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재검토위원회'의 위기, '반쪽 공론화'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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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재검토위원회'의 위기, '반쪽 공론화' 비판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0.06.2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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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화 위원장 사퇴 "산자부, 출발부터 판 잘못 짰다"
시민단체, 지역 주민 등 이해 당사자 없이 '중립적 인사'로 구성
산업부 "위원회 활동 강행, 시민단체 참여 거부해놓고 이제 와 문제제기"
지난해 5월 열린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출범식.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지난해 5월 열린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출범식.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의 본격 추진을 위해 지난해 출범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이하 ‘재검토위원회’)가 위기를 맞았다.

정정화 위원장은 지난 26일 사용후핵연료 중장기 정책 수립과 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증설을 위해 진행된 공론화 과정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것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반쪽 공론화’, ‘재검토를 재검토하라’는 등의 말로 산업부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재검토위원회는 지난해 5월 출범하면서 “국민과 원전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사용 후 핵연료 처리방향과 절차 등 관리정책에 대한 폭넓은 의견수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퇴한 정정화 전 위원장은 위원회가 탈핵 시민단체, 지역 주민 등 이해 당사자들을 제외하고 중립적인 인사로 위원회를 만들어 출발부터 ‘판을 잘못 짰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산업부는 출범 당시 “국민과 지역주민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을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인문사회, 법률 및 과학, 소통 및 갈등관리, 조사통계 등 각 분야별 중립적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되었다”고 전했고 이후 4명이 탈퇴하면서 현재는 11명의 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주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의견수렴을 위한 시민참여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경주 지역실행기구가 재검토위에서 제공한 설문 문항을 모두 바꾸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실행기구가 맥스터 증설을 원하는 사람으로 구성되지 않는 한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자신이 사퇴를 결정한 것이 바로 이 일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이해당사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참여해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채널이어야하는데 산업부는 소통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산자부가 새로운 위원장을 임명해 다시 위원회를 가동한다면 이후의 물리적 충돌 등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산업부가 져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26일 “그간의 노력들을 시민사회계의 불참을 이유로 ‘불공정’, ‘반쪽 공론화’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합의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위원회 의견수렴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해관계자가 참여했던 재검토준비단에서는 위원회 구성방식에 대해 정부에 위임한 바 있으며, 정부는 절차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사례를 참조해 중립인사로 구성했으며 위원회의 기능 및 활동기한은 산업부 장관 소관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재검토위원회 논의체계는 항상 열려있는 바, 중장기 및 지역주민 의견수렴 절차에 탈핵 시민사회계가 적극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현재 경주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공론화에 대해 정부는 공론화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최근에 진행된 재검토위원회 회의에서 9명의 참석자 중 3명이 현재의 공론화 절차를 중단해야한다는 의견을 냈고 정 위원장도 재공론화를 주장하면서 “원전정책 주관부처인 산업부가 아니라, 대통령 직속 또는 국무총리 산하기구가 추진해야 중립성과 공정성 담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지금의 공론화는 주민들, 시민사회 등 이해관계자가 배제된 채 반쪽짜리 명분으로만 존재한다.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지 않고 국민들이 진행 과정을 모르는 데 어떻게 '전 국민 공론화'라고 부르는가”라고 비판했고 산업부는 “시민단체에 지속적으로 토론회 참여를 요청했지만 참여 자체를 거부해놓고 이제와서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는 “핵폐기물의 관리와 처분에 대한 정책 수립 문제를 공론화해 국민 의사를 물어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재검토위의 목적이지만 그것은 허울에 불과했고 실제로는 산업부의 관심사인 월성핵발전소 추가 핵폐기물 추가저장고를 건설하는 데 소모품으로 이용됐다. 본래 그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기에 위원들은 능력도 책임감도 있을 필요가 없었다”면서 “산업부 핵마피아의 허수아비 조직인 재검토위원회를 당장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공론화 문제와 갑작스런 재검토위 위원장의 사퇴로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월성원전 맥스터는 2022년 3월 가득찰 것으로 예상되어 시설을 늘리지 않으면 폐기물을 보관할 것이 없어져 원전을 멈춰야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산자부는 “재검토위는 위원회 운영 규정에 따라 오는 7월 1일 경 임시회의를 개최해 위원장을 선출하고 위원회 운영 및 의견수렴 과정 등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혀 위원회 운영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당사자의 참여 없는 논의’라는 비판과 더불어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만 논의할 뿐, 장기적 대책 마련은 없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 ‘위원회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어 잡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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