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급차 막아서도 탈 없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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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급차 막아서도 탈 없는 법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7.0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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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사진=유튜브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지난달 8일 서울 강동구에서 응급 이송 중이던 구급차를 30대 초반의 택시기사가 막아선 사건이 시민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생사를 다투는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 기사에게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는 택시기사의 한마디는 후안무치를 넘어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에 대한 사회적 인식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 뿐만 아니다. 응급환자 이송 헬기에 대해서도 소음공해를 이유로 다발성 민원을 넣는 일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비단 문제의 원인을 극단적 이기주의, 교육의 부재, 사회적 합의의 부족으로 돌려야할까. 아니면 다른 구조적 문제점이 있는 것일까.

코로나19 사태로 세계는 자국의 의료 인프라 수준을 확인했다. 한국과 달리 유럽은 코로나 사태로 극심한 상황이다. 반면 응급환자 이송에 대해선 확연한 온도차가 나온다. 미국, 독일, 일본, 헝가리 등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에선 유형을 막론하고 구급차가 등장하면 길을 비키고 정지하는 등 긴급차량의 이동을 보장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의 경우 대부분의 주에서 일반차량에 대해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 의무조항을 두고 있다. 이를 어길시 심하면 200만원에 가까운 과태료부터 면허 자격정지까지 엄격한 처벌을 두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자국 전역에 ‘Move Over law’ 법을 도입시켰다. 1994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구급대원이던 제임스 가르시아는 사고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하던 중 차에 치여 다치는 사고를 입었다. 그러나 사고 책임을 당시 규정상 운전자가 아닌 구급대원에게 부과하는 문제가 생겼다. 사회에 경각심을 준 사건으로 미국은 긴급차량에 대한 한층 강화된 법을 도입했다.

한국은 어떤가. 구급차를 막아서는 택시기사에 대해 수사기관은 업무방해 입건 외 형사법 위반으로 수사 중이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29조가 긴급자동차에 대한 타 운전자들의 우선통행 양보를 명시하고 있고,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에도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환자 이송 방해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반면 이를 어긴 자에 대한 처벌 수위는 각각 2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다. 이 마저도 이번 사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적용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도로 위에서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행위는 단순 난폭운전만 해당하지 않는다. 구급차를 막아서는 차 한 대, 운전자 한 명에 의해 사람의 목숨이 저울질되는 것도 마찬가지의 행위다. 이를 바로 잡을 법이 절실해 보인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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