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북한] 조선중앙TV 날씨...‘해비침률’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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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북한] 조선중앙TV 날씨...‘해비침률’도 있네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0.07.0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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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예보 7분13초-남한 1분 안팎괴 비교땐 파격적
기온 높고 낮은 곳·평양기온·바다날씨 이틀 치 예보
네티즌들 “북한스럽지 않다” “차분하다” 등 칭찬일색
조선중앙TV 아나운서가 날씨 방송을 하고 있다. 아나운서의 이름은 표기하지 않는다. 사진=조선중앙TV
조선중앙TV 아나운서가 날씨 방송을 하고 있다. 아나운서의 이름은 표기하지 않는다. 사진=조선중앙TV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조선중앙TV ‘날씨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8시 뉴스 날씨코너에서는 713초나 방송을 내보냈다. 남한 날씨방송이 30~40초에서 길게는 1분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무척 길다. 물론 핸드폰이나 인터넷으로 언제든 날씨를 검색할 수 있는 우리와 차이가 나는 건 사실이다.

이번 날씨 개편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수도 평양만 따로 떼어 내 최고기온을 표시했다. 또 평년과 비교하는 강수량이나 해비침률이 표시되고, 날씨에 따른 건강 주의사항도 안내한다.

북한이 날씨방송을 7분 넘게 내보내는 것은 열악한 주거환경과 SOC(사회간접자본) 미비로 인한 자연재해 발생률이 높기 때문이다. 자연재해 피해가 연간 7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어 그만큼 날씨예보가 중요하다. 한편으로는 내보낼 만한 방송이 없어 이걸로 대신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조선중앙TV 날씨 첫 화면. 사진=조선중앙TV
조선중앙TV 날씨 첫 화면. 평양이 붉은점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아나운서가 0시에서 17시까지 오늘의 날씨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수도인 평양만 따로 최고기온을 안내한다. 사진=조선중앙TV
특이하게 오늘 밤 날씨를 안내한다. 사진=조선중앙TV

먼저 북한 날씨 화면은 구름 속에 한반도 지도가 나오고 평양을 붉은 점(예전에는 붉은 별)으로 표시하면서 날씨자막이 나온 뒤 아나운서가 등장한다. “날씨를 알려드리겠습니다멘트와 함께 오늘 날씨로 0시에서 17시까지 곳곳을 소개한다.

다음으로 평양의 최고기온을 평년기온과 비교하고 오늘 밤 날씨에 이어 래일의 날씨와 함께 건강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지역별 날씨는 평양시와 백두산 밀영이 먼저 나오고 혜산, 강계, 청진, 함흥, 원산, 신의주, 평성, 사리원, 해주, 개성 등 12곳을 한 화면에 보여준다.

또 지도에서 기온이 가장 낮은 곳과 높은 곳을 알려주고, 바다날씨로 조선동해, 조선서해로 구분해 래일, 모레까지 이틀 치를 예보한다. 이는 통신상태가 좋지 못한 어선 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지난주 날씨특징과 다음주 예견되는 날씨에서 지난주 강수량(), 해비침률(%)을 평년과 비교하고, 다음주 예견되는 날씨로 6일치를 날짜별로 기상도와 일평균기온을 알려준 뒤 지방별 6일치 날씨를 예보한다. 이 때는 평양부터 개성까지 11곳을 소개하고 백두산 밀영은 제외 시켰다.

유튜브에서 북한날씨를 본 네티즌들은 참 차분하네요” “가장 북한답지 않은 게 날씨네요” “왠지 침착해 좋은 느낀” “이건 소리지르는 게 없네요” “평양날씨만 더 자세히 전해주네요” “날씨에 건강정보도 있어요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날씨에 따른 건강 주의사항도 알려준다. 사진=조선중앙TV
평양, 백두산 밀영 등 지역 12곳의 날씨를 알려준다. 사진=조선중앙TV
내일 기온이 가장 낮은 지역과 가장 높은 지역을 보여준다. 사진=조선중앙TV
바다날씨는 조선동해와 조선서해로 나눠 이틀 치를 안내한다. 사진=조선중앙TV
지난주 날씨특징 코너에서 '해비침률'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다음주 예견되는 날씨 예보. 사진=조선중앙TV
다음주 예견되는 날씨 예보. 사진=조선중앙TV
지역별 주간날씨로 6일치를 보여준다. 사진=조선중앙TV
지역별 주간날씨로 6일치를 보여준다. 사진=조선중앙TV

조선중앙TV 날씨는

북한 조선중앙TV는 오후 5시와 8시 두 차례 뉴스를 내보낸다.

김정일 정권 때는 아나운서가 앉아서 단조롭게 진행했지만 김정은 정권 들어 확 바뀌었다. 눈에 띄는 변화는 2019427일부터 마치 남쪽 뉴스의 일기예보를 연상케 하듯 일어서서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대형 스크린 화면 앞에서 날씨 관련 그래픽에 손짓을 써가며 친절히 설명하는가 하면 중간 중간 전달 속도를 늦추거나 강조하는 방식 등으로 '보고 듣는 재미'를 더했다.

예전에 대북 확성기 방송 당시 날씨 예보가 포함됐는데 북한군인들이 상당히 애청했다는 후문이다. 이유는 북한 날씨 예보보다 남한 확성기에서 나오는 날씨예보가 더 잘 맞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민군 여러분 오후에 비가 온데요. 빨래 걷으세요하면 실제로 빨래를 걷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남한 방송에 귀를 기울여 그만큼 신뢰도가 높았다고 한다.

북한 어선들도 며칠씩 바다에 머무를 때 라디오를 가지고 나가 남한 방송을 많이 듣는다는 소리도 들린다. 인명사고가 많이 나 간부들이 몰래 구입해 하나씩 지급한다는 소문도 있다.

남북한은 기상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같은 대기 영향권에 속해있지만 기상정보가 기밀에 속한다는 게 북한의 변명이다.

남북한이 기상 데이터와 기상 기술을 서로 교환한다면 남북한은 날씨 예보의 정확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기상재해의 피해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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