW

pmy@sisa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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