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검찰청 앞 ‘윤석열 수호자’들이 지키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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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검찰청 앞 ‘윤석열 수호자’들이 지키려는 것은?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6.2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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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빨간 텐트와 화환’ 의열운동본부 ‘청색 텐트와 조형물’
삼성 피해자들 기자회견에 “문재인 보고 하라고 해라” “어쩌라구?” 비야냥
보수단체가 설치한 '윤석열 수호' 천막. 사진=임동현 기자
보수단체가 설치한 '윤석열 수호' 천막. 사진=임동현 기자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왜 처벌하지 않습니까? 같은 민주당이라서 그런 겁니까?”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대검찰청 정문 옆에서 마이크를 든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펴졌다. 정문 바로 옆에는 빨간색의 천막과 함께 여러 개의 화환이 한 줄로 놓여져있고 그 옆에는 청색 천막이 쳐져 있었다. 그리고 이 말은 빨간색 천막에 있는 시위자의 목소리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검언 유착’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한동훈 검사장을 전보 조치하고 직접 감찰하기로 결정한 다음날, “장관 지휘를 겸허히 받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일을 꼬이게 했다”며 윤석열 총장을 작정하고 비판한 다음날인 26일 오전의 대검찰청 앞은 ‘윤석열 수호’와 ‘윤석열 사퇴’, ‘문재인을 처벌하라’ 등 각종 내용의 현수막과 천막들로 뒤덮였다.

빨간색 천막과 화환들 옆에 적폐청산의열행동본부가 설치한 '윤석열 사퇴' 청색 천막이 있다. 사진=임동현 기자
빨간색 천막과 화환들 옆에 적폐청산의열행동본부가 설치한 '윤석열 사퇴' 청색 천막이 있다. 사진=임동현 기자

빨간색의 천막은 자유연대, 애국순찰팀 등 보수단체들이 ‘윤석열 검찰총장 수호’를 위해 설치한 것이다. 이 천막에는 ‘윤석열 검찰은 국민이 지킨다’, ‘검찰은 범죄와의 전쟁중’이라는 문구가 씌여있었다. 애국순찰팀은 맞은편에 있는 서울중앙지검 앞에도 천막을 치고 윤석열 총장을 지지하는 현수막과 문구들을 걸어놓고 있다.

이들은 수시로 마이크를 통해 “문재인도 국민이다. 혐의가 있으면 처벌받아야한다”, “이재명 지사는 민주당이라서 처벌하지 않는 것이냐?” 등을 외쳤고 1968년 국민교육헌장을 낭독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육성을 반복해서 틀기도 했다.

“윤석열 총장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려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문재인 정부가 추미애 장관을 앞세워서 막고 있어요. 윤 총장을 반대한다는 이들이 여기에 천막을 친다고 하기에 바로 옆에 설치를 했습니다. 3주정도 됐죠? 저 사람들이 나가야 우리가 나갑니다. 윤 총장을 지켜야지요”.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의 말이다.

바로 옆에 있는 청색 천막은 적폐청산의열행동본부 등이 설치한 것이다. 천막에는 ‘쿠데타 검찰총장 윤석열 사퇴’라는 문구가 씌여져 있었고 그 옆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죄수복을 입고 수갑을 찬 조형물이 설치됐다. 김상진 사무총장이 조형물을 가리키며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저 사람들이 참 나쁜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한 나라의 검찰총장을 저렇게 만들 수 있어요?”

애국순찰팀이 서울중앙지검 앞에 게시한 윤석열 총장 지지글. 사진=임동현 기자
애국순찰팀이 서울중앙지검 앞에 게시한 윤석열 총장 지지글. 사진=임동현 기자
적폐청산의열행동본부가 설치한 윤석열 검찰총장 조형물. 사진=임동현 기자
적폐청산의열행동본부가 설치한 윤석열 검찰총장 조형물. 사진=임동현 기자

오전 10시경, 빨간색 천막 아래에서 큰소리가 들렸다. 보수단체 회원과 한 여성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여성은 바로 16년간 삼성과 맞선 과천 철거민이었고 ‘삼성피해자공동투쟁위원회’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 등을 논의하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는 날이었기에 이들은 심의위원회의 폐지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을 요구하는 회견을 하기로 한 것인데 이를 보수단체가 막으려한 것이다. 결국 대검찰청 관계자가 중재에 들어가며 싸움은 일단락됐다.

“이분들이 계속 방해를 하고 계세요. 집회를 하려고 하면 '우리가 하고 있다'며 막으려하고 집회를 하면 계속 마이크에다 대고 '문재인 보고 하라고 해라'는 식으로 야유를 하세요. 우리는 윤석열 총장을 반대한 적이 없고 오히려 윤석열 총장에게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하는 것인데 저렇게까지 방해를 할 이유가 없잖아요. 참 힘듭니다”.

10시 30분, 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시작하려하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육성이 더 커지기 시작했다. 이어 참석자의 발언이 시작되자 빨간색 천막에 있던 보수단체 회원이 맞불을 놓았다. 두 사람의 말이 섞였다.

“수사심의위원회는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만들었고 문 대통령도 잘했다고 칭찬한 겁니다. 윤석열 총장에게 왜 그러는 겁니까?” “수사심의위원회는 이재용의 구속을 막기 위해 만든 겁니다. 폐지해야합니다”. 이 말들이 섞였다. 위원회가 삼성의 문제를 지적할 때마다 보수단체는 말을 가로막으며 ‘문재인 보고 하라고 해라’를 반복했다.

삼성피해자공동투쟁위원회가 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임동현 기자
삼성피해자공동투쟁위원회가 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임동현 기자

‘이재용을 구속해야한다’는 참석자의 발언이 나오자 보수단체 쪽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이재용 회장을 구속시키지 않은 건 판사인데 법원에 뭐라고 하고 판사한데 뭐라고 해야지, 왜 윤석열 총장한테 뭐라고 하냐고? 나 참 이해가 안가네”. 삼성생명으로부터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암 환자가 힘겹게 발언을 하는 와중에도 이들은 “어쩌라고?”, “문재인한테 해달라 그래”라며 계속 비아냥거렸다.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육성은 계속 반복됐다.

삼성의 피해자들은 ‘윤석열 퇴진’을 말하지 않았고, ‘추미애지지’를 말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문 대통령이 삼성을 비호하는 것 같다”는 비판적인 발언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을 수호하겠다’는 보수단체는 이들의 말을 가로막고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이들이 생각하는 ‘윤석열 수호’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검찰총장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은 좋지만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듯한 ‘수호자’들의 모습은 도리어 그들이 수호하겠다는 검찰총장의 이미지를 더 좋지 않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그들이 정년 지키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답답함이 느껴지는 여름날의 모습이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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