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묻다㉑] 용혜인"분배 정의 다시 세우는 기본소득, 청년들 삶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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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묻다㉑] 용혜인"분배 정의 다시 세우는 기본소득, 청년들 삶 바꿀 수 있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6.2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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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사진=이용우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사진=이용우 기자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21대 국회에는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젊은 초선 의원들의 진입이 눈에 띈다. 이 중 현재 정치권의 화두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을 이전부터 주장해왔고 최근 '청년국회 4법'을 발의하며 청년에게 정치 참여 기회를 넓히려하고 있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기본소득, 그리고 청년정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21대 국회가 시작됐지만 아직 어수선한 부분이 많다. 국회에 들어온 느낌은?

많은 국민들이 '국회의원은 놀고 먹는 이들'이라고 불신하고 나도 밖에 있을 때는 그 생각을 했는데 들어와보니 놀고 먹을 수 있으면 얼마든지 놀고 먹을 수 있고 바쁘면 한도 끝도 없이 바쁠 수 있는 게 국회의원이었다.

오늘도 아침 7시반부터 정책 토론이 있었고 지난주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가 있어 질의를 하고 파악을 하는 중이다. 국회 첫 본회의는 너무 짧아서 실감이 안 났는데(웃음) 상임위 회의가 시작되니 이제야 국회의원의 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느낀다.

-기본소득당이 주장했던 '기본소득'이 이제 정치권의 화두가 됐다

그전에는 기본소득이 무엇인지를 처음부터 일일이 설명해줘야했고 '일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왜 돈을 줘야하냐'라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 이후 이제는 국민들이 기본소득이 무엇인지를 다 아시는 것 같다.

몇몇 의원들은 '기본소득을 모르면 뒤떨어질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질문을 많이 하시기도 한다. 빅데이터를 통해 돈을 버는 기업들이 세계 5위권 안에 들어오고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일자리가 없어지는 등 변화를 실감하기에 이제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 

정치권의 화두가 된 것은 정말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슈로 떠올랐을 뿐, 실체가 없었다. 말로, 이슈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왜 기본소득이 필요한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해야할 지, 도입은 언제 할 지, 도입 규모는 어느 정도 할 등에 대한 실제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여야의 책임있고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는?

분배의 정의를 다시 세우는 일이다. 예전에는 부가 생기면 임금과 자본으로 나누어졌는데 이제는 임금으로 부가되는 것이 적어졌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사회인데 일을 해야 먹고 사는 사회에서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회가 됐다. 특정한 기업이 이윤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자산을 모두에게 돌리는 새로운 분배 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경기도가 '청년기본소득'을 실행한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고 본다. 처음엔 '받아도 되나'라고 생각한 청년들도 나의 권리를 찾으면서 이 사회의 일원임을 느끼게 한 시도였다. 하지만 지자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 국가적인 논의로 이어져야할 것이다.

-기재위 업무보고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차 긴급재난지원금, 기본소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재난지원금, 기본소득은 국민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해야하는 사항인데 경제부처의 수장이 공개적으로 가치 판단을 내리고 '된다, 안된다'를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기본소득의 경우 이미 경기도의 예가 나왔고 많은 국민들이 긴급생활지원금이 도움이 됐다고 말하고 있다. 지원금을 사용해봤기에 그 효과를 누구보다 잘 아실 것이다.

기재부도 긴급생활지원금이 효과가 있다는 걸 인정했는데 효과를 인정해놓고 지원금을 반대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업무보고 질의를 하면서 2차 재난지원금, 기본소득 반대가 홍 부총리의 '신념의 영역'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기재부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보다 국민의 합의를 만들어내는 일을 해야한다.

용혜인 의원은 기본소득에 대해 "분배의 정의를 다시 세우는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이용우 기자
용혜인 의원은 기본소득에 대해 "분배의 정의를 다시 세우는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이용우 기자

-최근 '청년국회 4법'을 발의했다. 

선거권 연령과 피선거권 연령을 연동하고 낡은 내용의 선거법을 고쳐 청년들의 참여를 넓히자는 취지다.지난 20대 국회에서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만 18세로 선거 연령이 낮아졌는데 피선거권은 여전히 만 25세 이상이다. 피선거권도 만 18세 이상으로 낮추는 내용으로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려한다. 투표를 할 수 있으면서 선거를 나갈 수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만 18세면 경제활동이 가능한데 출마를 못한다는 건 근거가 없고 차별이라고 본다. '나이가 어리다', '경험이 없다'를 이야기하지만 그건 추측이지 근거라고 할 수 없다. 가치 판단을 할 수 없다. 

국회의원의 기탁금이 1500만원인데 아무리 잘 나가는 청년도 월 2~300만원을 받는 현실에서 1500만원은 큰 돈이다. 기탁금을 없애야하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시작의 의미로 청년(만18~34세)의 경우 100분의 30으로 낮추도록 했다. 청년 정치의 활성화를 기탁금을 낮추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의미다. 

선거법을 보니 동수의 득표율이 나올 경우 연장자가 당선된다. 놀라운 일 아닌가? 국민의 선택을 나이로 결정한다는 건 낡은 생각이다. 연장자가 아닌 추첨으로 결정해 평등을 보장하고 권한대행이나 직무대행을 연장자에게 맡기는 것도 개정하려한다.이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으로 이름을 알렸다. 세월호 참사가 정치를 하게 된 계기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

어느날 갑자기 300명이 넘는 사람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을까, 저 큰 배가 저렇게 쉽게 넘어가나, 이런 사고가 났는데도 사람을 구하지 못하나, 세월호 참사는 정말 '이상한 것' 투성이였다.

많은 이들이 슬퍼했고 추모를 표현하자는 생각으로 침묵행진을 진행한 건데 여러가지를 알아보니 헐값에 낡은 배를 들여오고 그 낡은 배에 300명이 넘는 사람들을 태워 돈을 벌려 한 것이다. 청해진해운이 접대비로 수천만원, 광고비로 1억여원을 썼다는 데 가장 중요한 안전교육은 1년에 56만원이었다. 안전보다 이윤을 낼 수 있는 것에 더 많은 돈을 쓴 것이다.

이런 식이면 사고가 또 안 난다는 보장이 없다.하지만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청해진해운이 운영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줄일 돈은 줄이고 투자할 곳에 투자하는 게 경영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렇다. 이런 생각이 세월호 참사를 만들고 연이은 참사들을 만든 것이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침묵행진을 하며 외쳤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시 참사가 벌어지면 또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해야한다. 결국은 돈 때문에 사람이 죽는 일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이런 참담한 일이 없다고 봤다.그리고 사회를 바꾸려면 정치가 필요하고 직접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용혜인 의원은 청년들이 '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정당이 늘어나야하고 정당이 청년들의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이용우 기자
용혜인 의원은 청년들이 '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정당이 늘어나야하고 정당이 청년들의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이용우 기자

-청년 정치가 활성화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청년 정치는 기성 정치와 다른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것이고 그렇기에 기성 정당보다는 원외정당에 청년 정치인들이 많다. 하지만 이 정당들은 현재 '3% 봉쇄조항'에 막혀 있다. 비례정당 투표에서 3% 이상을 득표하거나 니역구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해야하는데 3%면 100만표를 받아야하는데 군소정당으로서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목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본래 다양한 정당들의 원외 진출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현행 '3%제'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연동형 할아버지가 와도 취지를 절대 살리지 못한다. 이번 선거에서 원외정당을 선택한 표가 420만표인데 그 표가 모두 사표가 됐다. 그 3%의 벽이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기성 정치인들이 많이 반성해야한다. '청년들이 이기적으로 자기 주장이 강하다'고 하는 건 부당하다. 80년대에는 대학을 졸업하면 안정된 일자리가 있고 결혼하고 차사면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데 지금의 청년들은 대학에서 공부를 해도 직장을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을지, 1년 뒤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모르는 상황이라 사회 참여나 결혼 등이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다. 기존 정치는 바뀜의 가능성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기본소득당을 만들었을 때 청년들이 중심이 되기는 했지만 '청년정당이니 청년들 모이세요'식으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10대, 20대의 당원 가입이 엄청났다. 우리도 놀랐다. 당원의 약 80%가 10대, 20대다. 국회에서는 나이가 어리지만 당에서는 내 나이가 많은 편이다(웃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소득이 실행되면 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이 당원 가입으로 이어진 것 같다. 한 당원의 예를 들면 간호조무사인데 기본소득이 실현되면 몇 년간 돈을 모은 뒤 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마치고 간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 한다. 꿈이 없던 청년들에게 목표가 생긴 것이다.

청년들이 '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정당이 늘어나야한다. '청년들이 어떤 것을 해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가 아니라 '정당들이 어떤 것을 해서 청년들의 지지를 받아야한다'로 바뀌어야한다.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당연히 기본소득 실현이다. 다만 우리 당의 정책인 '기본소득 60만원'을 놓고 찬반을 묻는 정치는 하고 싶지 않다. 여야가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실천 모델을 책임있게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하는데 그 중요한 시점이 2022년 대선이라고 본다. 5년의 국정 운영을 결정하는 만큼 뜨거운 논의가 있어야한다.

-앞으로 어떤 국회의원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한 명의 국회의원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데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도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원이 되고 싶다. 지금까지는 '젊은 정치인', '90년대생' 이런 식으로 관심을 주셨는데 이를 넘어 '대한민국이 잃어버렸던 전망'을 제시하는 정치인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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