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칼럼] 1인 가구 시대,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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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칼럼] 1인 가구 시대, 이대로 괜찮을까
  • 오세라비 작가
  • 승인 2020.06.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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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지용 기자
사진=현지용 기자

[시사주간=오세라비 작가] 작금은 홀로 사는 시대다. 날로 급증하는 1인 가구 비율이 지난해에만 전체 가구의 29.8%에 달했다. 올해 1인 가구 수만 600만 명을 넘어섰다. 향후 1인 가구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1인 가구의 삶은 어떨까. 홀로 살다 홀로 죽는 사회로 가는 것일까.

1인 가구 증가는 대세다. 원인을 꼽자면 우선 결혼을 하지 않는데서 찾을 수 있다. 국내 혼인건수는 2018년 25만7000건, 2019년 23만9000건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 이혼율은 연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런 원인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미혼인 상태로 부모와 함께 거주하기보다 홀로 독립해서 사는 편을 택한다. 주변을 보면 자녀가 부모의 집과 가까운 거리에 집을 구해 홀로 사는 이들이 눈에 띈다. 직장이 멀어 어쩔 수 없이 거리가 먼 곳에 살지 않는 한, 부모의 집 주변에서 1인 가구로 사는 이들이 많다.

그런가하면 황혼이혼을 택하면서 노년에 1인 가구의 삶을 사는 경우도 있다. 배우자와 사별 혹은 이혼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1인 가구가 되는 장년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늘어나는 1인 가구의 삶이 갖는 형태는 어떨까. 물론 경제적으로 부유하다면 1인 가구로 살아도 훨씬 여유가 있는 삶일 것이다. 일명 ‘욜로족(YOLO)’으로 살며 아낌없이 나만의 만족과 행복을 위해 사는 쪽을 택하는 이들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욜로란 'YOU ONLY LIVE ONE'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그런데 1인 가구 중 욜로를 추구하며 만족도 높은 삶을 영위하는 이들은 얼마나 될지 의문이 든다.

평생 욜로족으로 살아도 지장이 없을 정도로 경제적인 안정이 돼있다면 모를까, 임시직 또는 일용직으로 사는 1인 가구는 얘기가 달라진다. 불안정한 직업과 소득으로 인해 빈곤층으로 전락한다면 1인 가구의 삶은 위기에 처한다. 여기에 개인주의 사회로 멀어져가는 가족 관계, 독신 풍조는 1인 가구로 살더라도 사회로부터 단절돼 고독한 삶을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이미 10년 전 1인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 중 30%를 넘어섰다고 한다. 한국은 인구 구조의 변화 속도가 너무나 빠르게 전개되는 면이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현상을 미리 겪은 일본 사회는 어땠을까.

필자가 매우 흥미롭게 읽은 책이 일본 NHK 방송국 특별 취재팀에서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발간한 『무연사회』다. ‘혼자 살다 혼자 죽는 사회’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일본 사회에 크나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9년 1월부터 취재해 그 다음해 1월 31일 일본 전역에 방송됐다. 무연사회란 ‘인연이 느슨한 사회, 타인에게 흥미를 갖지 않는 사회’를 뜻하는 신조어다.

책은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남과 동시에 수명연장으로 오래 살아 결국 연고 없는 죽음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일본 사회에 던진 반향은 대단히 컸다. 노령자는 물론, 30대 40대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런 사회적 현상의 배경에는 무연사회라는 생활방식이 널리 퍼져있음을 파헤치고 있다.

책에 따르면 1인 가구로 살면서 평생 미혼과 독신은 고독사, 즉 '무연사'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고독사는 사회안전망 너머의 이른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혼자 고독하게 살고, 이를 타인과 국가조차 알 수 없는 것이다.

책은 ‘직장(直葬)’, 즉 장례식 없이 자택이나 병원에서 곧바로 화장장으로 옮겨 화장하는 장례 방식도 깊이 있게 다룬다. 직장은 이제 일본에서 흔한 장례 형태가 됐다. 1인 가구로 오래 살아 가족들도 고령화돼 고인의 시신처리가 어려워지다 보니, 직장 또한 늘어난 것이다.

가족 대신 사후 정리를 해주는 비영리 시민단체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살아생전 '직장 계약'을 유언으로 남기는 등 직장은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개인화 심화는 가족 간의 유대가 끊기고, 사람 사이의 관계가 없는 방식이 늘어나는 일본의 무연사회 현상은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사회에서 1인 가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혼자 살기 편한 요건이 잘 갖추어져 있는 시대다. 가족이 중심인 집단생활에서 개인주의로 벗어나는 현대인의 삶의 방식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1인 가구로 살아감에 있어 긍정적인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 과거 인류의 집단생활 기본 단위는 가족이었으나, 가족 중심의 생활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오늘날 생활 인프라는 혼자 살기 수월한 수준까지 잘 갖추고 있다. 디지털 신기술의 혁명은 혼자 살아도 고독을 대체할 수 있는 요건까지 갖춰가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소비시장과 다양한 문화 서비스, 마케팅 방식에 일대 변화를 가져온다. 벌써 1인 가구 트렌드에 맞게 산업 시장은 이미 발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게 정확한 진단일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에 있어 가장 큰 난관은 노년기에 있다. 노년 시기 피할 수 없는 지병과 그에 따른 의료비, 돌봄 서비스에 붙는 비용은 어마어마한 지출을 필요로 한다. 의학의 발달은 수명연장으로 이어지지만, 결국 혼자 살다 고독사로 생을 마친다면 그 또한 슬픈 일이다. 1인 가구로 산다는 것이 결코 쉽고 가벼운 일은 아니다. SW

murphy8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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